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마의 위험이 도사리는 지역에서 구민들의 건강을 책임질 체육공원으로 탈바꿈을 하게 될 봉원동 체육공원(가칭) 공사가 철거단계부터 잡음이 일고 있다. 공사가 진행중인 현장의 인근주민들이 소음과 진동, 먼지 등으로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까지 발생한 것. 주민들을 만나 피해상황을 알아봤다. <편집자주>
소음, 먼지로 인근 주민 입원
장기간 치료 필요 진단 나와
봉원동 51-6번지 일대는 지난 수십년간 홍수 및 집중호우 시 수마가 덮치는 등 상습위험지역이었다. 한 때 홍수로 인해 건물 축대가 무너지는 등 늘 불안을 안고 살아야 했던 김대봉(대신동) 의원은 구에 위험지역에 살고 있는 구민들에게 보상하고, 건물을 철거할 것을 요구했고, 지난해 보상이 완료된 후 구민들의 휴식공간(체육공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현재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철거된 건물과 지붕이 연결돼 있는 건물에 살고 있던 A씨는 자신이 세를 들어 살고 있는 건물이 봉원사 소유의 땅에 위치하고 있다는 이유로 보상 및 철거를 하지 못하고 그대로 남게 됐다. 문제는 지붕이 붙어있던 한쪽 건물을 철거하면서 내벽으로 사용했던 벽이 그대로 외부에 노출된 것. 이로 인해 A씨 비롯한 인근 주민들은 겨우내 비싼 난방비를 지불해야 했다. 또 내벽이 그대로 노출되는 철거작업을 감행하면서 건물 기초에 10여 군데의 균열이 발생하기도 했다.
건물 철거를 위해 붙어있는 지붕을 뜯어내는 작업을 할 때도 망치와 톱 등을 사용, 그에 따른 진동으로 인해 지붕 내에 남아있던 먼지와 쥐 분비물, 흙 등이 그대로 A씨의 집안으로 쏟아지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본격적인 철거가 시작되면서 A씨의 고통은 더해갔다. 바로 옆에서 공사를 진행했지만 소음방지시설도 없이 분진막 하나로 발생하는 먼지와 소음 등을 감수해야했다. 결국 A씨는 소음 스트레스로 인한 공황발작증세로 인근 병원에 입원, 한달간 약물치료와 정신치료 등을 받았으며 이후로도 장기간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또 A씨의 자녀도 비갑개가 비대해지고 급성상악동염까지 겹쳐 치료를 받았다. A씨는 『처음 철거할 때 개인이 나서봤자 소용이 없다고 생각해 피해를 입고 있어도 참았다. 하지만 집밖으로 나갈 수조차 없을 정도로 피해가 심각해지자 더 이상 가만히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명남건축 균열부위 공사, 피해자 보상은 없어
피해자, 국가대상 심의위에 제소 계획
A씨가 살고 있는 건물의 건물주는 세입자들의 피해사실을 듣고 구에 보상을 요구했다. 건물주는 △건물에 생긴 균열 원상복구 △내벽이었던 곳이 외벽이 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없애기 위한 방한ㆍ방수 공사 및 미장ㆍ방범창 공사 △증가된 난방비 보상 △공사소음으로 인한 거주자의 정신적 피해 등에 대한 충분한 보상 등을 요구했다. 철거공사를 담당한 명남건축에서는 외벽균열보수공사, 외벽미장(페인트, 방범창 설치), 외벽 방한ㆍ방수 처리, 지압(방벽) 내부균열 보수 및 압축 도배지 처리 등 공사를 실시하고, 증가된 난방비 29만원을 주민들에게 보상했다.
하지만 A씨의 정신적인 피해에 대해서는 전혀 보상이 없는 상태. A씨는 『명남건축에서 실시한 공사는 모두 (본인이)입원했던 당시에 이뤄진 것으로, 입원하기 전까지는 가만히 있다가 내가 입원하자 문제가 생길까봐 급하게 공사한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명남건축의 석태석 과장은 『절땅이라는 이유로 몇몇 건물을 철거하지 못해 우리도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전하며 『10월 말 철거공사를 실시할 당시에는 민원이 없었는데 이제와 민원이 생기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또 다른 주민들도 잘 지내고 있는데 유독 한 주민만 건강에 피해를 입은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래도 도의적인 책임이 있다고 판단해 병원비 보상에 대해 합의를 시도해봤지만 정신적인 피해에 대한 부분은 정확한 근거가 없어 원만히 진행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A씨가 입원할 당시 공사를 진행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인근 주민들의 요청에 의해 공사를 한 것이지 A씨의 입원과는 상관없다』고 밝혔다. 건물주는 『명남에서 추후에 실시한 공사는 주민들이 요청이 있기 전에 했었어야 할 당연한 공사』라며 『오래된 건물이라 균열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오래된 건물일수록 위험가능성이 더 많기 때문에 안전을 위한 기본적인 공사는 철저히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철거된 건물과 바로 붙어 있던 건물에 살고 있던 A씨의 피해가 인근 주민에 비해 더 심한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소음피해를 준 것에 대해 미안함도 없이 억울하면 이사 가라는 듯한 말투에 황당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한편, 건물주는 구에 민원을 제기, 피해 보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구에서는 이미 철거공사가 마무리된 시점에 민원이 들어와 별다른 조치를 해줄 수 없는 입장. 또 공사에 대한 피해보상을 맡아 하는 부서가 없어 서울시 대기과 내 환경분쟁조정위원회로 분쟁조정을 신청하도록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현재 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조정 신청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으며 국가대상 심의위원회에 제소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구에 체육공원의 설치를 요구했던 김대봉 구의원은 『공사가 진행되는 도중 여러 번 공사현장을 다녀왔지만 주민들에게 피해가 있는 줄 몰랐다. 공사했을 당시 민원이 제기됐다면 많은 도움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원은 이어 『체육공원 공사는 아직 설계가 나오지 않았다. 구와 협의를 통해 주민들이 원하는 바가 설계에 반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