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은 50번째 스승의 날이었다.
스승의 날은 1958년 충남 강경여고 RCY 단원들이 투병중이거나 퇴직한 스승을 위문하는 봉사활동을 진행한 데서 유래됐다. 1963년 청소년적십자 충남협의회가 9월 21일을 충남도내 「은사의 날」로 정해 대대적인 사은행사를 가졌고 이듬해인 1964년 「스승의 날」로 명칭을 고쳐부르게 됐다. 이어 1965년에는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제정하기로 결의한 뒤 2회행사로 운영되다 1966년부터 행사가 전국적으로 확대돼 오늘날에 이르게 됐다.
50년의 역사를 가진 스승의 날이건만 요즘 학교 현장에서는 없느니만 못한 우울한 날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다.
각 학교에서는 스승의 날을 전 후 해 거의 비상이 걸리다 시피 한다. 학교 교문 앞에서 「촌지근절」, 「선물 안받기」 등의 내용을 담은 플래카드가 걸리는가 하면 일부 학교에서는 스승의 날 오전부터 학교 선생님들이 교문을 지키며 학부모들의 출입을 통제하기도 한다.
서대문의 A초등학교는 1학년 학부모회를 중심으로 처음 맞는 스승의 날을 어떻게 뜻깊게 보낼 것인가를 두고 논의가 이어졌다.
첫 아이들을 둔 부모들은 선배 학부모들의 조언을 참고해 아이들이 선생님을 존경하고 감사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가자고 뜻을 모았다. 한 학급의 경우는 선생님 사진을 그림으로 그리고 아이들이 카네이션을 전하는 작은 이벤트(?)를 기획하기도 했다.
그러나 스승의 날 이틀전 문제가 발생했다. 한 학부모가 교육청에 스승의 날 선물 문제로 민원을 넣은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민감한 학교는 비상이 걸렸다. 바로 다음날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을 발송해 일체 선물 금지를 알렸고 아이들 역시 꽃한송이 조차 마음대로 학교에 가져갈 수 없었다.
1학년을 둔 한 엄마는 『아이가 가져간 카네이션 마저 선생님이 돌려보내 너무 속상해 한다』면서 『아이들에게 이 상황을 어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울상을 지었다.
또다른 학부모는 『카네이션도 부담스러울 것 같아 아이가 길에서 산 작은 꽃 모양의 핸드폰 고리를 선생님께 드렸으나 그것 마저 받지 않으시더라』면서 조금은 당황스럽다고 말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아픈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려고 스승의 날 당일 학교를 찾은 학부모는 선생님으로부터 교문 출입을 저지당하기도 했다.
왜 이런일이 생겨야 하는 걸까?
아이들이 스승의 날 선생님께 존경을 표현하는 방법은 꼭 물건이 아니더라도 많다. 그러나 꽃 한송이, 사탕 한 알도 되돌려 보내는 선생님의 마음이나 영문도 모르고 되돌려받은 꽃을 다시 들고 집으로 와야 하는 아이들의 마음 모두 상채기가 났음은 틀림없다.
이렇게 생긴 상채기가 결국은 선생님에 대한 불신과, 학교의 교권 추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기우마저 든다.
많은 학부모들은 말한다.
이렇게까지 규제하고 단속하려면 차라리 스승의 날을 공휴일로 만들라고.
아니면 아예 기념일은 없애거나.
새터새바람
일그러진 스승의 날
sdmnews
2013-05-20 18:51
꽃 한송이도 부담스러운 불신, 교육에 영향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 상처만 남긴 기념일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 상처만 남긴 기념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