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인터뷰
연희아트페어 기획자 황희승 아터테인 공동대표
sdmnews
2026-04-04 18:17
"연희동 골목, 골목이 예술의 언어로 살아 숨쉬는 열흘"
"편한 신발 신고 나들이하듯 오세요" 걷다보면 축제속으로
노름마치 길놀이로 시작 , 도슨트가 들려주는 갤러리 이야기
연희아트페어의 기획자인 아터테인 황희승 공동대표
지난해 연희 아트페어 현장
2026 연희아트페어가 4월 10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일대에서 열린다. 21개 갤러리와 공간이 참여하며, 도슨트 투어·라이브 공연·아트러버 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흘간 펼쳐진다. 지난 2020년 시작된 연희아트페어를 7년간 기획해 온 아터테인의 황희승 공동대표를 만나, 올해 페어의 방향성과 연희동이 가진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올해 연희아트페어를 한 문장으로 소개해 주신다면요?

A. 연희동의 골목 하나하나가 전시장이 되는 열흘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화이트큐브 안에 갇힌 예술이 아니라, 동네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예술과 마주치는 경험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번 축제는 듣고 걷고 보는 테마로 진행됩니다. 연희동 곳곳에 위치한 갤러리를 3파트로 나눠 도슨트들이 직접 갤러리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갤러리를 관람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 시작은 영화 ‘왕의 남자’에서 남사당패로도 출연했던 ‘노름마치’의 길놀이가 문을 열고 3번의 공연을 진행한다.
또 특별한 강사와 함께하는 강연행사도 진행한다.

Q. 연희동이라는 장소를 페어의 무대로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연희동은 오랫동안 예술가와 창작자들이 조용히 자리를 잡아온 동네예요. 상업화된 홍대 바로 옆에 있지만, 여전히 골목의 결이 살아있고 사람의 속도로 걸을 수 있는 동네라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2014년 임대식 대표님께서 공간을 오픈하고 , 지인들을 시작으로 하나 둘 자리잡기 시작한 갤러리들은 주머니돈을 털어 오래된 건물을 사서 갤러리로 변화시켰고, 아직까지 연희동 골목에 잘 버티고 있습니다. 그 느린 속도가 예술을 감상하는 방식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골목이라 전시가 진행되는 시즌에는 주차문제등의 어려움도 있지만, 시간이 흐르다 보니 주민들도 많이 이해하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Q. 올해 테마인 '열린 마음'과 '세상에서 가장 편한 신발'은 어떻게 도출됐나요?

A. 두 테마 모두 '걷기'에서 출발했어요. 투어 프로그램 이름처럼, 관람객이 부담 없이 동네를 산책하듯 예술을 만나길 바랐거든요. '열린 마음'은 어떤 사전 지식 없이도 작품 앞에 설 수 있다는 메시지이고, '편한 신발'은 말 그대로 몸도 마음도 편하게 오라는 초대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Q. 아터테인은 그간 어떤 활동을 진행해 왔나요?

A. 2020년 아터테인을 중심으로 ‘연희아트페어’를 열게됐어요. 처음에는 예산 없이 진행해오다 5회째부터 문화관광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더욱 풍성한 축제로 만들게 됐습니다. 
지난 2017년에는 서울문화재단과 서대문구와 협업해 “도깨비 예술마을이라는 지역활성화사업을 진행했고, 같은 해 서대문구의 지원으로 천변 아트페어를 열었으나 지속되지는 못했어요. 그래서 지역 아트페어의 참가비가 부담이 안되는 독일로 눈을 돌리고 2018년부터 독일 아트페어에 참가한 이후 2025년 9월 뒤셀도르프에 레지던시와 갤러리를 운영중입니다.
페어 기간 내내 전시를 운영하는 동시에, 아트러버 캠프 프로그램을 통해 관람객과 직접 대화하는 자리도 만들 예정입니다. 4월 10일 박서보 재단의 김종헌 아츠다 대표 토크를 시작으로 5번의 캠프가 진행합니다.

Q. 아트러버 캠프는 어떤 분들께 특히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A. 예술에 관심은 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이요. 갤러리 문턱이 높다고 느끼는 분들, 작품을 사고 싶은데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막막한 분들과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저희가 지식을 전달하는 자리라기보다, 같이 고민하는 자리에 가깝습니다.
페어 기간 동안 한 번만 와서 '봤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여러 번 와도 매번 다른 시각으로 경험할 수 있길 바랐어요. 세 가지 투어 루트가 서로 다른 테마를 갖고 있어서, 세 개를 다 걸어보면 연희동이라는 동네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Q. 음악과 미술이 함께하는 '소리따라 도슨트' 프로그램도 눈에 띄었습니다.

A. '길놀이' 개념에서 착안했어요. 국악 공연팀 김주홍과 노름마치와 함께 전통 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라이브 공연을 전시 감상과 동시에 즐기는 방식이에요. 시각과 청각이 함께 열릴 때 작품이 다르게 읽히거든요. 10의n승 갤러리에서 길놀이로 10일에 시작하고, 주말에는 초이앤초이 갤러리와 예술공간 의식주에서도 이어집니다.
편한 신발 신고 오세요. 진짜로요. 지도를 미리 외울 필요도, 예술사 공부를 할 필요도 없어요. 그냥 연희동 골목을 걷다 보면, 어느 순간 작품 앞에 멈춰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그 순간이 바로 연희아트페어가 만들고 싶은 축제입니다.

<옥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