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연필 위에서 그림으로 이웃과 소통할 수 있을까?
닫힌 마음을 그림을 통해 치유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체험공간이 인왕시장 희망가게 내에 문을 열었다.
에루디컬처 하우스(대표 박도원)가 진행중인 「색연필 아리랑」은 색연필로 그리는 협동 그림작업을 통해 자기 치유는 물론 이웃과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박도원 대표의 직업은 건축가다. 직지사나 한국전력공사 대강당, 논현동 성당 등 그가 맡은 건축물만 100여점이 넘는다. 어린시절부터 화가의 꿈을 키워왔던 박 대표는 착한그림, 이웃과 소통하는 기법인 유성색연필을 이용한 시그닉쳐 리메이크 미술화법의 특허를 받기도 했다. 수년전부터 그가 꿈꿔왔던 한국만의 문화를 작은 색연필로 이루어 내는 작업을 시작한 것.
회사의 이름인 「에루디 컬쳐」는 「박학(博學,erudi)」과 「다양한 문화(Culture」)의 합성어로 그림사랑을 실천하고자 하는 박대표의 생각이 깃들어 있다.
색연필 아리랑은 체험을 원하는 이웃이나 친구, 동료 등이 둥글게 둘러 앉아 진행된다. 시그닉쳐(이름)을 중심으로 작업이 시작된다. 우선 하얀 도화지에 화이트를 이용해 이름을 쓴 다음 그 위에 색연필로 그림을 그린다. 그림에는 주제가 있다. 가을하늘이나 나무 낙엽 등이 그것이다.
그림을 그리면서 『강강수월래~』나 『아리랑~ 아리랑』노래를 부르며 옆에 앉은 사람에게 자신의 그림을 넘긴다. 그림을 넘겨 받은 사람은 다시 원하는 대로 그림과 색칠을 그리면 된다. 그림은 완성돼도 그 안에는 하얀색으로 자신의 이름이 남아있다.
이렇게 완성된 그림은 본인이 소장할 수도 있고, 박대표에게 리메이크를 의뢰해 액자로 간직할 수도 있다.
『이렇게 그림을 그리다 보면 재미있는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 옆 사람과 자연스레 어울릴 수 있습니다. 또 마지막 20분 동안은 자기 그림을 만드는 시간을 갖기도 하죠』
박도원 대표는 각 지역을 돌며 「색연필 아리랑」체험 작업에 동참한 아마추어 작가들의 작품을 리메이크해 현재 800점 정도를 소장하고 있다. 1만점이 되는 날 청계천 광장에서 전시를 계획중이다.
『앞으로 5년 정도면 1만점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작품구성에 참여한 시민들이 직접 본인의 이름이 담긴 작품을 보는 감회는 남다르리라 생각합니다』
색연필 아리랑은 「색칠 위에서 로마까지」라는 이름으로 이미 작은 전시회를 가지기도 했다. 병원이나 학교 등에 환자와 치매예방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됐던 그림들도 일반인들에게 선보였다.
『세브란스 병원의 환아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이 자신의 그림이 전혀 다르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열심히 참여했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혜담 김도연 디자이너는 말한다.
에루디컬쳐 하우스는 현재 마을기업으로 창업하기 위해 사업계획서를 만들고 있다.
참여를 원하는 주민은 인왕시장 희망가게에 마련된 택배물류센터 사무실을 방문하면 체험해볼 수 있다. 참가비는 1시간에 1만원이며 도화지와 색연필이 제공된다.
또 본인의 작품을 액자화 하고 싶다면 약간의 리메이크 비용과 액자 비용이 추가될 수 있다.
박도원 대표는 『본격적인 색연필 아리랑 사업을 위해 전업을 접고, 몰두할 예정』이라고 의지를 밝힌다.
(문의 3142-9929)
<옥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