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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심에 점령당한 궁동산
정정호 발행인
2006-04-14 11:01
산림 훼손 실태 전수조사 통해 파악해야
혐의자 강력 대응, 대책 마련을

서대문구 관내의 안산과 백련산은 그간 주민들의 관심과 행정기관의 지원속에 친환경적 휴식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연희동을 가로지르고 있는 궁동산은 아직도 관리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부분이 많아 안타까움을 준다.

일부 주민들이 궁동산을 유실수의 경작지나 자신의 정원처럼 활용하면서 애써 가꿔놓은 산림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등산로 주변까지 폐기물을 쌓아 놓고 있지만 행정의 손길이 미치지 않아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실정이다.

심지어는 수년간 가꿔 온 나무들을 임의대로 베어내고, 김칫독을 묻기 위해 구멍을 파놓는 등 사유지처럼 훼손하는 몰상식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화가난 주민들이 수차례에 걸쳐 구에 시정을 요구했지만 대책이 강구되지 않으면서 눈에 띄는 곳만 관리하는 전시행정을 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궁동산은 차량의 접근이 쉽고, 민가가 인접한 지역에서 훼손사례가 심각해 관심만 갖는다면 얼마든지 사례의 적발과 복구가 가능해 보이지만, 구청측은 넓은 녹지면적과 일손 부족만을 핑계삼고 있어 제대로 관리할 의지나 있는지 의심스럽다.

본지의 취재에 따르면 궁동산의 훼손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오랜 기간에 걸쳐 가건물을 짓거나 유실수를 가꿔왔으며, 최소 7년이상 자란 나무와 최근 식수한 듯 한 나무들은 작년말부터 금년초에 베어진 것이 확실해 보였다.

그러나 구청측은 이러한 사실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으며, 당연히 필요한 행정조치는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관리의 허술함은 궁동산 등산로와 새로 식목한 지역에서도 나타났다. 오래전 버려진 듯한 폐건자재가 방치돼 있고, 식목한 나무들은 제대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칡넝쿨 등 덩쿨식물에 의해 상당수가 고사되고 있었다.

보다못한 주민들 일부가 등산로 옆만 부분적으로 관리해 주고 있을뿐 등산로를 몇 발자욱만 벗어나도 넝쿨식물들이 얽혀있어 접근조차 어려운 실정이었다. 뿐만아니라 산 중턱의 산밭은 몇년전까지 들깨를 경작한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지만 이를 대체할 나무가 전혀 식수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었다.

최근까지 안산과 백련산의 배드민턴 가림막을 철거하고, 너무 인위적이라고 할 정도로 조경공사에 치중했던 사례에 견줘볼 때 궁동산은 산으로나 휴식공간으로 대접을 받지 못해온 것이다. 또, 이러한 궁동산의 사례는 안산과 백련산의 경우도 행정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는 산림을 훼손하는 사례가 발생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게 한다.

산불을 감시하고 나무를 심는 것만큼이나 사람에 의한 산림의 훼손을 막는 것 역시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이번 기회에 사람의 산림 훼손실태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훼손혐의자에 대한 대책을 강구할 것을 촉구한다. 산림을 훼손하는 사람들에 대한 적절한 처벌이 이루어지질 때 안산과 궁동산 등 우리의 녹지가 생태와 환경, 사람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가꾸어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