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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원주부학교 특별한 졸업식
고은희 기자
2006-06-19 13:37
늦깎이 학생들 졸업하던 날
이선재 교장이 졸업생들에게 졸업장을 수여하고 있다.
창천동 송성순(54) 씨

배움을 통해 삶의 기쁨과 보람을 느끼는 양원주부학교(교장 이선재)의 졸업식이 지난달 24일 마포문화센터에서 진행됐다. 한국전쟁으로 고아, 극빈아동들이 생겨나면서 이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1953년 일성고등공민학교가 설립됐다.

이후 70년대 후반부터 청소년들이 줄고 나이 많은 성인들이 하나 둘 입학하기 시작하자 1983년 양원주부학교로 다시 태어났다. 그 뒤 양원주부학교는 한글과 알파벳, 한문을 모르는 주부들의 한을 풀어주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배움의 기쁨을 안겨주는 안식처로써의 역할을 다해왔다. 지난 24일 진행된 졸업식은 양원주부학교가 개교하고 맞는 43회(중등부 기준) 졸업식으로 기초부, 중등부, 고등부, 전문부, 교양부, 연구부 등 각 과정에서 765명의 학생이 졸업장을 받았다.

고등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와 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에서 모두 최고령으로 합격했던 신평림(76) 씨도 이날 졸업장을 받았다. 축하인사를 전한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독일의 한 철학자의 말을 빌어 『인생은 만남』이라고 전하며 『인생을 살면서 많은 만남이 있다. 그 중 괴로움과 고통을 주는 만남이 있는 반면 감동을 주는 만남도 있다.

양원주부학교의 만남은 행복과 기쁨을 주는 만남』이라고 말하기도 해 졸업생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졸업식에서는 개근상(131명), 학술상(58명) 등 갖가지 시상이 있었다. 애교상(3명), 끈기상(41명), 효행상(11명) 등 다양한 분야의 상이 준비되기도 하는 등 다채로운 시상식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선재 교장은 『졸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이곳에서 배운 모든 것과 추억들을 앞으로도 잊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2년제 학력인정 주부학교인 일성여자중ㆍ고등학교의 졸업식은 지난 28일 진행됐으며, 중학과정에서 296명이, 고등과정에서 208명이 각각 졸업장을 받았다.

54살, 뒤늦게 가슴에 안은 졸업장
창천동 송성순(54) 씨

『졸업장을 가슴에 안은 것만으로도 너무 기쁩니다』 소감을 전하는 송성순 씨. 초등학교까지 마쳤지만 사정으로 인해 더 이상 진학을 못했던 평생의 한이 오늘 깨끗이 씻어졌다.

하숙집을 운영하는 평범한 아줌마지만 배움에 갈증을 느껴 양원주부학교를 찾았던 지난 3년간은 그녀를 아줌마가 아닌 「학생」으로 있게 했다. 『하숙집을 운영하며 피곤하기도 했지만 학교에 와서 공부를 했던 것 자체로 피로가 회복되는 것을 느꼈다』며 배움의 기쁨을 전하는 송씨는 졸업의 영광을 가족에게 돌렸다.

『남편과 아들, 딸이 응원해줘서 지금까지 왔다. 가족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수줍게 웃는다. 『지난 3년간 양원주부학교에서 배웠던 것들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이 됐다』며 『졸업은 끝이 아니고 또 다른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졸업한 이후에도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