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산에서 서울역을 오가는 기차가 주로 이용하는 경의선.
그러나 경의선은 서대문지역을 들어서는 구간부터 지상으로 운행되고 있어 소음과 매연 피해로 인한 주민들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구 성산회관 인근 연희동 단독주택에서 30년을 거주했다는 한 주민은 『예전에도 소음 때문에 견디기 어려워 민원을 수차례 넣었으나 지금까지 해결된 바가 없다. 또 정치인들은 선거 때마다 경의선 지하화라는 약속으로 주민을 우롱했다』고 하소연 했다.
특히 최근에는 공덕으로 가는 경의선 연장선이 생기면서 마포 일대 지역은 지하화가 완료됐으나 서대문지역은 고스란히 기차의 소음과 매연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상태다.
가재울뉴타운3구역 DMC래미안 e-편한세상 주민
“죽을때까지 소음들어야 돼나?”집단민원 움직임
4구역 입주 완료 시점엔 철길 소음 매원 민원 가중 불 보듯
3000세대 이상이 거주중인 가재울3구역 주민들은 최근 행복주택 연내 착공 기사를 보고 끓어오르는 화를 참을 수 없다고 말한다.
한 주민은 카페를 통해 『철길 소음이 너무 심해서 밤에 잠을 이룰 수 없다. 행복주택 기사를 보면 마포 쪽은 공원이 되고 환경도 개선되지만 우리 아파트 단지 쪽의 기차 소음은 죽을 때 까지 계속 될 것 같아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주민은 『선로는 예전에 있었지만 마포 쪽으로 기차 운행구간이 늘어나면서 기차 운행대수가 많아져 밤낮없이 소음을 접해야 한다』면서 『기존에 기찻길이 있었다고 운행이 증가한 소음까지 인근 주민들이 대책을 마련하라는 것은 말도 국가의 횡포』라고 덧붙인다.
또 4년전 연희동 빌라로 이사온 한 주민은 『늦게는 새벽 1시까지도 디젤기관차가 다닌다. 여름에 창문을 열어 놓으면 자다가도 깜짝 놀라 깨기 일쑤고,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매연으로 호흡이 어려울 지경』이라며 고통을 호소했다. 어린이를 키우고 있는 한 주부도 『이 곳에 이사 온 후 아이의 비염이 더 악화돼 다시 이사를 가야 할까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코레일이나 한국철도 시설공단은 이같은 민원에 대해 방음벽 설치는「법적으로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건설교통부와 환경부가 94년부터 이견을 보여온 소음에 대한 기준의 모호성도 주민의 피해를 가중시키고 있다. 환경부는 소음기준 강화를 주장하고 있으나 건설교통부는 기차 승객 조망권을 차단할 수 없다는 주장으로 팽팽히 맞서면서 기차소음과 매연은 「모든 국민은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주거권이 침해 받고 있다.
경의선 하루 열차 운행대수만 150대 그중 51대는 디젤기차
새마을호 2014년 내구 연한으로 폐기후에도 화물차는 남아 운행
코레일 수송조정실 담당자에 따르면 현재 서대문지역을 지나는 경의선은 차량기지를 고양시에 두고 서울역과 용산을 오가는 KTX와 문산↔서울역 문산↔공덕역을 오가는 전철, 수색차량기지로 가기 위해 가좌역을 경유하는 새마을, 무궁화호, 또 화물차 등 150대가 넘는다.
이 중 상대적으로 연결차량 수가 많고 소음과 매연이 심한 디젤 기관차도 51대나 되고 6대는 소음과 매연 정도가 더 심한 화물열차다.
전철을 제외하고는 사람을 태우지 않고 차량기지로 이동하거나 회송하는 열차들이 대부분이지만 인근 주민들은 시간당 6.25대, 분당 0.1대의 기차소음을 감지하고 있으며 특히 잠든 새벽인 1시 이후에도 기차가 운행하고 있어 소음은 물론, 수면방해 등 건강을 위협받는 피해에 노출된 상태다.
그러나 이 지역에 대한 대책은 별로 없어 보인다.
현재 경의선로 인근의 방음벽은 마포구 쪽으로만 투명 아크릴 방음벽이 설치돼 있고, 도로와 인접한 서대문쪽으로는 그믈 형태의 철망만과 수복이 식재된것이 전부다.
따라서 소음이나 매연을 막을 방법은 각자 주거지에서 마련하지 않는 이상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한국철도 시설공단 관계자도 『소음의 책임은 소음원, 소음발생원이 우선이며 그 후가 시설공단이고, 건축법상으로도 방음방진에 대한 대책은 시공사가 마련해야 한다』며 법적 근거만을 들고 있다.
최근 소음으로 인한 집단민원이 접수된 서대문구 도로관리과의 경우도 『민원 내용을 한국철도 시설공단에 전달했다』고 밝힐 뿐 구 자체내에서의 소음측정이나 매연에 대한 점검은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대문구의 소음과 매연을 관리하는 맑은 환경과는 이같은 민원이 접수된 내용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고, 도로관리과 역시 소음측정을 의뢰하지 않은채 「가재울3구역은 아파트 건립시 수색로변 기차소음 방지를 위해 높이6미터 방음벽 및 10미터 완충녹지 등을 설치하였으나, 소음을 차단하기에 부족한 점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민원사항을 코레일과 시설공단, 국토교통부, 한국토지주택공사에 통보했다」고 답변을 보낸 것이 전부다.
그러나 소음과 관련한 방음 방진시설의 설치 법령 제 29조에 따르면 「시장, 군수는 교통소음 진동 관리지역에서 철도로부터 발생하는 소음, 진동이 교통소음진동 관리기준을 초과해 주민의 조용하고 평온한 생활환경이 침해된다고 인정하면 스스로 방음 방진시설을 설치하거나 해당 시설관리기관의 장에게 설치조치를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민원이 심각해질 경우 자치단체 차원의 방음벽설치 등도 고려해야 한다.
소음, 진동 규제법이 정한 주거지역 철도 소음한도는 주간 65dB, 야간 60dB이지만 측정방법이 최고 소음과 최저소음의 데시벨 평균값을 준용하는 것도 피해를 가중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주민 터널형 방음벽, 철길 신호체계 개선요구
지하철 역 하나 없는 연희, 남·북가좌동 주민, 소음피해만 우리 몫?
현재 주민들은 코레일, 한국철도 시설공단, 서대문구, 국토교통부, 국민권익위 등에 민원서류를 접수한 상태이며 분양시 소음에 대한 충분한 고지부족 등으로 시공사를 상대로도 대응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의 요구는 ▲기차가 이동하는 3개 철로 중 가좌방향으로 30~40도 경사진 철길 폐쇠후 마포구 중동쪽 지하철길 이용방안, ▲경의선 전철 운행 횟수 증가로 인한 수색로 변의 터널 방음벽 설치, ▲열차의 저속운행, 전철길 소음받지 벽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하지만 한국철도 시설공단이 법적 요건에 충족되지 않는다며 수용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방음벽 설치 요구는 현재까지는 불가능한 상태다.
그렇다면 소음에 대한 정확한 측정을 주민에게 고지하기 위한 기차 운행시 소음측정 전광판 및 분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는 등 소음원인 코레일이 차제적으로 소음을 줄일 수 있는 기초적인 대안이라도 마련돼야 한다.
앞으로 2015년이면 가재울 4구역 4000세대가 새로이 입주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주민들의 소음민원은 끊임없이 제기될 것이다.
지하철 하나 다니지 않는 남북가좌동, 연희동 주민들이 건너 지역의 기차로 인한 소음과 매연피해를 주민들이 고스란히 입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옥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