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대문사무국장을 지낸 이미정 의원은 발달장애 아들을 둔 엄마다. 아이가 아프다는 사실 하나가, 그녀의 삶 전체를 바꾸어 놓았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었다. 아이를 지키려는 마음이 그녀를 부추겨 세웠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 때로는 무릎을 꿇으면서까지 한 발 한 발 더 나은 삶을 위해 나아갔던 경험과 그 진심, 또 그녀의 추진력과 성실함을 인정한 지인들이 정치참여를 제안해왔다. 이미정 의원은 지금도 자신이 기초의원이 된 그 과정을 "운명이었다"고 떠올린다.
"장애인 정책이라는 것이 결국은 단체-행정기관-국가 등 조직과 조직이 각자의 역할을 원활하게 수행할 때 만들어지는 것이다 보니 공부하고 소통하는 일이 일상이었어요. 정치인은 아니었지만, 지금의 기초의원들과 비슷한 고민을 해 왔다고 생각해요."
아이의 삶과 직결된 문제를 붙들고 살아온 이미정 의원에게,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국회의원이 손을 내밀었다. "서대문을 장애인이 가장 살기 좋은 자치구로 함께 만들어 가자"는 한마디였다.
그 말은 오랫동안 혼자 감당해왔던 무게를, 어쩌면 더 가까운 곳에서 함께 해 나갈 수 있을 않을 까 하는 희망이 되었다. 그렇게 그녀는 기초정치에 첫발을 내디뎠다.
처음 의회 문을 열고 들어서던 날, 이 의원은 "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다짐은 곧 더 큰 열정으로 번졌다. 듣고 배우고, 질문하고 공부하며 서대문의 의원으로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안에서 솟구쳤다. 행정복지위원으로 맞은 첫 업무보고 자리, 그녀는 가장 많은 질문을 던진 의원이었다.
"그동안 많은 것을 경험했다고 생각했는데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서툰 제 모습이 부끄럽기도 했어요. 하지만 연구실로 돌아와 그 순간을 복기하며 다시 공부하고 배우는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이미정 의원에게는 발달장애를 가진 큰아들과, 초등학생이 된 비장애 딸이 있다. 한 집 안에 존재하는 각기 다른 세계. 그녀는 그 사이에서, 엄마로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장애아를 둔 부모는 단순히 그 아이만의 문제가 아닌 비장애 형제의 삶까지 보살펴야 하는 과정을 겪는다. 그 끝에 결국은 스스로 자립할 수 없는 발달장애아들은 국가가 보듬는 것이 결국 보편적 복지의 목표라는 생각이다.
이미정 의원은 서대문구의원으로서 성인이 되는 순간 오히려 집 밖으로 나가기가 더 어려워지는 발달장애인들의 주간활동을 지원하는 서대문구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를 든든히 뒷받침하고, 가좌권에 장애인 복지관을 유치하는 일에 힘을 보태고 싶다. 마포의 푸르메처럼, 장애인 시설이 누군가에게는 피하고 싶은 공간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충분히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만들겠다는 다짐이다.
4년 후, 이미정 의원은 '일꾼 이미정'으로 남고 싶다는 작은 바램도 전한다.
"이미정 의원은 진짜 일꾼이지"라고 인정받는 의원이 되기 위해 그녀는 오늘도 매일 의회로 출근한다.
<옥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