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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좀볼래? 첫 축제 개막 “락음악 대중화”꿈꿔
sdmnews 김지원 기자
2013-12-24 15:27
홍대 앞 갈고닦은 다양한 하드락 메탈밴드 총출동
세심한 기획+열띤 후원+관객 삼박자
락좀볼래 둘째날 열린 멜로딕스피드 메탈밴드 지하드(Zihard)의 공연 장면. 활발한 연주 퍼포먼스와 유쾌한 무대매너로 헤비메탈을 좀 더 친근하게 관객에게 소개했다.
지하드의 공연 중반에 관객들이 환호성을 외치고 있다.
1986년 이후 결성된지 30년을 향해가는 한국 메탈의 맏형 블랙신드롬의 공연 장면. 오랜 라이브 경험에서 우러나온 완숙하고 흥겨운 공연을 이끌기로 정평이 나있다.


지난달 22일과 23일 양일간 홍대 앞 공연장 주니퍼 디딤홀(대표 김재선)에서는 조금 특별한 락음악 축제가 열러 눈길을 끌었다. 락좀볼래 페스트가 바로 그것. 다소 도전적인 이름은 록커 출신으로 2자녀를 둔 가장이 문을 연 카페형 라면집 맛좀볼래?(대표 김병삼)를 패러디한 것으로 올 한해 락페스티벌 홍수였지만 정작 록과 메탈만을 위한 대형무대는 거의 없었다는 자각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송설X파고다 특집 때 제로지를 재결성해 화려하게 복귀하기도 한 김병삼 대표는 『락에는 다양한 파생장르가 있어 아이돌그룹, 클럽 인디 형태로도 쏟아져 나오는 현실이지만 고유 에너지를 가득 담고 있는 하드락과 메탈은 점점 소외받고 있다. 과거에 비해 인기가 줄었지만 묵묵히 메탈과 락음악을 해온 이들을 위해 큰 무대를 손수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심 끝에 엄선 라인업
록메탈 사운드 전달 위해 발벗고 합심

김병삼 대표의 마당발 인맥과 정성으로 모인 각양각색의 밴드들로 채워진 락좀볼래 페스트는 관객이 처음 봤더라도 만족할만한 무대매너와 연주, 볼거리를 고루 갖췄다.
먼저 노브레인 옐로우몬스터즈 등 현재 활발히 활동하는 펑크밴드들이 그 뜻에 합류했고 H2O,  ZERO-G(제로지), 블랙신드롬 등 잔뼈 굵은 선배밴드들 역시 동참했다. 90년대 유명 데스메탈 밴드 사두 멤버들로 국내 희귀한 슬럿지를 보여준 블랙메디신, 멜로딕 스피드 메탈밴드 지하드,원WON, 크래쉬 리드기타 출신의 윤두병이 이끄는 챠퍼스 등도 락좀볼래에 나와 무대를 선사했다.
이틀간 오프닝으로 신진 여성락밴드 워킹애프터유와 남녀혼성밴드 거츠도 활기찬 시작포를 터뜨렸다.
한편 인기그룹 EVE 출신의 김세헌이 새로 꾸린 LA글램메탈밴드 「더 히스테릭스」와 최근 20주년을 맞은 「디아블로」도 많은 여성팬들의 호응을 받았다. 윤도현밴드 원년멤버 유병열이 주축이 된 바스켓 노트도 한국락이 건재함을 보여줬다. 공연 마디마다 DJ Burn이 나와 매끄러운 진행을 도왔다. 모두 각자의 일터에서 힘을 쏟고 난 다음 자신이 아끼고 사랑하는 음악에 몸을 던진 것.
수요가 적어 고질적인 적자를 면치 못하는 정통 락페를 세상에 선뵈기 위해 많은 이들이 후원을 자청했다.  공연장인 디딤홀과 악기업체인 스윙, 록시 기타, 블랙스타앰프에서 무대장비 및 경품을 후원했고 패션안경 사가와 후지이 등 쟁쟁한 회사들이 제대로된 락페를 위해 후원을 자처했다. 스쿨뮤직과 기타플랜트, 코스모스악기 등 유명 악기판매점와 락메탈전문방송과 잡지 「락쇼」「파라노이드」까지 힘을 모았다.
첫날에는 펑크,하드락 등 다양한 색채의 락밴드들이 둘째날에는 좀 더 강력한 사운드로 무장한 헤비메탈 밴드들을 수용한 락좀볼래? 페스트는 현재 한국 음악현실의 편중된 세태에 맞서 외쳤고 화합과 공존을 염원했다.

'락음악=문제아 집단' 이란 편견은 버리고
순수 열정 에너지 '락' 좀 계속 보려면

둘째날 공연이 모두 끝나고 자정을 향해갈 무렵 락좀볼래?의 성과를 돌아보고 앞날 도모를 위한 간담회가 이어졌다.  각 밴드 보컬들이 나와 공연한 소감을 남겨 의미를 더했다.

김병삼 대표는 『락음악이 문제아 전유물로 치부되는 분위기가 싫었다. 사실 좋아하는 음악, 하고자 하는 문화를 위해선 더 일해야한다. 시간 쪼개 앨범 만들고 합주와 공연을 통해 실력을 쌓으려면 절대 맘대로만 살수 없다. 솔직하고 열정 넘치는 메시지와 순수 에너지를 무대와 음악으로 보여주는 밴드들을 잘 소개해 하드락이 존재하는 이유가 널리 알려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총기획을 처음 해봤는데 관객들이 보다 낫고 완성도 높은 무대에 이렇게 행복해하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이쪽은 잘해봤자 본전, 손해는 기본이라는데 큰일이다』 며 소감을 터놓기도 했다.

유명 DJ출신의 김광한(경인교대) 씨는 『한때 팝음악소개로 방송에 출연 해 인기를 끌었다. 그때 번 돈으로 쟁쟁한 록커들을 다 불러 신문배달학생 돕기 공연을 꾸몄다. 당시 수익금 4000만원 모두를 바로 후원송금했고 고생한 밴드들에게 택시비만 내줬다. 그때 그 록커들이 꾸민 락좀볼래?의 매끄런 진행과 무대를 즐기며 이틀 내내 행복했다. 앞으로 더 많은 밴드와 뭉치고 또 뭉쳐 우리부터 즐겁다면 세상이 관심을 보일 것』이란 말을 남겼다.

블랙신드롬의 보컬 박영철은『내 공연 이틀 전부터 무대협찬과 경품후원들을 위해 함께 거들고 뛰었다.  적잖은 나이에 직접 일을 벌인 동료가 그 뜻을 꼭 이루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면서 건배를 외쳤다.

역사상 가장 큰 행사이자 각종 락페의 원조라고 볼 수 있는 '우드스탁' 역시 기존가치에 대한 저항성에서 나왔다. 음악시장 90% 이상을 아이돌음악이 잠식했고 똑같은 유행만이 휩쓰는 한국문화에 과감히 반기를 들고나선 락좀볼래?의 외침이 얼마나 멀리 크게 울려퍼질지 기대를 모은다.

<김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