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일 주민자치회에 대한 정상화를 촉구해온 (가칭) 주민자치 정상화 추진위원회(이하 정상화 추진위)가 서대문구의회를 찾아 구의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현장에는 서대문구의회 이동화 의장을 비롯해 행정복지위원회 김덕현 위원장, 재정건설위원회 서호성 위원장, 박경희, 주이삭, 이종석 의원등이 참석했으며, 연희동, 홍은1동, 홍제1·2·3동, 남가좌2동, 북가좌1동 주민자치회 간사 및 운영진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정상화추진위 이광식 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이동화 서대문구의회 의장은 『주민자치회는 지역의 중대한 사업을 결정하는 민의의 집합체이지만, 새로운 청장 부임 이후 약간의 입장차가 생겼다. 지혜를 모아 좋은 결실을 맺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박경희 의원(더불어민주당 홍제1·2동)은 『주민자치회는 지역에 애정있는 주민들이 이뤄진 핵심 공동체임에도 난관에 부딪치고 나니 절실해진다. 지난 정권에서 조례로 제정한 사업의 예산을 삭감하니 의원들도 난감하다. 뜻을 모아 현명한 방안을 찾아가자』고 제안했다.
김양희 의원(더불어민주당 남·북가좌동)은 『화가 많이 난다. 간사들의 활동비 예산 전액 2억5000만원이 삭감됐다. 행정복지위가 심의 중인데 주민자치회 예산을 타 직능단체에 배분한다고 하는데 주민자치회와 직능단체는 엄연히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호성 재정건설위원장(더불어민주당 홍제3, 홍은1·2동)은 『몇일전 홍제3동 성과공유회를 보고 화가 치밀었다. 구 성과는 30분 발표하고 주민들의 발표는 10분이었다. 서대문구가 타 직능단체와 주민자치회를 이간질 시키고, 회장단과 주민자치위원들의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홍제1동 주민자치회 A간사는 『주민자치회의 실무자임에도 간사들의 입장을 이야기할 자리가 없었다』면서 『주민자치회 회장단 회의에서 타 동은 간사들의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단 1개동에서만 그렇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들었다. 한 언론에서는 간사들의 일이 모호하다고 지적했는데 실제 업무분장표를 보면 그런 말을 할 수 없다. 울분을 어디에 호소해야 할지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광식 정상화추진위원장은 『주민자치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사람이 구청장이 됐다. 주민자치화가 50억원의 예산을 쓴다고 했지만, 주민참여예산에 반영되는 총 예산 규모』라고 설명했다.
북가좌1동 주민자치회 B간사는 『2019년부터 4년간 간사를 했다. 가장 오래한 간사 중 한명이다. 주민자치회에 대한 이해도 없이 시작했지만, 나름 성취감도 있었고, 보람도 느꼈다. 이번 일로 4년간 했던 일이 다 무너졌다고 생각하니 화가나고 자괴감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남가좌2동에서도 『동별로 주민자치위원의 임기는 끝났다. 몇일전 홍제3동 성과보고회에서 이성헌 청장께서는 조례자체를 이행안해도 된다고 하셨는데 그 부분에 대해 의회에 정확히 짚어 주셨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이에 이광식 정상화추진위원장은 『홍제3동 성과보고회에서 조례는 법이 아니라 안지켜도 된다는 취지의 말씀을 이성헌 청장께서 하셨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조례가 개정되기 전까지는 조례에 따라 사업을 해야 한다』면서 『서울시 오세훈 시장과 코드를 맞추는데 집중하고 있는 이성헌 청장은 주민자치를 정치와 결부시켜 치적 정치를 하려는 위험한 발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희동 C간사 역시 『현재 서대문구의 자치단체장이 자치를 모르는 상황이다. 민주주의자체가 후퇴하는 모습』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홍은1동 D주민자치회 간사는 『서대문구는 주민총회부터 막았다. 모든 준비가 마무리 돼 갈 즈음 몇일 안남기고 총회를 취소시키면서 많은 예산이 낭비됐다. 그러면서 간사들에게 세금으로 주는 활동비가 아깝다는 말을 했다. 다른 간사가 이 자리에 오더라도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홍제2동 E간사는 『홍제3동 성과보고회에서 인민 민주주의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행정은 나그네지만, 주민들은 이 동네에 뿌리를 내리고 산다. 자치회 간사의 활동비를 두고 세금낭비라는 지적을 한데 놀랐다. 우리 주민이 민심』이라며 서운한 속내를 드러냈다.
홍제3동 F간사는 『유일하게 관의 도움없이 조례대로 총회를 치렀다. 간사를 맡았던 1년 4개월의 시간은 특별했고, 각기 다른 색을 한 퍼즐로 만들어 가는 좋은 추억도 가졌지만, 앞에서 목소리를 내주고 뒤에서 챙겨줘야하는 회장님의 역할이 아쉽다』며 울먹였다.
정상화추진위원회는 『지난 6월 20일 주민자치회를 위한 토론회를 하려했으나 민선8기 인수위가 막았고, 기다리고 설득하는 과정이 이어져 왔다』면서 『주민들은 6월부터 참고 또 참았다. 임기 시작일을 확정해야 함에도 조례에 주민자치위원회를 언제 모집해 언제까지 운영한다는 내용의 명시가 없으니 의지와 정책에 따라 유연하게 운영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좀더 구체적인 조례 개정도 요청했다.
정상화 추진위원회는 시간상 참여하지 못한 천연동 등 기타 동과의 연대를 통해 간사협의회를 구성해 집행부의 결정에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서울시에서도 주민자치예산이었던 69억원을 전액 삭감 추진중이어서 서울시내 230여개 동에서 크고 작은 반발이 예상된다.
<옥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