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행정
기숙사 필요하다면 부지는 대학이 제공해야
sdmnews 옥현영 기자
2012-08-16 16:18
주민 - 물새고, 하수 막혀도 재건축 못해 “사업 반대”
문 구청장 - 4층 높다면 3층까지 양보, 대안 제시를
서울시 - 촌각다투는 사업아닌데 억지로 할 이유 없어
지난달 30일 서대문구청 기획상황실에서 열린 연희동 대학생 임대주택 사업을 위한 용도지역 변경관련 주민간담회 현장.

연희동 105-8번지 일대 대학생 임대주택 건립을 위한 도시계획 변경관련 주민간담회가 지난 31일 서대문구청 기획상황실에서 진행됐다.
지역주민 30여명과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관계공무원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간담회는 교육지원과 김동채 과장의 자료설명으로 시작됐다.

김과장은 ppt자료에 따라 『지난 2009년 9월부터 서울시 SH공사가 대학생 임대주택 사업현황을 조사, 서울지역 다가구 주택을 매입, 저소득층 대학생에게 총 903실의 임대주택을 공급해왔다』고 설명하면서 『앞으로 2014년까지 2103실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2011년 3월 서울시 주택정책과에서 대학생 임대주택 신축부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서대문구 연희동 105-8번지와 50-3번지를 구가 제안했고, 시가 임대주택 사업 투자심사를 실시한 결과 105-8번지가 적합한 것으로 보고 받았다』고 추가로 설명했다.
연희동 일대 대학생 임대주택 설립 계획은 도시관리수립, 주민의견청취, 구의회 의견청취까지는 완료된 상태다.

그러나 도시관리계획 용도지역변경과 관련 주민반발도 만만치 않다.
먼저 장희빈 이궁터로 알려진 연희동 105-8번지 일대 공영주차장 총 1636.4㎡에 공동주택을 짓기 위해서는 제1종 주거지역에서 제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종을 2단계나 상향해야 하는데 그간 수많은 요청에도 서울시가 용도지역변경을 불허해왔으므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문석진 구청장은 『공터에 주차장으로 운영돼 오던 현재 105-8번지일대에 대학생임대주택을 짓는 것은 서울시의 정책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서울시 도시계획심의위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짐작할 수 없고 도시계획심의위가 용도지역 상향과 관련한 반대의견을 낼 경우에는 임대주택사업도 진행할 수 없다』고 설명한 뒤 『주민공람결과 대체적인 민원은 첫째 공터인 지역에 4층짜리 임대주택이 건립될 경우 조망권과 소음으로 인한 불편이 야기된다는 내용과 1종 전용지구로 돼 있는 인근지역이 형평성이 어긋나고 재산상의 불이익이 있다는 내용이 대부분인 것 같다』면서 『그러나 이 지역은 주변지역과 고려할 경우 3층까지는 올려도 일조권 등 주거피해가 최소활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판단이 있고, 혹시 대학생 임대주택을 건립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땅이 부족한 서대문에 이 곳에 어떤 형태든 다른 건물을 지어 이용해야 하는 상황인만큼 주민들이 대안도 제시해 달라』고 제안했다.

이에 주민 김정술 씨는 『용도지역변경과 관련된 구의 행정처리 자체에 문제가 있다. 어떻게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주민에게 알리지 않고 추진해 왔는가?』라고 질문하며 『서울시가 공공사업이라는 명분하에 추진중인 사업이라고 하더라도 주민에 피해를 주면서 강행하는 것은 속임수 행정』이라고 반발했다. 또 김씨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장희빈 이궁터인 연희동 105-8번지를 대학생임대주택 사업지로 추천한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고 질의했다.

이에 문 구청장은 『서대문은 구유지를 많이 갖고 있지 않고 또 이 곳을 문화적 공간으로 복원하기 위해서는 역사적 고증이 없었던 곳이었다.』고 설명하면서 『연희동 일대는 종상향을 서울시에 수차례 건의했으나 한건도 통과되지 못한 곳으로 공적인 사업을 통해 이 곳이라고 종상향을 한다면 앞으로 인근지역으로의 종상향 가능성도 있지 않겠는가?』라고 설명했다.

연희동에서 25년을 거주했다는 한 주민은 『이번 사업에 있어 주민의 입장을 배려한 행위는 전혀 없었다. 이 설명회조차 형식적으로 하는 것이라는 느낌을 받는다』고 지적하며 『공람기간도 15일로 너무 짧고 우리 주민들은 서대문구가 보낸 쪽지 한 장 받아본 적이 없어 황당하고 무시당했다는 느낌』이라고 항의했다.

또 한 여성주민은 『89년부터 이 곳에 거주했다. 현재 공용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105-8번지에 이전에는 기와집과 말구유간이 있었는데 어느날 보니 공용주차장이 됐더라. 만일 구가  연희동 주민을 위한 공공시설을 만드는 사업을 한다면 이해가 간다. 시에도 이같은 의견을 접수해 주민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달라』고 건의했다.

주민과 함께 설명회장에 참석한 김재관 서대문구의회 의원(연희동)은 『이 지역은 은하아파트와 효성빌라가 사실상 재건축 상황임에도 토지규모가 안돼 사업이 보류된 곳이다. 주민 입장은 이 공터를 매입해 재건축을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대문구가 주민의견도 수렴하지 않은채 용도변경부터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임대주택 건립을 위한 전초단계가 아닌가? 사업 초기시점부터 주민의견을 수렴해 반대가 많다면 아예 계획을 수립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입장을 개진했다.

문석진 구청장은 『이 사업을 마치 구가 주민을 속인채 몰래 진행하려 하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구가 이 내용을 속일 이유가 전혀 없다. 단지 가장 대학이 많은 서대문구가 시의 사업에 동참해야 한다는 공적인 책임감 같은 것이 있었고, 주민이 반대하는 이유를 듣고 사업을 조정해 가기 위해 이같은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땅도 없는 서대문구에서 좋은 공터가 있으면 활용하는 것이 맞다. 주민들이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 정책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 주민은 『우리는 공영주차장 맞은편 단독주택에서 살고 있다. 집의 옆과 뒤가 모두 5층짜리 건물로 싸여있어 만일 앞쪽인 공영주차장자리에 4층짜리 임대주택이 건축된다면 우리집은 낮아서 우물같은 형태가 될 것이며 매매도 더 어려워 질 것』이라며 하소연했다.

또다른 주민은 『연희동지역이 홍제동 간호대가 가까운가? 아니면 서강대가 가까운가? 지하철도 없고 교통여건도 편리하지 못한 연희동에 대학생 임대주택을 짓는 것은 연세대학생을 위한 것인가?』라고 묻고 『정말 대학생 임대주택을 지어야 한다면 부지만 33만평을 보유한 연세대학교가 땅 200∼300평을 기부하고 서울시에 건물을 지어주면 간단히 해결될 일이며 땅도 없는 우리구가 굳이 땅을 내놓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서대문구는 대학생 임대주택 문제를 두고 앞으로 주민과의 간담회를 한 차례 더 가진 후 사업추진여부를 확정지을 계획이다.
한편 대학생임대주택 사업을 추진중인 서울시 주택정책과 주거복지팀 담당자는 『대학생 임대주택 사업이 시간을 다투는 급박한 사업이 아닌 만큼 주민들이 반대가 심하다면 서울시에서도 굳이 억지로 추진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옥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