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자치
짧은 기획 Ⅰ / 도란도란 ‘도시 속 마을’ 내 손으로
sdmnews 김지원 기자
2012-05-29 13:22
작은 주민들의 손길이 마을의 희망을 만들어
마지막 달동네 개미마을, 시범사업지 선정
담장에 꽃밭을 설치한 한 주민의 자택이다. 자신만 보려했으면 안마당에다 설치했을것... 지나가는 사람들을 화사하게 반겨준다.
부동산 앞 화단에 텃밭을 가꾸고 있는 모습 정성스레 물을 길러다 주고 계신 모습이 칙칙한 도로변을 환하게 밝혀주고 회색도시가 아닌 마을 어귀 같은 울림을 준다.

마을이란 서로 오갈 수 있는 10~5분 거리에 모여 사는 집단을 말한다.
재개발 뉴타운 재건축… 거창하고 부담스러운 신조어나 욕망의 대체어 보단 마을이란 말이 훨씬 정겨운 것은 단지 어감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마을에 모여 살기 시작한 것은 수렵채집 생활을 하다 농경으로 인한 정착생활이 시작된 신석기혁명 이래로 계속 돼온 일로서 그만큼 역사와 전통이 우리 대부분의 유전자 속에 남아있다.

마을의 실종


하지만 최근 몇 십 년간 급속한 도시화의 영향으로 「아파트 문화=고급문화 로 혹은 재산가치」 등으로 자리 잡아 우리나라에서 마을 문화는 아파트중심의 개인주의와 혹은 「집값」과 관련된 집단이기주의로 변질됐다.
최근에는 부동산 거품 빠짐과 불경기 뉴타운 사업성의 실패 등의 현실과 아파트문화에 질리고 흙이 그리운 장·노년층이 도시근교 전원주택과 귀농 열풍이 부는 것 역시 회귀본능에서 기인한다.
최근에는 젊은 층도 획일적인 아파트 지상주의 문화를 거부하고 나섰다.

또, 서울 아파트 전셋값으로 근교에 타운하우스를 살 수 있다는 기대도 열풍을 가세시키고 있다.


서울의 마을

기존 4대문 안의 서울은 복잡하고 공동화 현상이 생긴 곳도 많지만 마을 정취를 많이 엿볼 수 있다. 서대문 역시 천년 수도 서울의 4대문 내 문화·건축물 뿐만 아니라 서울의 고풍스러움과 옹기종기 모여 살던 정겨움이 도시의 빠른 속도 속에서 평화롭고 느리게 겹쳐지기 때문이다. 
역사의 향기도 날 뿐더러 산과 고지대들이 많이 있고 미개발지나 산동네가 형성돼 마을의 외형이 많이 남아있다.

또, 서울 개발붐이 일던 2~30년 전에 상경한 타 지역 사람들이 무작정 자리 잡고 치열하게 살던 흔적 또한 남아있어 모래내 시장이나 남가좌동 홍은동 등 취재를 다녀보면 시골 같고 정겹다.

초행길에 길을 묻다보면 홍은동 간호대 앞에서 만난 어르신은 『아이구 아가씨~거긴 그리로 가면 안 돼에~』하고 팔꿈치까지 붙들고 정겹게 알려준다.
요새같이 삭막한 시대에 처음엔 흠칫하긴 했지만 행동이나 표정의 친절함이 오래 잔상으로 남는다.


서울시와 서대문구의 마을공동체


마을공동체란 뉴타운식 대단지 대규모 새 주택과 생활권, 기반시설을 함께 만드는 개발과 달리 기존의 마을을 보존하면서 불편했고 또 필요한 것을 주민들이 기획해서 고치면 구가 도와준다는 개념이다.
아울러 서로 돕고 가꾸고 축제 만드는 등 「제대로 된」 지역공동체 문화를 만들어 학교폭력, 성폭력, 우울증, 자살, 노인복지 문제까지도 일부 해소할 좋은 취지와 이상적인 야심을 갖고 있는 프로젝트다. 「과연 뉴타운 사업의 대안으로 떠오를까?」 하면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시정사업이기도 하다. 


뉴타운과 마을공동체


현재 뉴타운은 알다시피 도로,상하수도,공공시설,학교 등도 뉴타운 입주예정주민들이 갖춰야한다. 1차 뉴타운과 달리 1인 1주택 제공 외에도, 기반시설을 국가나 행정기관이 만드는게 아니라 주민들이 해야 해 실질적 주민 부담이 커졌다. 그래서 재정착률이 낫고 결국 기존에 살던 마을을 아예 떠나게 된다.  또, 각 뉴타운 구역에 조합원이 워낙 다수라 이견 불일치로 인한 갈등도 커져 관내 여러 구역이 골머리를 앓고 주무 관청도  마찬가지다.

그 갈등을 모으느라 착공 시점이 늦어져 「내가 죽기 전에 내 땅 위 새로 짓은 내 집에 몇 년이나 살다 죽을까」하고 고민에 빠진 조합원들도 있다. 이런 시점에 박원순 시장 취임 후 대안으로 서울시는 마을공동체를 구상했고 심지어 잘하는 자치구는 시로부터 인센티브까지 받는다.

아직 시행초기라 주민자치위원 중심으로 교육 실시하고 구청 관계자들도 워크숍 받으며 여러 프로그램을 준비 및 진행 중에 있다.


개미 마을, 서울시 지원 마을 공동체 시작?



뉴타운 혹은 재개발로 떠들썩 하던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였던 개미마을도 마찬가지다. 의견 불일치로 2009년 이후로 계속 난항을 겪다 최근 마을공동체 시범사업으로 선정됐다. 한 관계자는 여기에 예산 3억원이 배정됐다고 귀뜸 했다.

다음 호 서대문사람들에는 개미마을 공동체 추진 상황을 알릴 계획이다.
왜 뉴타운은 자기돈 들여 새집 짓는데도 기반시설조차 다 주민이 관련 부서의 통제를 받으며 비용내서 만들어야 하는지, 마을 공동체 사업은 왜 기존의 집을 보존하고 잘 기획하면 길도 주차장도 구에서 지원해주겠다고 할까? 조삼모사가 아닌가? 양쪽의 취지나 의도가 무엇인지 짐작만 할 뿐이다.
기존의 뉴타운 사업지의  주민들부담금이 계속 높아지는 것과 공공시설에 대해 예산이 없다며 계획변경을 하는 것은 어떻게 설명 해야 하나?
마을공동체에는 예산이 있고,  입주를 앞두고 인근 주민들을 위한 복지공간이 될 도서관의 예산이 없어 아직도 토지 매입비조차 확정짓지 못하는 것은 서울시와 국가의 시책이 엇박자로 움직이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래도 희망적인 마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정성스레 가꾼다.
오래된 빌라 담장을 화분으로 꾸미고 계절별로 꽃을 가꾸는가 하면 작은 자투리 공간에 녹색 식물들을 심어 오고가는 이웃에게 선사한다.
이런 작은 움직임 하나가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을 만들어 가고 있어 작은 희망의 싹이 움트고 있다.


<김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