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교육
아이들을 안전 위해 마을이 나섰다
sdmnews 옥현영 기자
2013-04-26 09:29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토크콘서트 열려
2013 학교 이민홍 PD 등 각 계 패널 참석
왼쪽부터 토론회 1부 사회자인 김형태 교수와 패널로 참석한 이재엽 신연중학교 교장, 우상호 국회의원, 김병후 한국청소년재단 이사장.
2부 패널로 참석한 희망의 우리학교 최훈민대표(왼쪽)와 학교 2013의 KBS 이민홍 PD (오른쪽)
교육부 학생복지안전관 황현규 국장, 유은혜 국회의원

얼마전 한 청소년이 또다시 투신자살을 선택했다.
이처럼 끊이지 않는 학교폭력과 그로 인한 피해에 대해 지역사회가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서대문구 학교폭력예방 토크콘서트 「마을에서 학교를 말하다-학교폭력, 이제는 나서야 한다!」가 지난 18일 서대문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영상과 음악이 있는 토크콘서트는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 발표 1년이 지났지만 피해가 줄지 않고 있는 학교폭력의 정책 한계를 극복하고 근본적 개선을 위해 지역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싱어송 라이터 다온의 「얼마나 힘들었으면」공연으로 시작된 토크콘서트는 (사)한국청소년재단, (사)사회문화나눔협회, 학교와 청소년을 사랑하는 봉사연합이 주최하고 우상호, 유은혜, 김관영, 정호준, 김영환 국회의원이 주관했다. 행사장에는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을 비롯, 최보선 교육위원, 서부교육지원청 김승재 교육장, 서대문경찰서 박생수 서장, 각 학교 교장 및 학부모와 군산시의회 의원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토크콘서트는 1부 학교폭력의 원인과 현황에 대한 접근을 시작으로, 2부 학교폭력에 대한 지역적 모델 마련을 위한 방안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서울기독대학교 김형태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1부 패널로는 신연중학교 이재엽 교장, 우상호 국회의원, 김병후 한국청소년재단 이사장이 참석했으며 황인국 한국청소년재단 상임이사의 사회로 진행된 2부에 행사에는 IT영재로 불리던 고2, 학교를 자퇴하고 「죽음의 입시교육을 중단해 달라」며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100일 1인시위를 펼쳤던 「희망의 우리학교」 최훈민 대표와 「학교 2013」의 KBS 이민홍 PD, 교육부 학생복지안전관 황현규 국장, 유은혜 국회의원이 참가했다.

토론회 중 이민홍 PD는 『지금 토론회가 열리는 이 순간에도 꽃이 지고 있다』며 『2013 학교는 학교폭력 현실의 1%정도를 반영했을 뿐 실제 현장 상황은 더 심각하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탄식을 자아내기도 했다.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토크콘서트를 지상중계한다.

토크콘서트 1부 - 학교폭력의 원인과 현황

학교=대학진학의 코스화된 교육현실 문제
유대감 가질 수 있는 아이들만의 활동 필요

이재엽 신연중학교 교장

과거 학교 폭력은 조직적이고 의리를 이유로 한 타 학교와의 갈등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현재 학교는 과거와 다른 학교 폭력 양상을 띠고 있다. 최근 학교폭력의 특징은 첫째는 목격자가 있어도 신고를 하지 않고 둘째, 한 학생을 장기적으로 괴롭히며, 셋째, 선생님이나 학부모 그 누구보 인지하기 어렵고 넷째, 가해자는 영웅, 피해자는 수치심을 당하는 현상이다.

한 예로 한 학생은 자전거를 타고 뒤에 가방을 들고 한 학생이 뛰고 있었다. 두 학생을 불러 꾸준히 상담한 결과 가방을 들고 뛰었던 학생이 2년동안 지속적으로 노예로 길들여져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두 학생의 관계는 초등학교때 싸움에서 비롯됐으며, 싸움에 진 학생이 장난삼아 쓴 노예계약서가 2년간 이어진 경우였다.

결국 학부모들을 만났으나 가해학생의 부모는 “아이들이 그럴 수도 있지 이런일도 부모를 부르냐”는 자세로, 피해학생의 부모는 “학교는 그동안 뭐했냐?”고 반박했다. 이 경우 학교에서는 정말 난처한 입장이 된다.

김형태 교수

진단보다는 치료가 중요하고 치료보단 예방이 중요하다. 지킴이 선생님이 그 사실을 발견했다는 점이 중요한 것 같다. 이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김병후 이사장

학교폭력이 전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것은 2년 전 부터다. 그러나 정신과에서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으나 그때는 사회적 관심이 없었다. 학교폭력 피해자는 약하거나 소심한 특별한 아이들이 아닌 일반아이들로 전환되고 있고 이는 한국사회의 큰 문제다. 그러나 관계기관은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고 가해자가 될 수 있는 구조를 병리적 현상으로만 보기 때문에 해결이 어렵다. 과거에도 인류는 정상적이지 않은 구성원을 집단사회로부터 배척시켜온 경험이 있었다. 폭력이라는 형태가 아니어도 눈치를 준다거나 제외시키는 행위는 인류사회에 늘 있어왔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한국사회에서의 학교가 정상적 집단의 형태를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런 폭력이 끊이지 않는다고 본다. 학교가 집단화를 배우는 현장이 아닌 공부만 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체육 등의 단체활동도 없어 사회화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렇게 행동이 제한되다 보니 아이들 내면에는 분노만 차오르게 되고 「사설적 사회화」를 통해 공격성이 표출된다. 즉 학교속에서 배우는 정상적 사회화가 아닌 극단적 사회화를 배우고 피해학생을 교정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

우상호 국회의원
우리나라 학교는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코스일 뿐이다. 낮에도 함께 놀 친구가 없다 보니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풀 방법이 없다. 그러다 보니 학교폭력이 고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이제는 초등학교로 저학년화 됐다. 선진국에서는 도덕이나 윤리를 가르치는 과목이 없다. 이 모든 사회를 스포츠를 통해 배운다. 함께 몸을 맞대고 배려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또 핵가족화가 확산되다 보니 형제간 타협하는 방법도 배울 수가 없다.

이재엽 신연중학교장

과거에는 함께 어루어져 사는 방법을 집에서 배웠다. 그러나 지금 아이들은 서로 의견이 틀리면 배척을 하거나 상대를 비판하고 따돌린다. 이런 상황을 아이들은 혼자 해결하려고 하다 결국은 심각해 진 이후에 알게된다. 사실 학교에서는 아이들 보다도 학부모들이 더 무섭다. 자기 아이의 잘못을 인정하려들지 않는 학부모들의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

우상호 국회의원

어릴적 학교폭력을 당했던 경험이 있다. 힘센 아이가 내가 지나다니는 길목을 지키고 돈을 뺏었다. 고민하다 같은반에 싸움 잘 하는 친구의 도움을 받아 문제를 해결한 적이 있다. 지금 학교폭력이 가해자를 위주로 처벌하는데 이는 해결책이 아니라고 본다. 아이들 서로의 관계문제로 관계가 개선되지 않고, 사회적 폭력이 남아 있는 한 학교 폭력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재엽 신연중학교장

우리 학교는 지난해 서대문구의 지원으로 징검다리 교육을 실시했다. 신연중학교에는 특수학급이 2학급있는데 장애인에 대한 결벽증이 있는 아이가 있었다. 징검다리 교육으로 문화, 예술, 음악과 장애인체험학습을 실시한 결과 아이들의 마음이 변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처럼 청소년에 대한 관심은 교사나 교장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과 지역사회가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병후 이사장

폭력방지법 등은 예방적 조치로 이뤄져야 한다. 학교 폭력은 선생님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 소리내지 않고 있는 아이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 우리나라의 학교구조는 친구가 같은 편이 아니라 이겨내야 할 대상이다. 같이 놀고 같은 편이 될 수 있어야 하는데 경쟁만 하고 관계나 재미를 느낄 시간이 없다.

아이들도 스킨쉽을 해야 한다. 이때 스킨쉽이란 같이 이야기하고 놀고 함께 지내는 애착의 관계를 맺는 것이다. 하지만 부모들도 아이들이 친구와 노는 것을 막는다. 이렇다 보니 모두가 혼자인 경쟁사회에서 아이들은 혼자 고통에 둔감해지고 있다. 학교폭력을 근본적으로 막으려면 다수의 아이들이 조종자로 나서고 합리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위에 믿어주고 인정하고 칭찬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어려운 상황을 헤쳐갈 수 있는 탄력성이 생길 수 있다. 민음, 인정 지지가 학교폭력을 막아낼 수 있다.

토크콘서트 2부 - 학교폭력에 대한 지역적 모델 마련방안

세상은 사람이 바꾸고 사람은 교육이 바꾼다
폭력은 감시와 통제의 부재아닌 소통의 문제

황인국 상임이사

학교폭력근절대책이 발표된 지 1년이 지났다. 사안의 중대성이 심각하다 교육부에서 마련중인 대책은 무엇인가?

교육부 황현규 국장

교육부서의 업무는 타부서에 비해 힘들다. 자기 자식도 마음대로 못하는 것이 현실이고 사람을 다루는 교육의 문제를 다루기 때문이다. 정책에 대한 비난을 한다고 해서, 또 해결하겠다고 해서 쉽게 개선될 수 없는 문제를 안고 있다. 단 학교내 폭력을 줄여야 한다는 긴박감은 모두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인력과 사람의 문제인 만큼 함께 고민하고 해법을 찾야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7월 중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만들어 발표할 계획이며 그 중 하나로 학생자치활동을 통해 스스로 가해자와 피해자가 만나 해법을 찾는 장을 만들도록 주선하겠다. 과거 정부중심으로 위에서 아래로의 대책이 CCTV였다면 이제 학교현장의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하고자 한다.

희망의 우리학교 최훈민 대표

학교내 CCTV설치는 그만해야 한다. 최근 교육부가 고화질의 CCTV를 설치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해했다. 학교폭력은 감시와 통제의 부재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소통과 공동체의 부재로 빚어진 것이다. 학생이 학교의 주인이고 공동체임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폭력을 하지 말라면서도 교과부는 학생인권 조례에 태클을 걸고 있다. 학생의 인권이 존중되지 않는 학교가 결국 학생을 폭력으로 내몬다. 운영위원회가 학교를 운영하도록 하면서도 그 속에 학생은 배제돼 있다. 스스로의 문제를 학생이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유은혜 국회의원

용인의 비평준화 지역의 한 고등학교는 성적이 좋지 못한 아이들이 주로 가는 학교여서 지역에서도 주목받지 못했었다. 그러나 이 곳을 혁신학교로 만들어 볼 것을 제안하고 학생 자치활동을 지역과 학교가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아이들의 의견을 수렴했고 서서히 학교가 변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달라지자 학교가 변했고 부모들사이에서 그 학교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됐다. 지역사회에서 관심과 애정어린 노력으로 함께 문제를 풀어간 성공적인 사례다.

KBS 이민홍 PD

블루밴드운동이란 미국에서 시작된 운동으로 파란 밴드를 팔에 묶는 순간 비폭력을 약속하는 일종의 퍼포먼스다. 유치하지만 상당한 효과를 봤다. 아이들의 문제는 아이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른들의 시각에서 법칙을 만들면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학교폭력대책위원회가 열리면 보호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폭력문제가 해결되려면 교사들의 희생이 필요하다. 어떤 한 학교에서 5~6학년 담임선생님들이 1년간 학생들의 자치활동을 돕고, 사비를 털어가며 희생을 하자 아이들이 달라졌다. 학부모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집에서 배운 교육이 학교에서 나타난다. 따라서 학부모 교육도 중요하다. 단 학부모들의 교육을 활성화할 때 학교에 인센티브를 주던가 해서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 또 아이들의 사소한 한마디를 심각하게 듣고 대처해야 한다.

희망의 우리학교 최훈민 대표

지역에서 청소년이나 어린이들을 만나면 존대말 쓰시는 어른이 얼마나 있는가? 작은 것에서부터 인권존중이 시작된다. 폭력예방은 결국 인권존중이며 스스로 소중함을 깨우치게 해 주어야 한다. 아이들 사이에서는 폭력을 당했을 때 선생님께 말하지 못한다. 믿음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찍힐」까봐 두려워한다. 이런 문화를 바꾸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대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과연 청소년과 이야기해 만든 대책이 몇가지나 있는지 묻고 싶다. 청소년이 빠진 청소년대책의 실효성이 의문이다. 또 입시경쟁위주의 교육을 바꿔야 한다. 1등이면 무조건 해결되고, 이해되는 학교가 더 폭력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폭력을 쓰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황인국 상임이사

최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니 이는 아이들의 절규가 섞인 듯 하다. 이 문제에 동의한다. 학교자치 학생자치에 대한 교육부의 의견은?

교육부 황현규 국장

62년생 초등학교 5학년이 96만명이었다면 2002년 기준 같은 학년의 수는 절반인 47만명이다. 학생수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앞으로는 아이들의 진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 아이들이 성인이 된 후에는 서로 모셔가기 경쟁에 놓일 것이다.
따라서 변화에 따라 입시경쟁이 아닌 학력보다 능력중심의 사회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또 평준화세대를 겪은 아이들이 이제 곧 사회의 주류세대가 될 것이다. 앞으로는 아이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유은혜 국회의원

국장님의 생각이 다행스럽고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 된다. 그러나 아직 현실은 성적에 관심이 가장 많은 것이 사실이고 사회적 분위기 또한 그렇다. 내 아이만큼은 명문대학을 가야 한다는 것이 부모의 생각이다. 이런 의식의 변화가 중요하다.

학교폭력을 줄일 수 있는 센터를 단체장과 지역사회가 참여해 대책기구로 만들어 다양한 계층이 참여, 활동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작은 단위에서 실천적 대안들이 나와야 미래에 대한 기대도 바뀔 수 있다. 노력하면 행복한 학교 만들 수 있다.

KBS 이민홍 PD

오늘같은 좋은 의미의 행사가 한번의 모임으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 관내 학교와 교직원 모임을 통해서 지속적 노력을 하고 또 초중고 교직원의 직무연수 등을 통해 연속적이고 전문적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요청하신다면 무료 강의도 나서겠다. 내 일, 내 자식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관심이 없다. 또 서대문지역에 맞는 룰을 만들 수 있도록 맞춤형 해법을 찾아야 한다. 진심과 진심이 만나면 해결할 수 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고 사람을 바꾸는 것은 교육」이라는 말을 잊지 말자.

<정리 옥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