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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은 ‘부재중’
sdmnews 취재부 옥 현 영
2012-06-27 16:50
나를 지탱해 주는 일, ‘業’아닌 ‘삶’이다
구청장 공석이라고 행사 주간일정표 사라져

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서대문뿐만아니라 서울 지역 곳곳의 가로수가 고사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때아닌 여름가뭄과 함께 브라질로 떠난 문석진 구청장의 공석으로 서대문구의 모든 행사도 내릴줄 모르는 비와 함께 중지됐다. 각 국별 회의와 의회 일정을 빼고는 단체들의 행사도 멈춰서 버린 느낌이다. 내빈으로 모셔야 하는 구청장을 기다리는 걸까?

그렇지 않아도 업무가 한가한 과의 경우는 컴퓨터를 켜놓고 지나간 드라마를 보던가 SNS로 친목을 도모하는 직원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는데 그야말로 지켜보는 「사장님」이 없는 서대문구는 반 휴무 상태다. 매주 금요일이면 칼같이 들어오던 주간행사 일정표마저 이번주는 실종됐다.
구의회는 또 어떤가?

주민자치위의 운영을 두고 답변을 들어야 할 대표가 없으니 구정질문도 구청장의 귀국 후로 일정을 미룰 수 밖에….
아무리 공무원을 철밥통이라고 하지만 엄연히 구청장을 대행하는 부구청장이나 각 국별 국장이 존재하고 과별 과장과 팀장, 주무관들이 있음에도 왜 구의 업무가 전과 같지 않은 것일까?

지방자치시대가 도래하고 관선구청장이 민선 선출직으로 바뀌면서 지나치리 만치 보여주기식 행사에 치중해온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행사가 아무리 알차도 내빈으로 국회의원이나, 구청장이 참석하지 않으면 「실패한 행사」가 되고 마는 사례나, 알맹이는 하나도 없을지언정, 동네에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대거참여하면 「그나마 본전」정도로 보고 주최측의 위상을 재평가하는 시각도 문제다.

그런 잘못된 평가들이 결국 관이 주도하는 행사에 통반장을 비롯한 지역 단체장들을 강제 동원해서라도 자리메꿈을 해야 하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해마다 지적받지만 고쳐지지 않는다.
어느 닭 체인점이 「사장님이 보고 있다」라는 사시를 내 걸어 한동안 우스개소리로 회자된 적이 있다.

G20시대에 들어선 지금도, 아직도, 사장님이 보고 있어야 일하는가? 뒤집어 생각해보면 참 씁쓸한 웃음이 나온다.
양파 수확이 한창인 무안의 한 농가를 다룬 다큐멘타리가 떠오른다. 자식 일곱을 가르치느라 한시도 쉬어보지 못한 팔순의 노파가 비가 와도 옷이 젖도록 밭을 떠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기자가 던진 질문에 『일 안하면 심심하다』며 굽은 허리로 돌아서는 모습이.

일은 「업(業)」이 아니라 「삶」이라는 깊은 속뜻이 노파의 말 속에 묻어난다.
은퇴후 일을 하고 싶어도 일할 곳이 없는 퇴직자들, 비싼 등록금 대출을 갚으려 취직자리를 구해도 마땅히 일할 곳이 없는 청년 실업자들도 많다.
사장님 없어도 열심히 일하자.

취재부  옥 현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