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시민단체 「활빈단」
최연희 기자
2006-06-14 10:32
기상천외한 발상 돋보이는 시위 특별의미 부여한 물건 전해 경종
홍정식 대표는 지난 17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마네현 「다케시마의 날」제정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활빈단 홍정식 대표

홍길동처럼 동해 번쩍, 서해 번쩍 나타나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사람들을 혼내주는 사람들이 있었느니, 그 주인공은 바로 시민단체 활빈단(대표 홍정식)이다. 온라인 회원이 2000여명이나 되는 활빈단은 폭력적인 시위보다도 특색있는 퍼포먼스와 상황에 따라 의미를 부여한 물건을 전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1999년 대전법조비리사건 시 판사 및 검사들에게 이태리 때타월 3000장을 건네 『남의 때 벗기지 말고 너희 때나 벗기라』는 의사를 전달한 것과 정부 고위인사 부인들의 옷로비사건 시 『서방망신 시키지말고 집안일이나 잘하라』는 의미로 몸빼 바지를 보낸 것이 활빈단 활동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사건이다. 엄연히 말하자면, 활빈단의 시작은 92년이다.

당시 관세청에서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던 홍대표는 인천 북구청 세금 도둑사건이 있은 후 함께 일하던 세관공무원들과 함께 한국공직자 「정도회(正道會)」를 결성해 공직자 맑게하기와 자정화 운동을 펼쳐왔다. 정도회가 모체가 되어, 1998년 4월 5일 경기도 파주시 황희정승묘역에서 부정부패와의 1000일 전쟁을 선포하고 활빈단을 결성했다. 황대표는 『1998년 당시는 IMF로 서울역에 거지와 노숙자들이 넘쳐난던 시기였다. 그래서 활빈운동을 펼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활빈단」은 탐관오리의 재물을 빼앗아 가난한 백성들에게 나눠주는 도둑의 무리를 뜻하는 홍길동전의 「활빈당」과 이념은 같으나, 물건을 뺏지 않고 오히려 주면서 경종을 울린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최근 예로, 지난해 10월 경북 상주참사를 몰고왔던 MBC가 사과는커녕 오리발을 내미는 모습을 보며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려는 행태를 비판하고자 미꾸라지를 MBC에 전했다. 또, 아시아나조종사노조 장기파업시에는 속리산에서 지내며 농성을 펴는 노조에게 바리깡을 전해 『배부른 파업 즉각 중단하고 차라리 머리깎고 탈속하라』는 의견을 전달하는 등 기상천외한 발상이 돋보이는 방법으로 공직자들의 비리를 꼬집었다.

3월 22일 물의 날에는 내 천(川)자를 포함하는 동두천, 과천, 영천, 옥천, 서천 등을 돌며 시위를 하는 등 국가기념일마다 기념일의 의미와 부합하는 지역에 가서 시위를 펼치는 것도 눈에 띄는 사항이다. 활빈단은 부정부패가 있는 곳에, 사회를 어지럽히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 항상 나타난다. 홍대표는 『사회가 바로서고 깨끗해지는 날 활빈단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Interview/ 홍영식 대표
빈곤층에 활력주고, 부유층은 존경받는 사회 꿈꿔
국민의 눈과 귀와 입이 되어


한국전쟁 피난 중 태어난 홍정식 대표는 태어날 때부터 그랬듯 언제나 바쁘다. 꾸짖을 사람이 있으면 일본, 청와대 등 언제 어디라도 달려간다. 그가 공무원 시절부터 시작, 생명보험금과 퇴직금을 털면서까지 활빈운동을 펼치는 것은 「가난한 사람은 더 잘살고 부자는 존경받으면서 살기」, 이 이유에서다.<편집자주>

□ 부정부패가 없는 깨끗한 사회는 어떤 곳이라 생각하나?
■ 활빈단이 없어지는 사회가 깨끗한 사회다. 시끄럽고 분란스럽고 양극화의 골이 깊은 곳에 활빈단이 나타난다. 부유층 지역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어려운 이웃에게 나눔과 베품을 실천할 줄 아는 사회가 돼야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활력을 주고 부유한 사람은 더욱 존경받는 사회가 올 것이다.

□ 활동을 하며 힘든 점은?
■ 퇴직한 후에 이렇다할 직장이 없어 수입이 전무한 상태다. 생명보험금과 공무원 퇴직금까지 털며 지금까지 운동을 이어오고 있다. 국익보존을 위하고 사회 잘못된 것을 파헤치려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후원해주길 바란다.

□ 활빈운동에 대해 후회한 적은 없는지?
■ 공무원을 안했더라면 진작에 활빈운동을 시작했을 것이다. 오히려 퇴직한 사람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노후에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가장 좋은 활동이라 생각한다. 마지막 투혼살려 조국과 나라를 위해 뛰고 싶다.

□ 자신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 이 사회의 연결사다. 홍길동처럼 모든 일을 처리하는 해결사가 아니다. 단지 국민의 눈과 귀와 입이 되어 국민의 뜻을 사회에 전하는 중간 역할을 하는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 올해는 지방선거가 있는 해다. 주인의식을 갖고 참정권을 잘 발휘했으면 한다. 권리를 찾지 못하고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다면 성숙된 시민이라 하지 못할 것이다. 공공의 이익과 선을 위해 하나되는 마음가짐을 갖는다면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화에 도움이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