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기고
부처님 오신날 연등불은 왜 밝히나?
설산스님(백련자비원·사암연합회장)
2013-05-08 16:03
연등은‘마음의 어둠 밝히라’는 의미의 형상화
아기부처 목욕시키는 관불의식 통해 부처님 탄생 축복
설산스님
해마다 부처님이 오신날이 되면 절에서는 저마다의 소원이 담긴 연등을 답니다.
모양도 색깔도 다 다르지만 연등불에 담긴 의미는  무명과 어둠을 밝히는 지혜의 빛을 상징합니다. 등불은 어두운 밤과 같은 현실속에서 길을 잃고 헤맬때 밝혀주는 생명의 빛입니다.
살아가면서 욕망과 분노에 사로잡히면 이성과 사리판단력이 흐려져 현재 삶의 옳고 그름, 행복과 불행을 분별하지 못합니다. 어두운 무명속을 헤매는 것, 이것이 곧 어리석음이며, 이를 깨뜨려주는 것이 지혜의 등불입니다.

우리는 모두 중생입니다. 우리가 가진 재산, 외모, 아집에 가까운 주장, 그리고 세상의 그 무엇보다도 자신이 소중한 존재임을 아는 것이 바로 지혜입니다.
이때 우리는 비로소 부처님이 되는 것입니다. 개개인의 가족 구성원의 재산과 명예와 학벌, 외모가 아닌 바로 그 사람 자체가 소중하게 느껴지면 그 가정이 바로 극락정토가 되는 것입니다. 나의 가족과 이웃, 더 나아가 이 세상 모든 이들을 그렇게 바라보는 것이 바로 지혜입니다. 따라서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우리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생을 돌아보고 자신이 본래 부처임을 깨닫기 위해 등불을 밝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부처님 오신날 연꽃으로 단장한 연등을 밝히는 것일까요? 연꽃은 더러운 진흙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면서도 흙탕물에 물들지 않고 청정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웁니다. 그 모습이 마치 사바세계에 존재하는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에 비유되므로 불교를 상징하는 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또 무명속에서 깨달음을 성취하는 진리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연꽃은 불교의 이상적인 보살을 상징하기도 하는데 진흙속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듯 불자들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해 불국토를 이룩해야 한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현실의 어둠, 지나친 욕망으로 스스로를 결박하고 있는 마음의 어둠을 밝히고자 연꽃을 형상화한 연등에 불을 밝히는 것입니다.

또 부처님 오신날 주요 의식중 하나인 관불의식은 청정한 감로수로 아기부처님의 몸을 씻는 것입니다. 관욕이라고도 하는 관불의식은 옛부터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고 성불을 기원하는 의미로 행해져 왔습니다. 또 불자들은 물론이고 일반 대중들도 불교와 인연을 맺어 마음속의 번뇌와 속세의 때를 씻고 깨끗하고 맑은 생활을 하겠다는 다짐의 표현이기도 했습니다.
관불의식은 탄생불을 불단에 모시고 룸비니 동산의 화원을 상징하는 꽃바구니를 만들고 향향수 즉, 감로다를 준비해 스님과 신도가 함께 부처님 정수리에 부으며 부처님이 탄생하신것을 축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옛날 인도의 국왕이 왕위에 오를때 4대해의 바닷불을 그 정수리에 뿌려 축하한 의식에서 유래해 후에 수계자나 일정한 지위에 오르는 수도자의 정수리에 향수를 끼얹는 의식으로 변현된 것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탄생하실때 아홉마리 용이 깨끗한 두 줄기의 물을 뿜어내렸는데 한줄기는 따뜻하고 다른 한 줄기는 차가운 물로 아기부처님의 몸을 씻어주어 편안하게 했다 합니다.
이는 관불의 유래 뿐 아니라 부처님의 탄생에 대해 온누리와 삼라만상이 축복했음을 뜻합니다.
관불의식을 행할 때에 불자들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청정하게 하겠다는 자세로 지극한 정성을 기울여 관불의식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오른손을 위로 왼손을 아래로 가르키며 사자처럼 외치셨다. 「하늘위와 하늘아래 나홀로 존귀하도다(天上天下唯我獨尊) 삼계가 모두 고통스러워 하니 내 마땅히 편안케 하리라(三界皆苦我當安之) 그 아이가 바로 카필라성의 새로운 왕자 싯다르타만 중생을 구제하실 아기부처님」이라고.
부처님 깨달음의 핵심은 천상천하 유아독존입니다. 이 말은 모든 인간이 근본적으로 평등하다는 절대 평등의 선언입니다. 그리고 그것의 실천이 「삼계개고 아당안지」입니다.  우리를 편안케 해주는 실천이 없었다면 우리가 부처님을 알지도 못했을 것이고 설사 알았더라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 인생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은 누구의 것도 아닙니다.  우리 인생의 행복을 남에게 기대하고 집착해 맡겨버릴때 우리의 인생은 그의 것이 됩니다. 상대에 의해서 우리 자신의 행복이 좌우됩니다. 그러한 상대성을 떠날때 우리는 부처입니다. 그대와 나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부처입니다. 이것이 부처님의 선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