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갈등은 사회를 발전시킨다.
인간관계에서도 약간의 갈등과 긴장은 상대를 배려하게 하고, 또 나를 되돌아 보는 발전의 기회가 되곤 한다. 옛말에도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러나 지나친 사회적 갈등들은 많은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치명적 오류가 있다. 그 댓가는 경제적인 부분 외 감정적인 골로 남아 서로를 더욱 고집스럽게 옭아매게 하고 차후에 또다른 사회적 갈등의 불씨가 되곤 한다.
우리나라는 종교적 분쟁지역이 아니면서도 사회적 갈등지수가 높은 지역으로 손꼽힌다. 지난해 기준 한국사회 갈등지수는 OECD 27개국중 4위이며, 이로 인한 사회적비용 지출은 GDP의 27%인 300조원에 달한다.
얼마전 신촌 대중교통전용지구 공사를 두고 노점상과 서대문구 신촌 주민들의 갈등이 충돌하는 일이 발생했다. 신촌을 되살리자는 목표는 같았으나 연세로를 둘러싼 각 집단이 원하는 바가 달랐기 때문이다. 자리를 지키려는 노점상과, 출마전 약속을 지키려는 구청장, 불편을 감수하고 공사를 지지했다 뒷통수를 맞았다는 상인과 주민들은 각자의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문제는 이런 갈등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이다. 노점상들의 공사 중단 시위에 신촌번영회측이 이를 반대하는 현수막을 걸자 이를 막으려는 노점상측과 걸려는 상인들이 충돌하면서 부상자가 발생했다. 또 이미 걸었던 현수막은 식칼로 찢겨 연세로에 떨어졌다. 폭력의 현장에는 경찰 수백명이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결국 전국 규모의 집회를 하겠다며 서대문구를 압박하던 노점상측은 자신들의 원하던 바를 얻고 연세로에서 철수했지만 갈등의 불씨는 다시 신촌 주민들에게로 옮겨붙었다.
현장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한 상인은 『답답하다. 경찰들도 말한다. 억울하면 사람을 모아 집회 하라고. 하지만 우리는 당장 하루 놀면 월세 내야 하고, 월급줘야 하고, 장사 손해본다. 가게얻어 장사하는 자영업자가 노점상 보다 불쌍하다』며 자리를 떴다.
노점상 철거 후 기자회견을 가진 신촌 주민과 상인들은 앞으로 이 사태를 주시하지 않겠다며 서대문구에 대책을 요구하고 있으나 해법을 찾기엔 쉬워보이지 않는다.
서대문구도 대중교통 전용지구 공사 완공 후 차량이 전면 통제되면 유럽형 키오스크를 만들어 규모는 줄이고, 도로점용료를 징수하는 등 노점상을 관리하는 조례를 만들겠다고 하지만 이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런 갈등 해결을 위해 정부의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무조건 떼쓰면, 힘으로 밀어 붙이면 통하는 대한민국이 점점 불안하다.
편집국장 옥 현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