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공연, 전시
시공 넘어선 원작에 투영된 우리시대 자화상 ‘죄와벌’
sdmnews
2012-09-13 16:52
오는 9월 20일 ~ 22일 서대문문화회관 대극장 공연 독특한 색채, 사실주의적 기법 초점 둬
좌와벌 공연 장면.

 서대문구도시관리공단(정일택 이사장)에서 운영하는 서대문문화회관이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명작 「죄와 벌」을 오는 9월 20일부터 22일까지 서대문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 연극은 그동안 서대문 지역의 정서와 관객의 눈높이를 맞추어 작품을 만들어온 서대문문화회관과, 회관 상주예술단체인 극단 사다리움직임연구소가 공동으로 제작, 인간의 내면세계를 정통 연극무대를 통해 사실주의적 기법으로 보여주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연출은 극단 사다리움직임연구소장인 연출가 임도완.

그동안 여러 형태의 무대를 통해 공연되었던 <죄와 벌>은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되어 왔지만, 인간의 내면세계와 심리적 흐름에 중점을 두고 신체 움직임의 언어로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 이는 특히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독특한 색채이기도 하다.

가난한 대학생 라스콜리니코프는 병적인 사색 속에서 인류를 위하여 사회의 도덕률을 딛고 넘어설 권리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여 사회악 같은 고리대금업자 노파를 살해한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는 죄의식에 사로잡혀 「인류와의 단절감」에 괴로워하는 비참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죄의식의 중압에 견딜 수 없게 된 그는 자기 희생과 고뇌를 견디며 살아가는 「거룩한 매춘부」 소냐를 찾아 자기 심정을 고백한다. 또 정욕을 절대화하는 배덕자 스비드리가이로프의 수수께끼 같은 삶과 죽음에 충격을 받고 마침내 자수해 시베리아로 유형된다는 것이 원작의 줄거리다.
<죄와 벌>의 배경은 1850년대다. 이 시기는 경제 공황의 여파로 러시아 경제가 극도로 어려웠던 때이며 소설 원작에는 당시 러시아 빈민들이 얼마나 비참한 삶을 살았는지 적나라하게 묘사되고 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이 작품을 통해 가난한 사람들의 삶과 더불어 러시아 지식인들이 가지고 있던 잘못된 생각들을 비판한다.

다수를 위해 소수는 희생해도 된다거나, 사회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범죄도 용서받을 수 있다거나, 자신의 생각을 믿고 행동했다면 뉘우칠 필요가 없다는 등의 생각에 화두를 던진다.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는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사회와 다수를 위해 살인을 저지르지만 그는 끝내 죄책감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자수한다. 그리고 결국 사회와 사람을 구하는 것은 진정한 사랑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도스토예프스키 당시의 러시아와 지금의 한국사회는 정치불안, 경제불황으로 인해 사회가 늘 불안한 표정 속에 우울하게 닮아 있다. 국민 누구나 윤택한 삶이 보편적으로 약속되는 이른바 자본주의적 공동선(共同善)의 가치가 휴머니즘적 도덕성을 무시한 채 장미빛 미래만 펼쳐보이는 오늘날의 우리 정치적 사회적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인, 재벌그룹 등 대한민국 1%의 상위 기득권 계층과 나머지 대다수의 국민들의 사회경제적 갈등으로 인해 계층간 부의 불균형과 노사 갈등으로 대표되는 지금의 우리 사회 분열 양상은 과도기적 혼란 속에서 피폐 양상으로 치달았던 19세기 러시아 사회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연극 <죄와 벌>은 19세기 중반의 러시아와 오늘날의 한국사회라는 공통된 사회상 속에 투영되는 인간 내면의 심리적 갈등과 휴머니티를 연극무대라는 프리즘을 통해 보여준다.

고리대금업자인 노파 알료나와 오늘날의 몇몇 부도덕한 재벌기업, 도덕적 휴머니티의 편에 서 있지 않은 우리 사회 지식인들에게 울리는 시대적 경종을 연극 <죄와 벌>은 울리고 있다. 이 연극은, 다시 말해 다수가 소수에 억눌려 꿈과 희망이 부서지는, 결코 투명하거나 바르지 못한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다.

이번 공연은 12세 이상 관람이 가능하며 사다리움직임연구소가 주최하고 (재)서울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한다. 관람료는 정가 1만5000원이며 국가 유공자 및 장애인은 7000원, 일반 할인권 소지자는 1만2000원, 서대문문화회관 파트너 회원은 1만원, 65세 이상과 단체 20인 이상은 6000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단체 20명 이상은 5000원에 관람이 가능하다.


티켓링크 1588-7890 www.ticketli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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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문화회관 현장 360-8560 www.sscmc.or.kr/cultur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