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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찾은 공감과 나눔의 이색 프로젝트 ‘눈길’
sdmnews
2025-12-15 19:30
서울대학교 조소과 1학년 “집 떠나 온 풀들을 드립니다”
순수예술이 생활 속 사람들과 만나는 따뜻한 경험
연희동 주택가에서 펼쳐진 서울대학교 조소과 1학년 학생들의 이색 프로젝트 현장이다.
거리를 지나던 주민들이 '집 나온 풀들을 나눠드립니다'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거리를 지나던 주민들이 '집 나온 풀들을 나눠드립니다'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거리를 지나던 주민들이 '집 나온 풀들을 나눠드립니다'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초겨울에 들어선 지난 11월 연희동에서는 서울대학교 조소과 학생들의 이색적이고 특별한 프로젝트가 펼쳐졌다.
학생들이 준비한 프로젝트는 순수 미술인 조각이 생활속에서 사람들과 만남으로써 소통하는 이벤트였다.

연희동에서 초중고 시절을 보낸 학생 A씨는 『중화권 특히 대만 화교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연희동에서 만난 친구들 같은 공간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며 같은 문화를 공유해왔지만, 큰 의미에서는 타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느꼈다』면서 『특히 중화권 관광객들이나 거주민들이 많은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혐오의 대상이 될수도, 친구가 될수도 있는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해 가는 작업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작업을 통해 우선 여러 곳에서 자라고 있던 화분들은 공유마켓을 통해 구매해 각각의 식물이 어디에서 왔는지 출신지를 적고, 직접 화분을 보관할 온실을 디자인해 직접 만들어 식물 나눠주기 행사를 진행했다.
서울대 조소과 1학년 B학생은 『서로다른 화분에 뿌리내리며 각기 다른 동네를 고향으로 하는 60개의 화분을 모두 「Chinese Red」색상의 아크릴 물감으로 칠해 색이라는 틀로 묶었다.』고 설명한다. 각기 다른곳에서 왔지만, 같은 색으로 화분을 칠해 동질감을 갖도록 한 것은 작업의 시작이었다. 마치 다른 곳에서 왔지만, 한 문화권에서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화분에 담아낸 것이다. 

화분을 나눠줄 장소로는 대림동과 연희동으로 정했다. 중화권이나 조선족, 화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특성 때문이다.
학생들은 「집떠나온 풀들을 드립니다」 라고 적힌 입간판을 제작한 뒤 추운 온도를 견딜수 있도록 미니 온실을 제작했다. 

그 이유에 대해 『온실이라는 소재는 우리 작업의 핵심과도 결부된다. 우리 사회의 분위기도 요즘 바깥의 날씨와 같이 매서워지고 있고, 이런 혹독한 시선의 종착역인 이들에게 온실이 되어주고자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프로젝트 참여 학생들은 범주화, 대상화 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국적 물어보지 않기, 설문조사 하듯 모두에게 통일된 질문만 하지 않기 등 규칙을 정한 뒤 식물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관심있는 주민들에게 사람들은 가장 마음에 드는 식물을 고르기 위해 학생들에게 궁금한 점을 묻고, 답하며 서로에 대해 짧지만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연희동에서 만난 한 주민은 『첫사랑을 만났던 동네에서 온 화분을 선택했다. 단순한 화분일 뿐인데 선택하는 순간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가는 기분』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또다른 주민은 자신이 『고시공부를 했던 봉천동에서 온 화분을 골랐다. 그때 느꼈던 감정이 고스란히 떠올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화분에 색칠한 Chinese Red 색의 물감은 아크릴의 특성상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벗겨지거나 분갈이를 통해 아예 다른 화분으로 교체되며, 더 서로다른 모습으로 살아갈 것』이라며 프로젝트를 마무리 했다.

수많은 콘텐츠의 홍수속에서 외면받기 쉬운 순수미술에 대한 열정이 담긴 새내기 대학생들의 특별하고도 이색적인 도전은 예술이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따뜻한 시도가 됐다.

<옥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