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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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사람들신문 창간 32주년을 맞으며
sdmnews 발행인 옥 현 영
2025-11-25 15:02
32년의 동력, 몸보다 마음이 움직였던 시간
구글, 페이스북의 광고 독점속 종이신문의 도약
독자와 함께 1000호 앞 둔 묵묵한 항해 이어와
서대문사람들이 남가좌2동 사무실에서 첫 창간호를 냈던 1993년은 유난히 대한민국이 어수선하던 시기였습니다. 부산 구포역의 열차 전복사고가 있었고, 무장탈영병의 총기 난사사건도 있었습니다. 여름에는 아시아나 항공 733편이 추락했고, 가을에는 서해 훼리호 침몰 사건도 일어났던 한 해였죠.

반면, 지구의 반대편에서는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월드와이드 웹, 즉 우리가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무료 웹 소프트웨어의 소스코드가 무료로 공개돼 인터넷 대중화의 분기점이 됐던 한 해 였습니다. 지금의 유튜브나 인스타 그램, 아마존, 위키백과 등 각종 커뮤니티가 연결될 디지털 서비스의 시작과 서대문의 작은 종이신문의 시작이 같은 해에 탄생했다는 사실은 운명과도 같은 일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얼마전 국회에서는 한 해 한 해 악화되는 종이미디어의 지원을 위한 「미디어바우처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총 600조 규모의 광고 시장을 구글이 370조, 폐이스북이 225조로  독점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미국에서는 해마다 종이매체들이 문을 닫고 있으며, 지역언론들의 고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상황도 심각하긴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의 정기간행물 등록현황을 보면 2015년 이후 인터넷 매체가 총 1만2935개소로 10년사이 2배이상이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좁아지는 광고 시장 상황에서 한국에서는 지역이나 광역 단위의 종이신문 역시 소폭이나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세계적 흐름과는 역행하는 이상 현상입니다.

이런 현상은 어쩌면 반드시 필요한 지역의 정보들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데 따르는 현실을 반증하는 결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 정보의 홍수 속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소식들은 오히려 소외되거나 알려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앙언론은 정치이슈나 광역의 주요 소식은 반복해 보도하지만, 서울시 25개구 안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소식들은 접하기 쉽지 않습니다. 특히 서울의 경우는 보도의 편중이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서대문사람들신문 역시 포털사이트나 개인 SNS로 전달되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싣기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30년, 그러나 아직도 지방의원들이 어떤 활동을 하며, 어떤 뉴스들을 만들어 내는지 , 서대문 곳곳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는 그다지 관심이 높지 않습니다. 우리 생활과 가장 밀접한 사실들에는 더욱 둔감해 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현장에서는 매일 주민들의 민원이 발생하고, 지역의 문제가 있는 한 지방의회를 구성하는 의원들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역주민들의 활동은 어떤가요? 자발적인 봉사단체를 만들고, 다양한 체육동아리나 문화동아리 활동을 알리고 싶지만, 중앙의 언론은 관심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대문사람들을 비롯한 지역의 작은 언론들이 그런 소식을 찾아 기록하고, 남겨 두는 일은 가치로 따질 수 없는 소중한 일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32년전 첫 창간호를 내던 열정과 똑같다고는 장담할 수 없지만, 지역신문으로서의 사명감은 지금도 변치 않고 이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서대문사람들신문은 곧 1000호 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쯤이었습니다. 담임선생님이 1부터 1000까지 노트에 써오라는 숙제를 내 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숙제를 받을 당시 금방 끝내고 놀 수 있을거라고 장담했지만, 숙제를 하면서 1000까지 쓰는 일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늦은 밤까지 숙제를 하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아직까지 납니다. 단지 숫자만 쓰기도 힘들었던 1000번의 신문을 만드는 동안 서대문사람들이 지면을 통해 녹여내고 싶었던 이야기들과, 32년간 담아 냈던 기사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던 소중한 기록이었음을 장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록들의 주인공은 독자 여러분이셨음에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32년의 기록이 50년 100년으로 이어질수 있도록 앞으로도 많은 애정과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