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을 위한 일이라면 누가 뭐라해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고 자부하는 홍성덕 의원. 그는 외국의 선진사례를 돌아보며 장점을 도입해 구 행정에 활용하는 「벤치마킹」의 전문가다. 실제로 그렇게 추진한 사업들이 많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편집자주>
Q 2대와 4대, 4년간 의정활동을 펼쳐왔는데 그 소회를 밝혀달라.
A 4대에 들어와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스스로 성숙해진 것도 있지만 생활속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며느리가 생기고, 손주가 5명이나 생겨서인지 약간 유연해진 느낌이다. 2대 때는 구청 직원들에게 냉정하고 무서운 의원으로 낙인찍힐 정도로 냉철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무조건 무섭고 악하게 한다해서 일이 잘 해결되고 좋은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행정사무감사 등 냉정한 일처리가 필요할 때도 공무원들을 다그치다 보면 손주들 얼굴이 생각나 멈칫할 때가 많았다. 그렇다고 감사를 소홀히 했다는 뜻은 아니다. 소신을 지키되 2대 때보다는 유연하게 처리하도록 노력했다.
Q 의정활동을 해오면서 꼽을만한 사업들을 소개해달라.
A 명지대 사거리에서 홍남교 거리에 삭막한 겨울풍경을 바꿔 사시사철 푸르도록 메타세콰이어를 심었다. 이 나무는 1년에 10㎝도 크지않아 주변상가의 간판을 가릴 일도 없을뿐더러 낙엽이 없어 청소인력이 필요없다. 4000만원의 예산 편성 시 과연 공해에 견딜 수 있을 것이냐, 식생에 맞을 것이냐 등의 문제를 놓고 모두들 우려했으나, 지금도 잘 자라고 있다.
대전 이남에만 심게 돼 있는 메타세콰이어가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은 연세대 뒷산에 살아있는 것을 보고 확신을 갖고 심도록 했던 것이다. 오는 3월경에는 플라타너스를 모두 뽑고 사이사이 감나무, 사과나무 등의 유실수를 심도록 해 명물거리로 만들 계획이다. 또 다른 성공사례는 살수차의 도입이다. 스위스와 영국에서 힌트를 얻은 것인데, 스위스는 몇 시간에 한번씩 강물을 끌어올려 도로의 먼지를 씻어내리고 영국은 리어카 만한 차를 개발해 인도를 청소하고 있었다. 소방차 만드는 곳에 가서 직접 그림을 그려 만들도록 했다.
당시 서울 시장이 관심을 갖고 각 구청에 하나씩 제공하도록 했으며, 우리 구에는 두 대가 있다. 도로의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기능과 함께 소방차 역할도 하고 있다. 소방차가 들어갈 수 없는 좁은 골목에도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제작됐기 때문. 이외에도 공공건물을 청소하는 등 다목적용으로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 인도는 외국과 달라 보도블록이 패인다는 단점이 있어 아쉽다.
Q 4대 임기동안 가장 보람된 사업이 있다면?
A 남가좌2동 현대아파트 중앙로의 도로폭을 줄이고 인도를 대폭 넓힌 사업이다. 구청장, 시의원, 소방서 서장까지 모두 반대했고, 주민들은 구청 앞에서 반대시위까지 벌였으나 1억 8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소신을 가지고 집행했다. 그만큼 필요한 사업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국이 차로보다 인도가 넓은 것을 보며 의아해 했는데, 민주국가는 사람중심이라는 영국인들의 말이 나를 부끄럽게 했다. 그말이 너무도 당연한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반대를 무릅쓰고 사업을 진행, 어려움이 따르긴 했지만 사업이 완료된 후에 모두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참 보람을 느꼈다.
Q 의정활동을 하며 주력해온 일은 무엇인가?
A 7개년 계획으로 진행중인 백련산 수종개량에 주력해 현재 1/10정도 진행된 상태다. 기존에 백련산에 심어져 있는 은사시나무는 꽃가루를 날리는 주범으로 인체에 해로울 뿐더라 냄새도 고약했다. 이것을 벚꽃나무, 상수리나무 등으로 대체하고 있으며, 다양한 수종을 심도록 하고 있다.
Q 남·북가좌동 일대는 뉴타운이 가장 큰 이슈이다. 어떻게 보는가?
A 의회에서도 언급한 바 있듯이 우리구의 뉴타운은 문제가 많다. 뉴타운이란 것은 신도시다. 현재 뉴타운사업은 조각조각 쪼개진 상태로 진행되고 있다. 이것을 어떻게 뉴타운이라 할 수 있는가? 또, 성북같은 경우 40층 규모도 가능하다는데 우리는 최대한 끌어올린 것이 20층으로 그 이상의 높이로 계획하는 지역이 거의 없다. 뉴타운은 최하 26층 이상 지어져야 단어 그 자체로 뉴타운이 된다.
Q 구의회가 발전해야 할 부분은?
A 구의원은 동네 의원이 아니라 서대문구 주민 전체를 대표하는 의원이다. 그런데도 출신동에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하는데 급급해하는 의원들이 많다. 사업의 타당성도 살피지 않고 인기 몰이에 열중하고 이권개입하는 일들은 시정돼야 한다.
Q 신설한 예산 중 주민자체센터 옥상 체육시설 등 얘기가 많았는데.
A 우리구 공무원들은 강남구 공무원들과 똑같은 시간을 일하면서도 월당 45만원에서 50만원을 적게 받고 있다. 구민의 수도 우리구가 훨씬 많다. 그만큼 공무원들은 더 큰 수고를 감수하게 된다. 고생한 만큼 마땅한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인센티브를 주는 차원에서 주민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탁구시설을 만들도록 주민자치과에 제안한 것이다. 또, 가재조형물은 가재울의 상징물로, 이정표도 겸하도록 제작했다. 가재울은 마을의 가장자리를 뜻하는 말로써, 실제로 가재가 살았던 것은 아니지만 북한산에서 힐튼호텔까지 가재가 살기도 했고, 사람들로 하여금 가재울을 쉽게 기억하도록 하기 위해 가재모양으로 발주했다.
Q 남은 임기동안 계획한 일이 있다면?
A 나는 선거공약을 하지 않는 사람 중에 하나다. 이런저런 일을 했다고 하지, 어떤 일을 하겠다고 하지는 않는다. 일을 하면서 환경에 따라 새롭게 할 일이 생기고 어떤 일로 주민의 민원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다만 후회없이 일했다. 평가는 주민들이 해 줄 것으로 안다. 의장을 목표로 의장을 맡을 때까지만 의정활동을 이어갈 생각이다. 목표를 이루고 나면 더 이상 지방의원을 하지 않을 생각이다. 물러선 후에는 후배들이 훌륭하게 크도록 적극 후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