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재료만을 사용해 소박하지만 자극 없는 빵을 만들어내는 동네빵집이 오가는 주민들의 발길을 잡아끈다. 유기농 빵과 공정무역커피를 판매하는 「오늘」의 12가지 메뉴는 소박한 특색을 자랑한다. 오늘의 이은영 사장은 『손님들이 소화 잘 되고 씹는 맛이 좋다고 이야기 들을 때 기분이 좋다』며 빵을 굽는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한다.
천연발효종을 숙성시키는데 14시간, 빵 반죽을 저온 숙성시키는데 14시간이 소요, 꼬박 28시간만에 오늘만의 빵이 탄생한다. 첨가물을 최소화하다보니 재료 고유한 맛을 살리는데 그만큼 시간이 더욱 걸린다. 제과류 빵이 보통 달고 버터맛이 강한데 비해 오늘의 빵은 지나치리만큼 담백하다.
모든 빵이 그렇지만 특히나 오늘의 빵은 슬로우 푸드다. 제과류 빵과 달리 식사용 빵을 추구한 만큼 이곳의 빵은 소금 설탕 간 도 거의 하지 않는다. 설탕을 사용하는 경우는 딱 2번으로 단팥빵에 들어갈 팥을 삶을 때와 식빵 2종류에 반죽 발효를 위해 아주 약간의 유기농설탕을 사용하는 정도다. 단맛이 싫은 예민한 고객들에게 환영받을 만한 방식이다.
소금과 설탕 최소화, 출근길 살 수 있는 커피
오픈시간은 11시부터다. 이렇게 안내했지만 사실 빵을 굽기 시작하는 오전 6시부터 문은 열려있다. 출근 길 불이 켜져있어 우연히 들렀던 직장인들이 이 시간에 커피를 사갈 수 있다며 무척 좋아한다고. 사실 연희동에는 까페가 많지만 이른 출근 시간에 여는 곳은 없다. 빵은 9시부터 순서대로 나오기 시작해 11시면 거의 다 나온다. 단골은 미리 이른 시간에 먼저 빵을 사기도 한다.
유기농 커피는 공정무역커피를 구입해, 커피 생산자들의 안정적 자립을 돕고 있다. 매일 새로 구운 빵만을 팔기 때문에 좋아하는 빵이 다 떨어졌을 때는 아쉬움에 발길을 돌리기도한단다. 그날 팔고 남는 빵은 거의 없다. 혹시 한 두 개 남을 경우 집으로 가져가거나 주위 지인들에게 나눠준다고. 무조건 오늘 만든 빵은 그날 저녁 판매대에서 다 빼는 것이 원칙이다.
아토피 환자에게도 거뜬한 빵
오늘의 빵은 유제품과 계란을 사용하지 않는다. 채식재료사용을 내건 빵집은 아니지만 계란과 버터대신 기름도 거의 쓰지 않아 아토피 있는 사람도 오늘의 빵 모든 메뉴를 즐길 수 있다.
첫번째 장점은 적은 설탕 사용. 국내산 단팥과 검은깨 등을 사용한 단팥빵은 홀딱 반한 고객도 있을만큼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유기농 설탕을 넣고 살캉하게 삶은 팥을 저온 숙성한 반죽에 넣고 구워낸 단팥빵은 먹고 난 뒤 속이 달거나 텁텁하지 않다.
다음은 버터, 오늘에서는 버터 대신 포도씨유를 쓴다. 하지만 포도씨유 조차도 식빵 일부에만 사용, 기름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프랑스 식빵은 부드러운 맛이 특징인데 주로 유제품 즉 버터를 사용해 그 맛을 내죠. 버터를 쓰지 않고 그 맛을 내고 싶어 「뺑드미」 (빵 속에 속살, 즉 식빵이란 프랑스어)에만 포도씨유를 넣어요』
버터를 넣지 않다 보니 맛이 떨어진다는 손님들도 있지만 오히려 먹고 소화가 잘되고 편하다는 고객들도 늘고 있다.
유기농 공정무역 커피로 착한 소비 동참
동네 건강지킴이 위해 적정가격 선정
커피는 까페라떼 4000원, 아메리카노 3000원 등에 판매하고 있으며 아이스음료도 가격이 같다. 제품에 넣지 않지만 유기농 무염버터와 유기농 두유, 과일즙캔디도 판매한다. 제주에서 방목해 기른 젖소에서 짜낸 저온살균우유를 사용해 카페라떼를 만든다. 유제품을 원하지 않으면 유기농 두유를 선택해도 된다. 맛좋은 국내산 단팥을 삶아 만들어낸 단팥스무디도 건강한 메뉴로 추천할 만한다.
블랙·그린 올리브가 잔뜩 들어있는 올리브빵, 해바라기씨 등이 들어있는 씨앗빵, 호밀 50%~1 00% 빵,오렌지가 들어있는 쫄깃한 오렌지바통 등 12개의 빵이 다양한 손님들을 기다린다.
이 사장은 『유기농이라지만 식사로 먹을 수 있도록 가격을 정했다』고 말한다. 또 동네 빵집인만큼 부담 가지 않는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자극적이지 않고 속편하고 식감이 좋은 빵. 잘 구워진 색깔을 위한 기름도 일절 쓰지 않지만 하나 같이 예쁘고 소박하다. 먹거리에 관해 선택을 하는 시대, 맛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좋은 재료만을 쓰는 동네 모퉁이 빵집 「오늘」이 오래도록 주민들의 속을 든든히 책임져주길 기대해본다.
(문의 02-326-1468 )
<김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