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탐방
홍제3동 꽃꽂이 교실
고은희 기자
2006-06-20 12:03
내면의 아름다움 수반 위에 수놓아
장소에 따라 꽃꽂이 분위기 천차만별
홍제3동 꽃꽂이 교실 수강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장현자 강사

연회나 결혼식에 꽃이 없다면 어떨까? 삭막한 회의자리에서 꽃은 어떤 역할을 해낼까? 행사를 한층 아름답게 만들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꽃은 어느새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부족국가 시절부터 상징의 의미를 지닌 꽃으로 집을 장식하거나 머리에 꽂는 등 꽃꽂이 문화가 존재했지만 한국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여년 전부터다. 1985년 전국적인 꽃꽂이회가 생긴 이래, 지난해 처음 국가에서 진행하는 꽃꽂이기능자격시험이 실시됐다.

꽃의 특성을 살려 가장 아름다운 예술품을 만들어 내는 홍제3동 꽃꽂이 교실의 수강생들은 꽃 한 송이, 나뭇가지 하나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어떤 형태로 디자인해야 가장 아름다운 자태를 표현해 낼 수 있을까」 연구하고 또 연구하는 것이 15명 수강생들의 가장 큰 고민이자 행복이다.

꽃꽂이 교실은 선물용 꽃다발 만들기부터 시작해 바구니, 식탁화(식탁을 꾸미는 꽃꽂이) 등을 배운다. 기본적인 실력이 갖춰지면 자신이 직접 플라워디자인까지 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른다. 고급과정에 이르기 위해서는 7~8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지만 주민자치센터에서 진행되는 수업은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배울 수 없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꽃꽂이를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수강생들도 자격증을 따기 위해, 그냥 취미로, 또 가게를 오픈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려는 학생들로 나뉜다. 장현자 강사는 각 분류에 따라 때론 엄하게, 때론 부드럽게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꽃꽂이의 가장 큰 특징은 정서적으로 성숙해질 수 있다는 것. 마음속 이미지를 꽃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내면적 아름다움이 길러진다. 또 연령제한이 없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서도 자신만의 취미를 가질 수 있어 나이 많은 어르신들에게도 적당하다.

장현자 강사는 『꽃꽂이는 생각보다 어려운 작업』이라고 소개한다. 각 장소와 시간에 맞춰 장식하는 꽃과 모양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 결혼식과 회의가 다르듯 이들을 보조해주는 꽃꽂이에 있어서도 천차만별이라는 것이 장강사의 설명.

『세상의 모든 유행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뀌듯, 꽃꽂이도 흐름이 매번 바뀌고 있다. 배움에 끝이 없지만 그 자체로 즐겁다』고 전한다. 그도 장현꽃예술중앙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베테랑이지만 아직도 배우고 있는 학생인 것.

꽃을 가꾸고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꾸는 홍제3동 꽃꽂이 교실 수강생들.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말하는 장현자 강사의 가르침대로 앞으로도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Interview/ 장현자 강사
실생활 필요한 꽃꽂이 위주로 지도
구청 전시회 통해 갈고 닦은 실력 발휘


인왕초등학교 정문앞 장현자 강사의 꽃꽂이 사무실. 작지만 그녀의 경륜이 뭍어난다. 세계화예작가 페스티벌 참가를 비롯해 여주세계비엔날레 작품협찬, 안면도 국제꽃박람회 꽃예술작품 특별전시회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장강사는 장현꽃예술중앙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후배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편집자주>

□ 배우는 과정을 소개해달라.
■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꽃다발이나 꽃바구니, 식탁화 등 초급단계만 해도 3년의 시간이 필요하고 디자인을 생각해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고급단계에 이르기까지 7~8년 정도를 배워야 한다. 이 단계에 오르면 초급의 수강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사범이 될 수 있다. 주민자치센터에서는 이렇게 많은 시간을 들여 가르칠 수 없기 때문에 실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꽃꽂이 위주로 가르친다.

□ 꽃꽂이를 배우고 난 후 달라진 점은?
■ 자연을 적당히 보고 넘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엇이든 아름답게 표현하고자 고민하고 모든 사물을 예쁘게 보는 마음이 생겼다. 또 수강생들 스스로 자신감이 생겼고, 자신들의 작품을 보면서 보람도 느끼고 만족도 느끼면서 자기 자신을 사랑하게 된 것 같다.

□ 수업을 진행하면서 어려운 점은?
■ 꽃꽂이 교실은 수강생들이 써야 할 꽃들을 당일 준비해야 한다. 운반과정이 만만치 않다. 수강생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다. 또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수강생들을 돌봐야 하는 것이 힘든 점이다. 다들 꽃꽂이를 하는 이유가 다르기 때문에 가르침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 그래서 많은 수강생들에게 꽃꽂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지만 15명 정도로 제한하고 있다.

□ 보람을 느낄 때는?
■ 지난해 5월 서대문구청 로비에서 꽃꽂이 전시회를 한 적이 있다. 홍제3동 주민자치센터가 주최했고, 총 35명의 수강생들의 작품을 총 지휘하는 역할을 맡았다. 구청에 들른 많은 사람들이 보고 즐거워했고, 수강생들 스스로도 자신의 작품이 전시되는 것을 보고 무척 만족스러워 했다. 강사로서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