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의회 문화 만들어 위상 바로 세워야"
3선의원이지만, 첫 의장직을 수행중인 서호성 신임의장.
그러나 지난 8년간 누구보다 열정적인 노력으로 행정을 감시하고 예산을 챙겨온 서호성 의장의 다짐만은 선명했다. 정치입문 12년, 낙선의 시간도 있었지만, 9대와 10대 의회에 다시 입성하면서 어느덧 3선 중진의원으로 제10대 서대문구의회 전반기 의장에 선출된 서호성 의장은 취임 인터뷰에서 담담하지만 단단한 목소리로 앞으로의 4년을 그려냈다. 서호성 의장을 만나 신임의장에 대한 각오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당당하고 투명한 의회"…권한과 신뢰를 함께 세운다
"의장이라는 중책을 허락해 주신 서대문구민 여러분과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알아야 할 것, 결정해야 할 것, 만나야 할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지 새삼 놀라고 있다는 그의 고백에는 초심자의 겸손함이 묻어났다. 하지만 처음 의장이 되고자 했을 때 구민과 동료 의원들 앞에서 했던 다짐만큼은 여전히 또렷하다고 했다. "특정 정당, 어느 한 계파의 의장이 아니라 열다섯 모든 의원님 의장이 될 것입니다."
서 의장이 가장 먼저 꺼낸 화두는 '지방의회 본연의 역할'이었다. 지방자치단체의 중요 사항을 심의·의결하고, 집행기관을 견제·감시하며 주민의 뜻을 행정에 반영하는 일. 너무나 당연하지만 그만큼 무거운 책임이라고 했다.
그는 사무국 인사권 독립을 정착시키고 정책지원 역량을 끌어올려, 의회가 집행부와 대등한 기관으로 존중받는 '당당한 의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각종 자료를 최대한 공개하는 '투명한 의회'도 약속했다. 서대문구의회가 그동안 선도적으로 이어온 실시간 유튜브 중계, 공무국외출장 결과 보고회 등의 전통을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주민과 만나는 접점을 넓히다
정견발표에서도, 첫 개회사에서도 그가 거듭 강조한 목표는 하나였다. '주민과 함께하는 의회.'
이를 위해 온·오프라인으로 정책을 제안받는 '서대문구의회 정책제안센터'를 운영하고, 의회 홈페이지에는 누구나 쉽게 의견을 낼 수 있는 정책투표와 설문조사 기능을 도입할 계획이다. 주요 조례와 예산심의 전에는 간담회와 공청회를 여는 '주민발언제도'도 마련한다. 월 1회 '주민과의 대화'에 더해 청년, 어르신, 소상공인, 학부모 등 분야별 주민을 만나는 '특별 간담회'도 기획 중이다.
"우리 서대문구를 대한민국 최고의 주민참여도시로 만들겠습니다." 주민이 정책과 예산 전 과정에 참여하고, 지역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주민이 결정하고 행정이 실행하는 도시'를 그리는 그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그는 박운기 구청장의 취임 1호 결재가 '주민자치회 부활'이었듯, 구의회 역시 이번 임시회 1호 안건으로 주민자치회 조례 개정안을 지난 21일 최종 의결했다고 전했다. 조금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주민자치회의 새 출발이 '최고의 주민참여도시'로 가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여소야대 상임위 구성, 그리고 협치에 대한 고민
민주당 9석, 국민의힘 6석의 여소야대 구조 속에서 상임위 구성의 형평성 지적에 대해, 서 의장은 지난 9대 의회의 치열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위원장 자리가 회의 개폐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경험으로 터득한 만큼, 10대 전반기 상임위원장 3석이 민주당에게 돌아갔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는 "야당 의원과 협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여야를 떠나 제대로 일하는 의원의 편에 서서 목소리에 힘을 보태는 의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집행부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그는 균형감을 놓치지 않았다. 지난 4년간 집행부와 팽팽한 대척점에 서 있던 시간이 길었고, 그 과정에서 의회와 사무국 모두 상처를 받았다고 돌아봤다. "구의회는 집행부를 견제·감시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늘 적절한 긴장감을 갖고 균형을 맞추면서 나아가야 한다고 봅니다."
"청렴도 최하위" 오명, 최초 여초 의회에 희망 걸어
주민자치회 조례가 인원과 자격 요건에서 과거로 회귀했다는 지적에 대해 서 의장은 담담히 인정했다. 각 동별 주민자치위원 인원을 30명에서 50명 이상으로 확대해 인원 부족 문제를 풀고자 했다며, 다소 서둘렀던 감이 있었음을 솔직히 밝혔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들여다보고 다듬어 가겠다고 했다.
이중예산 지적을 받은 원내대표 제도에 대해서는 아직 공청회나 여론조사 등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과도기임을 인정하면서도, 청렴도 최하위라는 불명예에 대해서는 특별한 기대를 걸었다. "이번 10대 의회는 서대문구의회 최초의 여초 의회입니다. 여성의원들이 더 투명하고 의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성 의원들의 활동이 다양해지는 만큼,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며 투명한 의정활동을 만들어가겠다는 다짐이다.
"공부하는 의회"에서 "걷고 싶은 도시"까지
임기 중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자, 그는 회의자료와 교육, 출장, 업무추진비까지 더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의원들이 관심 분야를 깊이 연구할 수 있도록 '의원연구단체 활동'을 지원하고, '서대문구의회 아카데미'와 '전문 자문단 구성'을 통해 기후환경, 도시계획, 보건, 문화 등 주민 삶과 밀접한 현안을 전문가에게 배우는 자리도 마련한다. 의원들의 AI 활용 교육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그리는 서대문의 미래상은 선명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교육도시!", "대한민국 최고의 걷기 좋은 도시!" 서대문구가 가진 대학이라는 자산을 지역과 함께 성장시키고, 안산·백련산·궁동공원·독립공원·홍제천·불광천 등 어느 도시보다 푸른 자연환경을 더 가꿔가겠다는 구상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독립문과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임시정부기념관 등 서대문구가 품은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이야기했다. "독립민주주의 역사와 평화통일의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 이 역사문화유산을 교육, 축제, 관광자원으로 연계하며 평화통일의 미래를 다져가는 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정리 옥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