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재개되는 '특정건축물 정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오는 12월 17일 시행을 앞두고 있어 다세대·다가구 밀집지역이 많은 서대문구에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대문구는 위반건축물이 2900채에 달하고 있어 특별조치로 2000채 가까이가 양성화 될 것으로 보여 서대문구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319회 1차 정례회에서 강민하 의원(홍제1·2동 국민의힘)은 5분 발언을 통해 ”특별법은 시행후 단 18개월간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만큼 체계적으로 준비하지 않는다면, 민원 증가에 따른 행정혼선과 주민불편을 피하기 어렵다“면서 ‘원스톱 지원센터’마련을 촉구했다.
강 의원은 또 "불법건축물 양성화에는 부설주차장 확보와, 취득세 재산세 등 세금문제를 담당하는 세무부서 등의 유기적 연결이 필요한 만큼 주민들이 한 곳에서 원스톱으로 상담과 안내를 받을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특별법은 지난 5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한 달여 만인 6월 16일 관보를 통해 공포됐으며, 핵심은 2023년 12월 31일 이전에 완공된 소규모 주거용 위반건축물에 시행 후 2028년 6월 16일까지 약 18개월간만 사용승인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명시했다.
위반건축물 양성화 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대문구는 지난 2025년 8월 서울시 도시계획 조례개정으로 제2종과 제3종 일반주거지역 용적률 완화를 3년간 한시적으로 시행하기도 했다. 당시 488개소의 위반건축물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면서 혼선을 빚었다는게 강 의원의 지적이다.
적용 대상은 2023년 12월 31일 당시 사실상 완공된 주거용 특정건축물 가운데 세대당 전용면적 85㎡ 이하인 다세대주택 등 일정 규모 이하의 소규모 건축물로 건물용도가 전체 연면적의 50%이상인 주거용 건축물이다. 대표적인 위반 유형으로는 베란다·옥탑 확장 등 무단 증축, 근린생활시설을 주택으로 무단 용도변경한 경우, 내부 구조변경으로 가구 수를 늘린 이른바 '방 쪼개기' 등이 꼽힌다.
단 모든 위반건축물이 자동으로 합법화되는 것은 아니며, 용도·면적·구조안전·피난 및 방화·도로·주차장·토지사용권·완공 시점 입증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고, 건축사가 작성한 설계도서와 현장조서 제출도 필요한 만큼 대상 주민들의 혼선을 피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상태다.
광진구는 특별조치법을 앞두고 발빠르게 위반건축물 양성화 절차를 신속히 추진하기 위한 ‘원스톱 지원센터’를 12월까지 설치한다고 밝혔다. 해당 센터는 기존에 구가 운영하던 위반건축물 양성화 상담센터를 대폭 확대한 것으로 단순 위반건축물 상담을 넘어 부설주차장 확보 비용 및 세금문제 등에 대한 상담, 설계도서 및 현장조서 작성 등 포괄적 지원을 하게된다.
홍제동·홍은동·북가좌동 등 노후 다세대·다가구주택이 밀집한 서대문구의 경우, 반지하나 옥탑을 개조해 별도 세대로 임대해온 주택, 베란다나 필로티 부분을 막아 방으로 확장한 노후 빌라, 근린생활시설로 허가받았지만 실제로는 원룸으로 임대 중인 건물 등이 이번 제도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상반된 평가도 나온다.
찬성 측은 베란다 확장과 공간 증축 등 불법 개조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주택을 매수하거나 임차한 소유주가 이행강제금을 부담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는 점을 들어, 이른바 '선의의 피해자' 구제와 세입자·매수인의 재산권 보호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다. 또 위반건축물 표시가 사라지면 매매나 대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등에서의 불이익도 해소될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그동안 다섯 차례에 걸친 정리법 시행으로 49만 건의 양성화가 이뤄졌음에도 위반건축물이 지속적으로 발생해온 전례를 들어, 반복되는 양성화가 오히려 "위반해도 결국 구제받는다"는 학습효과로 이어져 향후 불법 증축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조안전이나 피난·방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건물까지 합법화될 경우 안전 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되지 못한다는 우려와 함께, 세대 수 증가에 따른 주차난 등 인프라 부담 가중을 걱정하는 시각도 있다.
또 특별조치법 시행 이전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구체적인 협의를 거쳐야 양성화 대상이 나오기 때문에 어느선까지 위반건축물 양성화가 가능한지 불확실한 상태다.
한편 이번 특별법은 2023년 12월 31일 이전 완공분에 한해 적용되며, 2024년 이후 발생한 위반 부분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서대문구를 포함한 각 지자체는 시행령 확정 이후 구체적인 신고 절차와 대상 기준을 안내할 예정이다.
<옥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