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에 진출하기 전부터 홍제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예전의 모습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 온 박운기 의원. 어렸을 적 홍제천을 그리며 아이들에게 고향으로 기억될 수 있는 서대문구를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더 나아가 푸른 서대문구를 가꾸기 위해 현재 성균관대 조경학과에 다니며 환경지식을 쌓고있다. <편집자주>
Q 지난 4대 의정활동에 대한 소회를 밝혀달라.
A 처음 1년과정이 제일 힘들었다. 시민운동을 하다 의회에 진출을 해서 포부도 많았고 의회를 개혁시켜보겠다는 의지도 강했다. 하지만 의원이 21개 협의체다 보니 혼자만의 생각으로는 할 수 없는 한계들이 많았다. 의원들간 생각차로 부딪치는 경우도 많았고 좌절도 많이 느꼈다. 그러나 그 과정이 있었기에 내가 더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Q 4대 임기동안 가장 보람된 사업이 있다면?
A 오랜 기간동안 꿈꿔왔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홍제천 복원공사의 첫삽을 뜬 것이 가장 보람된다. 1997년 시민운동을 하면서부터 서대문사람들(본지) 신문사와 함께 매년 토론회를 개최했으며, 구청이 공사를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토론회를 통해 주민참여나 좀더 나은 대안을 찾고자 노력했다. 물론 그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지난 3월2일 홍제천 자연하천조성 착공식을 가져 기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현재의 취수방식이라면 많은 유지보수비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물론 펌핑 자체가 현재의 대안이란 것은 인정하고 지원 할 생각이지만 유지용수에 대해 중장기적 대안을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끊임없이 물을 펌핑하고 그에 따르는 유지비를 감당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중장기적인 대안이라는 것은 가좌뉴타운, 홍제균형개발촉진지구와 연계해 용수를 확보하는 방안을 비롯해 중수의 활용, 옥상녹화를 통한 녹지축 확보, 빗물이용시설 도입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복합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이런 중장기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친환경적 복원은 아니라고 본다.
Q 환경 쪽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있다. 그 이유는?
A 처음부터 환경운동을 생각한 것은 아니다. 단지 지역에 대한 애정을 갖고 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중 아이들에게 건천화된 홍제천을 내가 어렸을 적 물놀이하며 고기잡던 홍제천의 모습으로 되돌려주고 싶었다. 현재 성균관대 조경학과를 공부하는 것도 환경지식을 더 쌓기 위한 것이다. 서대문구가 아이들에게 고향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회색빛 콘크리트보다는 푸른 자연이 숨쉬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
Q 4대 의정활동 중 꼽을만한 사업은?
A 시범아파트 주민들의 이주와 관련, 4년동안 줄기차게 구청을 방문하고 구정질문을 한 것이 성과를 보였다. 시범아파트는 궁동산 정상에 위치, 35년된 노후 건물이지만 산 정상에 있어 환경적 부분과 맞물려 재건축도 불가능한 곳이었다. 따라서, 이곳에 살고있는 주민들의 이주가 불가피, 10여차례 주민대표와 구청장의 면담을 주선했지만 구청에선 안된다는 답변 뿐이었다. 제작년 겨울쯤 구정질문을 통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고, 이명박 시장과 인터넷을 통한 면담을 주선, 시범아파트의 이주가 확정됐다.
이 민원은 구의원으로 당선되자 마자 들어온 집단민원이었다. 공약사항은 아니었지만 주민의 대변자인 구의원으로서 주민의 아픔을 같이 느끼고 해결에 나섰던 것이다. 면담을 신청하는 역할만 했을 뿐, 주민들의 노력이 컸다. 구청에서 건물의 노후정도를 낮게 평가해 민원을 받아들이지 않자, 주민들이 돈을 모아 자체적으로 안전진단을 해서 2급(위험시설)으로 판정받았다. 현재 30억원의 예산이 확보됐지만 주민의 이주를 위해서는 수백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며 예산이 확정되는 내후년부터 이주가 시작될 것 같다.
또, 서대문구 교육경비 보조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관내 유치원 및 초·중·고 학교에 대해 사업비를 형평에 맞게 지원할 수 있는 조례로, 제정발의는 4대의원 중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마지막으로, 의정활동은 아니지만 주민자치활동으로 학교급식조례 네트워크(대표 조찬우, 정보라)에 같이 참여해 7700명의 서명을 받았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이 조례는 학생들을 위해 꼭 제정돼야 한다.
Q 5대 의회의 출범을 앞두고 있다. 현재 지방의회는 어떤 위치에 있고, 변화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A 의회의 변화는 의원들의 변화와 결부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현실에서 갖는 한계는 있다. 법적인 한계가 그것이다. 법적으로 금지된 사항들이 많아 감사를 제대로 할 수 없다. 지방자치가 발전하면서 제도적으로 지방자치단체로 권한을 줘야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를 비롯해 의원들이 바뀌어야 한다.
Q 구의원의 전문성을 높이는 방안을 든다면?
A 현재 구의원 중에도 행정경험, 건축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분들이 있지만 좀 더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인재나 주민들 속에서 주민자치운동을 통해 성장한 분들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또 현재 2명의 전문위원이 활동하고 있는데 좀 더 수를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전문위원들이 행정직 공무원이 아니라 지방의회에서 공개모집을 통해 뽑는 형태가 되면 의원들이 더 많은 도움을 받아 그 자체가 스스로 전문성을 확보하는 길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Q 개정선거법에 대한 생각은?
A 중선거구제도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 유급화로 의원수를 줄이는 대신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의 의회 진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굳이 공천제를 해야되는지는 심각한 고민이 있어야 될 것 같다.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바람직하지 않다. 시민운동을 한 사람 중에 자질 뛰어난 사람이 많은데 공천제는 이런 인재들이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오히려 막게 된다. 이것이 이번 개정선거법의 제일 큰 맹점인 것 같다.
Q 뉴타운사업과 홍제균형발전사업 등 서대문이 발전하고 있다. 구의회가 해야할 일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A 홍제천이나 뉴타운 사업은 서대문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 의회가 특위를 구성해서 활동하는 것 자체가 구청을 견제하는 것이 아닌 더 나은 사례를 발굴하기 위한 것이 돼야 할 것이다. 의회에서 먼저 나서서 관련자료도 입수하고 주민들과 함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Q 의정활동을 하면서 가진 신념이 있다면?
A 「눈덮힌 광야를 걸어갈 때는 함부로 걷지마라, 내가 남긴 발자욱이 곧 길이 되며 남이 따라오기 때문이다」라는 김구 선생의 말이 있다. 이는 곧 앞서가는 사람의 행동거지가 그만큼 중요함을 일컫는 말이다. 지금은 초선이지만 재선이 된다면 나의 모습이 초선의 표상이 될 것이고, 움직임들이 내 아이들의 지침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며,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구민들에게 한마디.
A 지방자치 발전은 의회나 구청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 주민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참여라는 것이 요즘같이 바쁜시대에 쉽지 않은 것이지만 아무리 바쁘더라도 자신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스스로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주민의 대변자인 구의원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옆에서 견제와 동시에 힘을 실어주기 바란다. 주민들이 함께 하는 공간 속에 참된 지방자치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