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인터뷰
사진작가 윤석준 이화여자대학교 자연사 박물관 과장 ·박제 표본 문화재 기능인
sdmnews 옥현영 기자
2013-12-12 15:31
“사진은 찰라의 미학 아닌 기다림의 순간”
3번의 사고 생사를 오가는 기록의 순간에 탐닉
도감기록 위해 배운 사진, 전시할 만큼 프로 돼
박제와 표본 문화재 기능인이기도 한 윤석준 씨는 정년 후에는 자유롭게 사진을 찍으며 지역을 위한 특강 등 재능기부에 참여하겠다고 밝힌다.

이화여자대학교 자연사박물관 과장으로 재직중이기도 한 사진작가 윤석준 씨의 사진전이 지난 7일 시민카페 길에서 개막했다.
「기다림의 순간들」이란 부제로 진행된 사진전에는 윤석준씨가 전국들 돌며 카메라에 담은 작품 55점이 카페 공간에 전시됐다. 『사진을 찍는 일보다 전시할 작품을 고르는 일이 더 힘들었다』고 말하는 윤석준 작가는 촬영중에 3번 정도 사고를 당했고, 그 중 한번은 목숨을 잃을 만큼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회고한다.

시민카페 운영진으로 활동중인 도시공학전문가 임현진씨는 『한 분야에서 42년간 고집스럽게 한 길을 걸어왔던 사진 작가 윤석준 씨가 재능기부로 전시를 선뜻 제안해 사진전이 진행될 수 있었다』며 감사를 전했다.
시민카페 길의 김영호 운영위원장은 『얼마전 김수경 추기경의 사진전을 열어 추기경의 종교적사랑을 주민들에게 소개했다. 오늘 윤석준 작가의 사진전 역시 한 사람의 일생이 담겨 있다. 앞으로도 우리 시민카페에서는 옥천암 등 서대문의 문화재산이 담긴 사진전은 물론, 명사초청강연, 작은음악회 등을 열어 주민들에게 새로운 문화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인사했다.

박제와 표본에 있어서는 문화재 기능인 이기도 한 윤석준 작가의 가족들이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기 위해 직접 와이어를 달고, 액자를 전시했다는 소개에 관객들이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임현진 운영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작가와의 인터뷰가 진행, 전시회 관람 주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한다.

Q. 사진을 찰라의 기록이라고 한다. 이런 기록에 기다림의 순간들이란 부제를 붙이게 된 이유와 사진을 찍게된 배경이 궁금하다.

A.사진촬영을 시작한 것은 박물관 도감을 분류하던 중 자료가 너무 열악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래서 자료로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사진촬영을 시작한 70년대만 해도 현상 인화비가 너무 많이 들어 부담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디지털 사진기가 보급된 뒤 이런 부담이 적어 정말 죽자 사자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러다 어느순간 한 정물만 찍는일이 재미가 없어 화려하고 아름답게 보이는 장면들을 찍기 시작했고, 지난해 처음 사진전을 준비하게 됐다. 사진을 배운적이 없었기에 하얗고 까맣게 나오는 사진을 수차례 실패하며 스스로 배웠다. 나는 사진을 찰라, 순간의 기록이기보다는 좋은 장면을 찍기 위한 기다림의 연속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의 사진전 부제도 기다림의 순간을 계속 쓰게될 것 같다.

Q.전시작품 중 산수유 열매 물방울을 찍은 사진이 인상깊다. 이 역시 기다림의 순간이었나?
A.물방울이 산수유에 맺힌 사진을 찍기 위해선 숨을 참고 순간을 기다려야 한다. 만약 순간을 놓치면 또다시 물방울이 맺히는 순간까지 기다려야 한다.

Q.촬영 중 사고가 3번이나 났다고 들었다. 괜찮은가?
A.가족들은 2번의 사고 밖에 모른다. 올해로 나이가 60이니 체력이 예전같지 않다. 머리는 젊은 시절만 기억하고, 몸은 따라주질 못해 사고가 났다. 그 중 한번은 암벽에서 떨어져 위험했다. 가족들은 제발 카메라좀 두고 다니라고 하지만 여성들이 핸드백을 들 듯 나는 항상 카메라를 손에 들고 다닌다. 어쩌다 카메라 없이 멋진 풍경을 접하는 아쉬움을 남기고 싶지 않아서다. 내부에 한결같은 사진에 대한 욕구가 있기 때문인 듯 하다.

Q.사진과 함께 할 앞으로의 계획은?

A.원래 성격은 급하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 가장 아끼는 작품은 작지만 느림의 여유를 담은 「유유자적」이라는 사진이다. 한반도지형이 있는 영월에 관객들이 직접 노를 저어 타는 뗏목을 찍은 사진인데 물결 하나하나가 사진 속에 다 담겨 애착이 간다. 또 눈이 온 거리를 찍은 「화이트 트리」역시 기다림과 느림의 철학이 담겨 있어 좋다. 앞으로 사진전시는 물론, 주민들을 위한 사진 특강에도 나의 재능을 기부하고 싶다. 또 퇴직후에는 자동차를 타고 그 안에서 자고 먹으며 여유있는 출사여행도 떠나고 싶다.


<옥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