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새터새바람
첫 단추가 중요한 이유
sdmnews 편집국장 옥 현 영
2012-09-06 17:06
마을만들기, 정치활동가 주도적 참여로 본뜻 희석우려
문어발식 참여, 과거 직능단체의 다른 모습 지적도
요즘 서울은 그야말로 「마을만들기」열풍 속에 있다. 곳곳에서 회의가 이어지고 SNS를 통한 열띤 토의와 구체적인 대안들이 하나씩 모색되고 있다.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2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으니 오래전 부터 「마을」이 부각되고 지금과 같은 활동이 시작됐어야 했다. 또 그 마을속에 자신의 분야에서 열심히 일해온 숨은 인재들이 지역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쏟아부을 장들이 마련됐다면 지방자치는 지금보다 더 많은 발전을 했을지 모른다.

늦은감은 있으나 이제라도 마을의, 서울의, 서대문의 특색이 드러난 마을사업들이 제자리를 찾아가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하지만 「마을 만들기 사업」의 열풍과는 달리 사업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부족하다. 실제 원뜻과 달리 호도돼 전달되기도 하고 기존의 지역 단체들과 융화되고 섞이지 못해 불협화음이 나오기도 한다.

 또 그 안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주민들의 직업이나 정체성은 큰 상관이 없으나 일부 정치권 인사들이 마을만들기 사업의 중심에서 활동하고 주도적으로 이끄는 모습은 민간에게, 주민에게 정책을 맡기겠다는 기존 취지와 벗어날 뿐 아니라 마을만들기 사업에 대한 본뜻을 희석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게한다.

마을만들기 사업을 최초로 제안, 현재 서울시의 시장정책자문을 맡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민건동 씨가 지난 8월 중순경 홍은2동 마을공동체 「꿈틀」을 찾았다. 그는 『현재 총 98개의 마을공동체가 활동중이며 이 공동체들이 지속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자생력도 갖추어야 하지만 지역단체들과 호흡해 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또 그는 『이미 활동중인 주민자치위원회에 소속돼 일하는 것도 지역과 함께 하는 또다른 방법이며 갈등의 소지를 줄일 수 있다』고 충고한다.
하지만 최근 서대문에서 진행중인 마을만들기 사업의 현장을 들여다 보면 주민참여예산위원이 마을만들기 사업에 참여중이고, 마을기업도 운영하고, 마을미디어도 관여하며, 또 마을공동체에서도 활동중이다.

관선구청장 시절 직능단체 여러곳에 문어발처럼 가입해 활동하던 현상이 똑같이 재현되고 있는 듯해 항간에는 「선거조직」이 아니냐는 우려들도 나온다.

마을만들기 사업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옛말에도 있지 않은가? 「첫 단추를 잘 꿰어야 된다」고.
이런 시점에서 활동가들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선도적으로 새로운 마을의 역사를 만들고 있는 주민의 열정이 몇몇 사심가에 의해 퇴색되지 않길 바란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말처럼 「마을공동체 사업이 서울의 미래를 바꾸는 패러다임」이 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을수는 없을 것이다.

「서울에는 서울이 없다」는 뼈아픈 지적을 「마을」을 시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잊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