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부터 시큰거리는 이 치료를 받으러 대학선배가 운영중인 치과를 찾았다. 치료후 차 한잔 할시간도 없는 선배와 입구에서 『요즘 어때요?』라고 묻자 『호랑이 등에 올라탄 것 같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대한민국에서 열 번째 손가락 안에 드는 큰 치과를 운영중인 선배. 직원만 해도 수십명에 달하고 하루 내 밥먹는 시간 빼고는 종일 진료에 매달려야 할 만큼 환자수도 많은데 호랑이 등에 올라탄 기분이라니.
선배의 말처럼 기호지세(騎虎之勢)란 중도에서 그만둘 수 없는 형세를 뜻한다.
곰곰 생각해 보니 주위에는 호랑이 등에 올라타고 하루하루를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 호랑이가 유순하거나 난폭하거나의 차이일 뿐, 내릴 수 없는 등 위에서 사력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흔히 본다.
얼마전 운영중인 음식점의 매출회복을 위해 인근에 점포를 하나 더 낸 A사장님, 1년 전 건축 종합회사를 차렸으나 불경기의 지속으로 임대료 보증금도 다 탕진하고 고민중인 B사장님, 개업 5년째 이제 단골도 늘고 장사도 잘 되지만 남의 건물 임대 계약이 언제 끝나게 될지 몰라 전전 긍긍하는 C사장님 등 수 많은 자영업자들도 각자의 호랑이 등에 올라타고 있다.
공무원이나 직장인들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진급에 누락되면 누락 되는대로, 승진을 하면 하는대로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스스로에게는 매번 위기의 순간일 수 있다.
이 말의 유래에서 비롯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한 나무꾼이 칡넝쿨인줄 알고 호랑이 꼬리를 당기다 놀라 호랑이 등에 올라타게 된다. 내릴수도 계속 달릴 수도 없는 나무꾼은 살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호랑이를 끌어 안는다.
마침 한 농부가 밭에서 일하다 이 광경을 보고 『평생 땀 흘려 일해도 사는 게 이 꼴인데 어떤 놈은 팔자가 좋아 호랑이등만 타고 다니니 어디 살겠나?』라며 팔자타령을 하더라는 것이다. 사력을 다해 호랑이등에 올라타 있는 나무꾼이 농부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된 것이다.
내가 올라탄 호랑이의 두려움을 다른사람은 알지 못한다.
호랑이 등에 올라탔다는 위기감으로 나라를 세우는 영웅도 있지만 그 두려움에 못이겨 세상을 버리는 이들도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얼마전 누군가 SNS로 보내준 글귀가 떠오른다. 암을 치료하고 통증을 해소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호르몬중 하나가 「엔돌핀」이다. 웃거나 즐거울때 생성되는 엔돌핀은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 생활을 역설했었다.
최근 이 호르몬의 4000배효과를 지닌 「다이돌핀」의 효과가 발표됐는데 다이돌핀이 우리 몸에서 생성될 때는 바로 「감동」을 받았을 때라고 한다.
아름다운 노래를 들었을때, 풍경에 압도됐을때, 알지 못하던 진리를 깨달았을때 우리는 감동한다.
지금처럼 절박한 시기, 우리에겐 무엇보다 마음을 울리는 「감동」이 필요하다. 또 그 감동은 주변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다.
바로 지금, 내 주변을 둘러보자. 3월, 날 풀린 봄날, 호랑이들이 활동하기 전에….
새터새바람
호랑이 등에 올라타다
sdmnews 편집국장 옥 현 영
2013-03-12 14:16
위기의 순간을 사는 현대인, 자신만의 속앓이중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와 ‘감동’이 필요한 때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와 ‘감동’이 필요한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