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우리동네 맛집
착한 주꾸미와 등갈비찜
sdmnews 김지원 기자
2014-01-23 17:01
20대 사장의 종로5가 소문난 맛집
천연재료 양념개발 손만두서비스로 차별화
직접 담근 김치 손님이 먼저 알아봐
20대 초반의 앳된 얼굴로 어엿한 식당의 사장이 된 박민정씨(왼쪽)과 든든한 지지자인 어머니. 왼쪽 아래는 식당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손만두다.
15평이 채 안되는 작은 식당이지만 단골들을 잡아 끄는 종로의 맛집으로 자리잡았다.
얼핏 보면 패스트 푸드점에서 만날 만한 20대의 앳된 얼굴의 박민정씨는 어엿한 종로5가 맛집의 대표다.

보령약국 맛집골목에 위치한 착한쭈꾸미와 소갈비찜(대표 박민정, 23세)이 바로 그녀의 일터. 깐깐할 것 같은 젊은 아가씨가 두 팔 걷어 붙이고 내놓은 음식들은 시골 어머니의 인심을 담아 푸짐하기까지 하다.

매달 일정금액 이상을 기부해 착한가게로도 선정된 이곳은 작은 실내에 테이블 9개를 둔 소박한 식당이지만 개업 후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찾아오는 단골손님이 많은 명소가 됐다.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11시부터 손님들이 줄을 설만큼 다양한 메뉴와 차별화 된 서비스가 입소문이 났다. 젊은 사장민정씨는 그 비결을 『좋은 재료, 차별화된 밑반찬, 만두서비스』라고 귀뜸한다. 착한 가격도 단골들의 발길을 잡는다. 칼만두 쭈꾸미 소불고기 등을 6~7000원이면 맛볼수 있다.

민정씨의 담당은 소스 개발과 메뉴의 차별화라면 뒤에서 그녀의 어머니가 손맛 담긴 김치며 밑반찬들을 손수 만들어 주신다. 매번 담그는 김치와 국산돼지고기가 정갈하게 들어간 손만두, 계란부침, 감자샐러드까지 집에서나 맛볼 수 있는 밑반찬이 제공된다. 점심식사로 제공되는 메뉴만 9가지다. 싸게는 4000원부터 7000원까지 선택할 수 있다.

그 중 천연재료로만 매운맛을 낸 불 쭈꾸미와 칼국수, 만두를 함께 끓여낸 칼만두가 단연 인기다. 만둣국을 먹으며 밥이 먹고 싶고 칼국수도 먹고 싶은 직장인 의 허기진 배를 위해 칼국수에 만두 3개를 넣은 칼만두가 여성 회사원들 사이에서 사랑받고 있다. 서비스로 미니 보리밥까지 나와 인기만점이다. 민정씨는 어머니가 매일 손수 빚어낸 찐만두를 점심때는 1개 저녁엔 2개씩 서비스로 손님상에 올려 경쟁력을 확보했다.

돼지 순살과 숙주 등 좋은 재료만을 사용해 담백하게 쪄낸 만두는 만두피도 얇고 부드러워 맛도 일품이다.
제육 쭈꾸미 덮밥 등 일품요리에 곁들여 나오는 계란국도 황태를 넣어 감칠맛과 시원함을 더했다.
저녁에는 주로 갈비찜과 쭈꾸미 철판 손님을 받고 있다. 공기밥은 원하는 만큼 더 준다.

민정씨가 식당 오픈을 준비하면서 지킨 철칙 하나는 어쩌면 당연하지만 「음식의 재사용은 절대안한다」는 생각이었다. 『김치는 물론 쌈장까지 긁어내 재활용하는 식당들을 보고 놀랐다』는 그녀는  『한번 나간 반찬은 가차 없이 버린다』고.

재료비가 비싸 힘들어 지더라도 양심을 속이는 장사는 하지 않겠다는 당찬 아가씨다.
김치 역시 민정씨의 아버지가 서대문 에서 구입한 배추와 무로 담그는데 시원하고 칼칼한 맛의 김치는 손님상의 반찬으로, 배추는 만두의 속으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사흘에 한번꼴로 담는 김치 덕에 김치냉장고가 입구와 식당 한켠에 자리잡고 있다.

한창 멋부리고 연애하고, 놀기 좋아할 20대 초반. 민정씨는 왜 이런 어려운 일을 택했을까?
우려와는 달리 그녀는 『남들처럼 당연히 진학하기보다 얼른 돈을 벌고 싶었어요. 일은 뭐든 어려우니 열심히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라며 당차게 답한다. 어려도 역시 사장이다.

어렵게 번 돈으로 매월 꾸준히 사랑의 열매에 기부하게 된 이유도 궁금해진다.  『개업 당시부터 기부에 동참하고 싶었어요. 또 음식 장사는 정직하고 성실하게 한다면 맛과 손님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가치를 더하고 싶었어요. 직장이 어려워진 아버지와 막내딸인 제가 시작하면서 음식으로 손님들을 기쁘게 하고 어려운 사람도 돕겠다 마음 먹었고, 식당을 하는 날가지 지키고 싶어요.』

작고 초라한 가게지만 손님에게만큼은 왕처럼 대접한다. 밥상에 오를 수저마저도 비닐백에 밀봉포장돼 손님을 기분좋게 한다. 이런 작지만 차별화된 모습, 깨끗하고 맛난 음식을 전하는 본분에 충실한 꾸준함이 착한쭈꾸미를 골목안 우량음식점으로 성장시킨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
작은 식당이지만 종로 명물가게로 키워 언젠가는 서대문에도 가게를 차리고 싶다는 민정씨의 소박한 꿈이 종로 골목에서 쑥쑥 커가고 있다.

(1호선 종로 5가역 1번출구,
문의 02-741-0694)
<김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