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의회 서호성 의원(더불어민주당, 홍제3동·홍은1·2동)이 이틀에 걸친 5분 발언을 통해 박철준 서대문문화원장의 불투명한 선임 경위부터 재개발 사업 부당 개입, 아들 회사에 대한 거액 용역비 몰아주기까지 충격적인 의혹을 잇달아 폭로했다.
서 의원은 27일 먼저 박 원장의 선임 과정부터 문제를 삼았다. 문화계 경력이 전무한 박 씨가 이사직도 거치지 않고 갑작스럽게 문화원장에 앉혀졌으며, 총회 직전 회원 수가 4분의 1이나 급감한 사실을 근거로 "선임을 위한 사전 조치가 취해진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핵심은 박 원장의 재개발 개입 정황이었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박 원장은 지난 4월 1일과 2일 북아현3구역 조합 관계자들을 만나 전문관리인 선임 총회 개최를 주도적으로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이성헌 구청장의 뜻이라는 명목으로 전문관리인 선임을 종용하고, 6월까지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직접 요구하겠다고 발언했다.
박 원장은 문화원장 직위뿐만 아니라 아들이 국민의힘 구의원이라는 사실을 자랑하며 북아현3구역 기존 조합장 해임총회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실토했다. 심지어 해당 해임총회 동의서를 20만 원, 30만 원씩 돈을 주고 샀다는 충격적인 내용까지 녹취록을 통해 드러났다.
박 원장은 그 자리에서 즉석으로 이성헌 구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단 10분 만에 면담을 성사시켰다는 대목이다. 박 원장은 구청장이 "미리 (전문관리인)세 명을 심어 놨다"고까지 장담하며 구청장과의 긴밀한 관계를 과시했다.
서대문구의회 폐회 당일인 30일 발언에서 서 의원은 박철준 문화원장 관련한 금전 의혹의 구체적 실태를 추가 공개했다.
박 원장의 아들 박진우 구의원(국민의힘)은 아버지가 대표로 있는 ㈜풍익개발에서 2억 7000여만 , 원을, 박의원 본인이 대표이사로 있었던 ㈜진성그룹에서 1800만 원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재울7구역 조합이 발간한 2022년 총회 책자에는 진성그룹과 창조엠앤에이 명의 용역비 12억 6000여만 원이 장기 미지급금으로 적혀 있었다. 이 거액은 이후 법인명이 '제이원씨앤에스'로 바뀐 해당 회사에 2025년 일괄 지급됐다는 것이 서 의원의 주장이다.
2022년까지 가재울7구역 감사를 맡은 인물이 바로 박철준 원장이었다. 감사이자 실세인 아버지가 구의원 아들 회사에 용역을 몰아줬다는 이해충돌 정황이 명확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용역을 수행한 미르씨앤디·그린에코텍은 현재까지도 대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의원은 "이 모든 의혹이 밝혀지면 이성헌 구청장은 과연 얼굴을 들고 노후를 보낼 수 있겠느냐"며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경고했다.
박진우 의원은 314회 임시회 폐회 후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로, 9대 지방선거를 위해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서호성 의원의 5분 발언에 대해 "수년이 지난 일이고,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사항이 있다면 법에서 판단해 줄 것"이라며 "선거를 앞두고 제기된 문제라 당장의 대응은 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지난 5월 4일 더불어민주당 서대문갑 측은 출마를 준비중인 예비후보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서대문문화원장의 구정농단 규탄 및 사퇴를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서대문 행정의 공정성과 신뢰가 근본부터 무너지고 있는 현실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이 자리에 섰다."며 "최근 서대문구의회 서호성 구의원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드러난 박철준 문화원장과 그의 국민의힘 구의원 아들이 연루된 재개발 관련 일련의 사실들은 단순한 의혹 수준을 넘어, 행정 권력과 재개발 이권이 결합된 구조적 구정농단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서대문구의회를 통해 비리 의혹이 폭로되자마자 문화원장 아들인 국민의힘 구의원이 사퇴한 것은 몸통을 보호하기 위한 꼬리자르기이자 자신의 구의원 이해충돌의 법망을 피해 보려는 꼼수일 뿐"이라며 이에대한 서대문구청장의 대책을 촉구했다.
<옥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