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연희동 192번지 일대를 지나 집으로 귀가하던 K씨는 불법 주차를 피해 마주오던 SUV차량이 뒷 범퍼를 긁고 지나가는 사고를 당했다. 좁은 골목에 차량들이 조밀하게 불법 주차된 데다 퇴근길 오가는 차량이 뒤엉키면서 상대편차량이 피해 지나다 접촉사고가 난 것이다. 보험회사를 통해 수리는 받았지만 썩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그 후 4개월. K씨가 접촉사고를 당했던 연희동 192번지 일대는 오래된 건물 리모델링 후 다시 상가들이 입점하면서 더욱 복잡해 졌다. 이제는 저녁시간 뿐만아니라 점심시간부터 붐비기 시작한 도로는 앞뒤로 정체되기 일쑤다. 성산로에서 연희동으로 진입하는 차량과 성산로로 나가는 차량이 한참동안 주차차량들과 뒤엉킨다. 게다가 새로 생긴 B식당과 M레스토랑 옆에는 불법 발레파킹을 위한 가건물 콘테이너 박스까지 세워졌다.
불법주차를 하는 것은 물론, 전문 주차요원까지 고용해 운영하고 있음을 말한다.
이처럼 불법 주차와 발레파킹이 만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로를 무단점용한 적치물 단속은 건설관리과가 소관이다. 대부분이 불법 간판이나 간단한 물건들을 내 놓은 경우지만 종종 컨테이너 박스에 관한 신고도 접수된다. 그러나 도로점용 사용승인을 받은 경우는 도로점용료 부과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불법 적치물은 경우 계도와 강제철거 밖에는 대안이 없는 상태다.
구 관계자는 『우선 도로의 불법 적치물에 대해선 계고장을 발부하는 행정계도를 실시한다. 일주일 정도 시간을 주어 자진정비를 하도록 하고 그 후에도 철거가 안될 경우에는 1㎡당 10만원 가량의 과태료를 부 과하거나 강제철거를 진행한다』고 설명한다.
처벌수준이 이렇게 경미하다 보니 단속하는 공무원이나 민원을 제기한 주민이나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이처럼 불법 주차가 만연하게 된 데는 건축법의 허점을 이용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신축시 2012년 개정된 주차장법을 적용받는 반면, 리모델링은 기존 건물의 10%까지 증축이 가능한데다 신규 주차장법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단독주택이나 저층 건물은 리모델링을 통해 임대사업을 진행중이다.
이렇다 보니, 주차장은 과거시대에 머물러 있고, 차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이를 수용할 수 없는 연희동일대 주택가는 날마다 비상이다.
구에서는 연희동 일대를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거리로 조성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런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전시관과 카페 및 상점들이 더 생기기 전에 주차환경개선지구 지정 등을 통해 보행자의 편의부터 확보해야 할 것이다.
<옥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