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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한국 꽃가꾸기 운동본부 꽃밭요정 이만섭 본부장
sdmnews
2025-07-05 12:57
길가 예쁜 꽃밭 15년째 돌봐 온 '숨은 손길'
꽃가꾸기 운동본부 발족, 회원만 2000명 꽃심기 통해 행복 전파
이만섭 본부장, 무료로 꽃씨 나누며 행복한 인생 이모작 실천해
15년째 서대문 곳곳 빈 땅에 꽃시를 뿌리고 가꿔온 이만섭 씨가 만개한 접시꽃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꽃이 피고 있는 메리골드
이만섭씨가 심어 꽃밭이 된 통일로 주변과 서대문 각 지역의 틈새 꽃밭이다.
이만섭씨가 심어 꽃밭이 된 통일로 주변과 서대문 각 지역의 틈새 꽃밭이다.
무료로 나누고 있는 꽃씨 상자.
최근 서대문구가 보도자료를 통해 홍은사거리 부근 「통일로 510」 일대 가로변 24군데에 일명 「한뼘정원」을 조성했다고 알렸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한뼘정원의 시작은 익명의 한 시민이 가로수 아래 빈땅에 꽃시를 뿌려 아름다운 꽃이 만개해 이 시민의 소박한 뜻을 기려 가로수 밑 철제 보호판을 걷어내고 기존 접시꽃에다 백합, 리아트리스, 에키네시아, 옥잠화, 가우라 등 다년생 초화류를 심어 사계절 내내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선사할 수 있도록 했다는 내용이었다.

서대문 곳곳에 꽃씨를 뿌려온 익명의 시민은 다름아닌 지난 2023년 서대문사람들신문이 인터뷰로 만났던 「꽃밭요정 이만섭 씨」다.
올해로 15년째 서대문구 틈새 화단을 아름다운 꽃밭으로 가꾸고 있는 이만섭 씨는 『도로인근 흙밭이나 가로수 아래 를 그대로 두면 잡초들이 무성하게 자라 보기도 좋지 않지만, 사람들이 일일이 제거해야 하는 수고로움도 있다』면서 『이 곳에 꽃씨를 뿌려두면, 잡초는 사라지고, 계절별로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 길을 오가는 시민들에게도 행복함을 전한다』며 꽃씨뿌리기이 이유를 전한다.

꽃밭요정 이만섭 씨가 꽃씨를 전파하고 있는 이유는 그의 경력에서도 찾아볼수 있다.
이만섭 씨는 청년시절 4H운동을 시작으로 전국농업기술자협회 서울시연합회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대한민국 농업계에 평생을 몸담아 왔다. 그 후에는 농업신문사 사장을 거쳐 농촌여성신문을 창간해 대표이사로 활동해오다 은퇴했지만 농업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져왔던 그는 현재 전국농업기술자협회 서울시 연합회장, 농촌여성신문사 고문으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문화포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꽃가꾸기를 홀로 묵묵히 이어온 15년이의 결실이었을까?
지난해에는 「한국꽃가꾸기운동본부」를 만들어 전국회원만 2000명이 넘는 규모가 됐다.
『꽃이 피고 난 뒤 거두어 놓은 꽃씨와 구근을 지인들에게 나눠주다 보니, 협회를 만들어 활동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은 전국에서 뜻을 같이하는 회원들이 도심과 빈 화단 등에 꽃씨를 뿌려 가꾸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서대문에는 홍제동 남양아파트 앞 도로와 홍은4거리 산골고개 통일로 양방향 도로, 벽산아파트 뒤 공원로, 풍림아파트 앞과 뒷길, 놀라운 은혜교회 화단, 국민은행앞 인도 25개 나무상자, 북한산 둘레길 족구장 부근, 연희동 홍연2교 화단, 무악동 현대아파트 도로변 등 그의 발길이 닿는 곳곳에 꽃들이 하나둘 꽃망울을 피워내며 가을까지 아름다운 꽃밭으로 태어나고 있다.

진딧물 등 해충이 생길 때면 서서울 농협 조합원인 그는 퇴비와 액비를 사서 가방에 넣고 다니며 꽃밭을 관리한다.
이런 정성이 전해져서였을까? 이만섭 씨의 꽃 가꾸기에 동참하는 주민도 하나 둘 늘고 있다. 홍제동 풍년갈비 정돈석 대표와 우정축산 김병억 대표, 홍은동 주민 김준순 씨, 홍은4거리 야쿠르트 박순녀 판매원과 더샵아파트 노인회 고대성 총무 등이 그들이다.
곳곳에 뿌려지는 꽃들도 다양하다. 칸나부터 접시꽃, 나리꽃, 메리골드, 금계국, 백일홍 등 형형 색색의 꽃들이 서대문을 물들인다.

서대문에서 30년 넘기 거주해온 이만섭 씨는 『꽃씨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택배비만 부담하면 모두 무료로 보내드리고 있다』면서 지난해부터 1000명 넘게 꽃씨를 나눴다.
씨앗과 달리 구근으로 피어나는 칸나의 경우는 구근 3개씩을 포장에 전달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꽃씨가 심겨진 길을 산책하며 빈 땅에는 꽃씨를 뿌리고, 오후에 다시 한번 꽃길을 순서대로 돌아보며 하루일과를 마무리한다는 이만섭 씨는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곳에는 메리골드를 양지바른 곳에는 접시꽃과 칸나 등을 심는다.

얼마전 서대문구가 통일로 부근 가로수 아래 화단을 조성해 주어 꽃밭이 되었다며 기뻐하는 그는 매일 출근하던 일상에서 이제는 서대문의 꽃밭요정으로 그가 만들어놓은 꽃길을 산책하며 새로운 즐거움을 얻는다.
『구근을 캐고 꽃씨를 받아 베란다에 잔뜩 펼쳐놓고 말리려니 잔소리를 하던 아내도 함께 산책길에 나섰다 피어난 꽃들을 보곤 이제는 말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름도 모르는 익명의 시민의 손길로 피어난다던 길가의 이름모를 꽃들은 이만섭 씨 인생의 또다른 자산이 됐다.

 『꽃을 보며 화를 내는 사람은 없지요. 골목골목 틈새에 시멘트를 뚫고 자라는 꽃들을 보며 힘든 시기를 잘 견뎌내는 꽃들의 응원이 전해지길 바랍니다』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모르는 사이 누군가의 노력으로 소소한 행복을 만나게 된다. 
길가에 핀 아름다운 화단이 주는 희망과 응원의 목소리가 7월을 힘차게 시작하는 에너지가 되길 바라는 이만섭 씨의 소망이 서대문구에서 서울로, 서울에서 전국으로 널리 널리 펴져나가길 기대해본다.

<옥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