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아들이 둘 있다. 작은 아들은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이고, 큰 아들은 이제 중학생이 된다.
작은 아들은 말썽을 자주 피우지만 때로는 그 녀석의 행동에 내가 새로운 것을 깨치는 일도 있다. 며칠 전 올 겨울 내내 야간 학교를 다니느라 너무 바빠 제대로 놀아주지 못했던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함께 외식을 하기로 했다.
외출하던 길, 나는 무심코 씹고 있던 껌을 『퇘!』하고 뱉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작은 아들도 오물거리던 껌을 길거리에다 『퇘!』하고 버리지 않는가?
순간 당황했다. 나의 작은 행동이 우리 아들에게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는 생각해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감정이 참 묘했다. 「나의 행동에 영향을 받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 매사가 조심스러워진다.
문득 순조 연간의 시인 이양연『「(李亮淵)」의 작품으로, 백범 김구 선생의 애송시라 해서 널리 알려진 「야설(野雪)」이란 시가 생각난다. 』 눈발을 뚫고 들판 길을 걸어가노니(穿雪野中去) / 어지럽게 함부로 걷지 말자(不須胡亂行) / 오늘 내가 밟고 간 이 발자국이(今朝我行跡) / 뒷사람이 밟고 갈 길이 될 테니(遂作後人程)” 앞선 자의 자취가 뒤따라오는 자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지침이 되는지를 새삼 새롭게 느끼게 되는 작품이다.
이제 곧 삼일절을 맞이한다. 3·1만세운동은 암울한 일제 식민통치에서 벗어나기 위한 우리 민족의 자주독립 의지를 세계 만방에 떨친 치열한 생존 운동이자 생명 운동이다.
우리나라 헌법 전문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로 시작한다.
이는 우리가 자유와 번영을 누릴 수 있는 것이 바로 선열들의 애국정신의 산물임을, 현재의 우리에게는 미래의 후손들이 선조의 얼을 계승ㆍ발전시킬 수 있도록 3·1정신을 전해줄 의무가 있음을 깨닫게 한다. 지난 역사의 교훈을 오늘날 잊지 않고, 그 가치를 미래에 전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기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최대 과제는 물질적 풍요로 인해 메말라 가는 정신적 풍요를 되찾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나라를 올바로 세우고자 했던 선조들의 공동체 정신을 기억하고, 나라사랑 정신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 사회의 정신적 구심점이 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가에 대한 자긍심으로 온 국민이 화합·단결할 때, 더욱 튼튼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의 미래가 건설될 것이다.
다시 또 새봄을 맞는 길목에서 빼앗긴 봄을 되찾기 위해 1919년 3월 1일 모두 하나로 뭉쳤던 선조들을 본받아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기고
해마다 오는 삼일절
김 상 우 서울지방보훈청 총무과 기획팀장
2013-03-04 20:05
서울지방보훈청 총무과 기획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