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무덥고 일의 능률을 떨어지는 여름이다. 게다가 지속되는 가뭄 뒤로 장마가 이어지면서 습도가 높아져 불쾌지수도 하늘을 찌른다.
그 때문일까? 몇일전 조금 황당한 전화 한통이 사무실에 걸려왔다.
지난 549호 「새터새바람」과 관련한 항의성 전화였다. 549호 사설 내용은 구청장의 오랜 출장으로 지역의 행사들이 연기되는 등 정체돼 있다는 내용과 더불어 행사의 질 보다는 의전에 따라 행사의 성공여부가 평가된다는 잘못을 지적한 것이었다. 또 한 단체의 장이 부재중이라고 해서 소속원들의 업무태도가 달라지는 현상은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 주 요지였다. 일례로 매주 들어오던 주간일정표가 실종됐다는 내용을 언급했는데 그 담당자는 「실종」과 같은 단어는 너무 심하니 「지양」하라는 조금은 황당한 요청을 해 왔다.
그는 『본인은 각 과별로 일정을 수합해 구청 홈페이지에 분명히 올렸으니 실종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기사의 본질보다는 단어에 너무나 충실한 항의였다.
「실종」이라는 단어의 배경은 홍보과에서 각 언론사로 메일을 통해 금요일 오후 보내지던 주간일정표가 어찌된 일인지 구청장 출장 전후로 2주간 들어오지 않았음을 이야기 한 것이었다. 따라서 문제제기를 했더라도 담당 주무부서인 홍보과가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정작 항의를 하고 이의제기를 한 곳은 행정지원과 였다.
행정지원과의 문제는 비단 이번 만이 아니다. 홍보과를 통해 받아보던 일정표는 때로는 변경되거나 취소되도 홍보과로 전달이 안돼 일정표만 보고 취재를 나갔던 기자들이 낭패를 본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홍보과에서는 그때마다 난색을 표했고, 현재까지도 별달리 시정되지 않고 있다.
행정지원과는 문석진 구청장 취임 전에는 총무과로 불리며 구청장의 의전행사를 챙기는 등 수족과 같은 역할을 해왔다. 그래서인지 승진을 하려면 총무과에 발령을 받아야 한다는 속설이 정설처럼 이어져 오고 있다. 이번 해외 출장에도 행정지원과장이 구청장과 동행했고, 그 일로 구의회에서 지적을 받기도 했었다.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온 담당 직원 역시 주요보직을 담당하다 보니 구청장은 물론, 과장의 부재중에 나온 부정적 기사에 자신도 모르게 지나치게 반응했으리라 이해는 한다. 그러나 제대로 된 주제의 파악은 뒤로 하고 자신에게 피해가 갈까 급급 하는 모습은 오히려 “왜 그러지?”하는 의구심 마저 불러 일으키게 한다.
한 단체의 장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하는 직원이나 부서가 제대로 된 판단이나 일처리에 앞서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분명 서대문 전체나 구청장을 먼저 배려하는 객관적인 행동은 아닐 것이다.
혼다자동차의 창립자 혼다 소이치로는 「속이 빈 대나무가 높이 자랄 수 있는 것은 마디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속이 비어있는 듯 보여도 소신과 판단력을 갖고 실천한다면 대나무처럼 높이 뻗어갈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어라~ 하지만 속이 빈 것은 대나무 만이 아니지 않은가? 바람 따라 흔들리는 갈대도 속은 비어있다. 자칫하면 대나무처럼 살려다 갈대가 될 수도 있다.
취재부 옥 현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