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물 흘린 「나」번들, 후보는 없고 기호만 남아
중선거구제의 도입으로 복수공천이 가능해지면서 열린우리당에서는 마, 바 선거구에 2명의 후보를, 한나라당은 라선거구를 제외한 모든 선거구에 2명의 후보를 세웠다.
유권자들은 이같은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해 열린우리당은 무조건 1번, 한나라당은 2번이라는 생각을 갖고 투표용지를 받았다.
하지만 1-가, 1-나, 2-가, 2-나 등 헷갈리는 기호로 인해 상단에 있는 1-가를 찍거나 양쪽 다 표시를 하는 경우가 생기는 등 「기호-나」의 피해가 심각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3인을 선출하는 마ㆍ바선거구의 홍길식 후보와 이기돈 후보를 제외하고 「나」번을 가슴에 단 후보들은 모두 탈락했다.
이 두 후보 역시 함께 당선된 「가」후보보다는 낮은 득표율을 보여 『가 후보가 유리하다』는 선거풍토를 실감케 했다. 기호는 국회의 의석이 가장 많은 정당순으로 매겨진다.
하지만 복수공천일 경우 이름순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나」후보는 더욱 억울할 수 밖에 없는 것. 개표를 지켜본 한 사람은 『기호는 이름순으로 정해졌으니 조상을 원망할 길 밖에 없다』는 우스갯소리를 남기기도 했다.
■ 서대문 최초 여성 구의원 탄생
열우 라선거구 서정순, 비례대표 오성자, 문군자 당선
관내 최초 여성 구의원이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라선거구의 서정순 후보와 비례대표로 선출된 오성자, 문군자 후보다.
열린우리당 서정순 후보는 선거 전 당으로부터 일찌감치 정략공천을 받아놨던 후보로, 라선거구 최태중(9328표/50.4%) 후보에 뒤를 이어 5787표(31.3%)를 얻어 구의원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서후보는 어린이집 운영위원의 제대로 된 역할을 이끌어내는 한편 구립 어린이집 최초로 비담임 주임교사제를 실시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서후보의 이런 노력으로 서대문 보육환경은 타 구의 모범 사례가 되기도 했다.
한나라당 오성자 후보는 서대문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을 지내면서 소외계층에 대한 봉사 및 여성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 개설, 건강이나 살림재테크 등에 관한 정기적인 여성강좌를 선보이며 지역발전에 힘써왔다.
문군자 후보 역시 열린우리당 서울시당 보육특위부위원장과 가정폭력 상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서대문구 1·2대 기초의원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한편 서울시의원 1선거구 역시 한나라당 김정재 후보가 당당하게 당선돼 여성파워를 실감케 했다.
여성과 정치는 별개라는 인식이 이제는 구시대적 발상이 돼버린지 오래다. 생활정치를 모토로 하는 여성들의 정치참여로 인해 구민의 속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해결하는 여성들의 섬세함과 꼼꼼함이 서대문 발전에 밑거름이 되길 기대해 본다.
■ 서대문 최초 5선 의원 탄생
마 선거구 김영일 후보, 2대1 경쟁률 뚫고 당선
서대문구 최초로 기초의원 5선 의원이 탄생했다. 마선거구 김영일 후보는 지난 1991년 의회가 개원했을 때부터 구의원으로 연속 당선된 바 있으며, 올 5.31 지방선거에서도 「1-가」의 행운을 안고 당당히 다섯번째 구의회 입성을 기다리고 있다. 마선거구의 경우, 3인을 선출하는 선거구임에도 총 6명의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어 2:1의 경쟁률을 보였던 곳이었다.
김영일 후보는 한나라당 서정수, 홍길식 후보에 이어 당선을 확정지으며 관내는 물론 서울시 최초 5선 기초의원이 됐다. 전국 시ㆍ도 광역의원 중에서는 전남도의원 여수 제1선거구 김종철(54) 후보와 광주시의원 남구 제1선거구 서채원(45) 후보가 각각 5선 의원으로 당선됐으며, 부산 동래구 제2선거구 조길우 후보 역시 5선 의원으로 당선되는 영광을 안았다.
■ 썰렁한 개표소 재미없는 선거
이미 확정된 결과…개표장 찾은 후보 적어
역대 가장 싱거운 선거로 기억될 5.31 지방선거. 한나라당의 독식으로 인해 가슴 졸이며 지켜봐야 하는 예전의 선거풍경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서대문구 내 모든 선거구에서 한나라당이 1위를 차지하고, 2위와의 표차가 평균 20% 가까이 나면서 결과를 이미 예측한 후보들은 개표장을 찾지 않았다.
매 선거마다 으레 있어왔던 당선 확정자의 만세소리나 축하인사는 이번 개표장에서는 볼 수 없었다. 『결과가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는데, 굳이 나와 볼 필요 있는가』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확정된 결과란 생각으로 개표장에 오지 않는 것은 오만한 행동』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