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오후 무더운 날씨임에도 대한노인회 서대문지회(회장 강진선) 3층에서는 작지만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관내 노인 구직자를 모시고 서대문노인취업센터(센터장 김애경)가 주관한 노인취업교실이 바로 그것.
20여명 남짓한 어르신들이 무더운 날씨에도 작은 책상이 달린 의자에 앉아 강의 내용에 귀를 기울였다.
노인 취업과 복지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김애경 센터장이 노인 취업 상담을 개별로 진행하다가 반복되는 안타까움과 실제 필수 경험담과 조언들을 담아 여러 사례자들을 모시고 수업을 진행했다.
먼저 강진선 노인회장이 인사말을 전한 후 김애경 센터장이 오늘 자리의 취지를 참석자들에게 알렸다.
한 어르신이 『오늘 행사가 공개채용인 줄 착각하고 부인과 기쁜 마음에 참석했다』고 하자 김 센터장은 『오늘 이렇게 더운 날씨에도 불편한 장소임에도 찾아 와주신 분들의 열정을 보았다』며 『일단은 오늘은 취업 교육이지만 이번 참석자 분들은 초대 교육멤버인 만큼 성공적인 취업과 직장생활을 위해 책임지고 애쓰겠다 고 약속했다.
취업 선배가 전하는 주의할 점
면접 요령과 구인업체 선호 조건 소개해
용모 단정과 성실 겸손 태도 등 기준 명확해
“담당자와 주변 동료 존중하는 태도 연습을”
실제 취업 사례 발표 순서도 있었다. 건강한 외모의 김 어르신(70대)은 『아직 건강하고 튼튼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1시간 떨어진 거리라도 개의치 않고 출근해 경비 업무뿐 아니라 건물 구석구석 일을 찾아 하면서 적극 근무했으나 쓰레기 불법투기 등을 처리하다 입점주들에게 건의한 기분 상한 입주자의 지속적 항의를 받은 인사담당자에 의해 해고됐다』 고 발표해 안타까움을 샀다. 그래도 그 열정은 전해졌는지 퇴사 시 송별금을 전하며 담당자는 감사와 미안함을 표시했지만 파리목숨 같은 노인취업시장의 현실에 씁쓸했다고 전했다.
이때 인사담당자는 다양한 인사담당자의 비위를 맞추는 것도 힘들지만 중요한 점이라며 노인들의 좌절과 상처를 줄이기 위해 눈치있게 현명히 근무하고 응대하길 권했다.
또 다른 구민은 모두와 정보공유를 위해 생전 처음 남 앞에 나섰다며 『나 홀로 아파트에 취직했는데 이틀 만에 옥상방수코팅부터 근무 외 잡무가 많았다. 묵묵히 다했고 조건도 좋았지만 몸이 힘들어 그만뒀다. 면접 시 잘 알아보고 들어가라』 고 생생한 경험담을 전했다. 이밖에도 실제 취업이 도움 되는 생생한 정보들이 소개됐고 질문이 오고갔다.
강렬한 노인취업의 열망, 취업과 고용 현실화를 위해
“노인취업센터, 구 노인복지관, 경로당 다양한 정보·혜택 받아야”
일단 움직이고 시작하는 게 중요, 가입부터 시작해야
『비위를 맞추고 상황에 맞게 현명하고 겸손한 태도가 중요하다』『자격증 보유한 어르신은 급여 조건이 상승한다. 있다면 이력서에 꼭 기재해라』
『면접시 과거경력 자랑은 노인 취직에는 독이다. 겸손하고 예의바르고, 새 일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지닌 어르신들이 실제 취직이 잘 된다』
『이력서에는 본인의 경험을 장기 근무한 것 위주로 요령있게 써라. 가족의 도움을 받아 솔직하고 당당하게 스스로 써보는 연습이 중요하다』등 유용한 충고가 이어졌다. 다양한 인사 담당자, 면접관들의 성향을 실제 조사한 김애경 센터장의 강의도 진행됐다. 여기 노인회 뿐만 아니라 각 구 복지관, 경로당에 가입해 이·미용도 받고 잘 갖춰놓은 헬스장 시설에서 체력단련도 하면서 면접 의뢰를 기다리라고 여유와 용기를 갖길 권했다.
또 『나이가 들면 누구나 남의 이야기는 잘 안 듣고 자신만의 고집이 생기기 마련』이라며 『자꾸 많은 사람이 있는 곳을 찾아가 좋은 강의도 듣고 남의 이야기를 존중하고 듣는 습관을 기르시라』고 권했다.
또, 이날 자리에는 70대 중후반 구직자들도 있었는데, 김 센터장은 서대문형무소 역사박물관에 70대 어르신을 동행면접 후 추천 소개해 취직시킨 사례로 용기를 주민들 사기를 북돋웠다. 이 어르신은 3시간 일찍 걸어서 출근해 다른 직원의 담당까지 다 정돈해 놓고 사랑받는 우수직원이 된 경우다. 성실하고 빛나는 태도로 최근 다큐멘터리에 출연하기도 했다.
김 센터장은 『노인 분들이 정보만 수집 후 취직이 빨리 안된다고 하소연하시거나 해고 당한 후 항의하시는 분들이 가끔 있다. 그들의 마음 또한 들어드리고 일자리해결은 물론이고 인생 상담을 나누고, 자신감을 회복해 궁극적으로 건강한 노년을 보내시게 하는 게 제 일의 사명이라 생각한다』 며 『앞으로 이 교육을 발전시키고 정례화 해 실질적인 노인취업율을 높이는 데 일조할 것』 이라고 각오와 의지를 밝혔다.
행사가 끝나고 내려가는 길에 만난 어르신들의 표정이 유난히도 밝았다. 이분들이 모두 마음에 드는 좋은 일자리에 당당히 취직하길 기원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김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