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를 신고는 제대로 걸을 수 없는 인도. 자칫 소홀하면 발에 걸려 넘어지기 십상인 보행로가 수년간 방치되고 있다.
수차례 민원이 접수됐지만 속 시원한 해결방안을 찾을 수 없는 이 곳은 다름아닌 신촌동(구 대현동)부터 북아현동까지 조성된 서대문구 웨딩거리 중 이대입구역 4번출구 앞 150m 구간이다.
이 곳에서 웨딩드레스 전문샵을 운영하고 있는 회원은 모두 34명. 이외에도 학원가, 음식점, 미용실 등 크고 작은 상가들이 대로변을 따라 한창 영업중이라고는 볼 수 없을 만큼 보행자도로의 상황은 열악하다. 수년째 전체 보수는 커녕 부분적으로도 제대로 된 보수를 한 흔적을 찾기 어렵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웨딩거리 일대 보도블럭은 시도로 시의 예산을 투입해 교체해야 하고 그나마 일시에 교체를 하려면 규정상 조건이 까다로와 어렵다』는 답변을 했다. 또 『이 곳은 이대 앞까지만 공사가 완료된 버스전용차로 구간 공사가 마무리 되지 않아 추가 공사 후에나 보도블럭 교체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곳의 버스중앙차로 공사가 중단된 것은 다름아닌 아현고가 철거가 마무리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180억원이 소요될 예정인 아현고가 철거는 올해도 서울시가 예산확보를 못해 설계만 진행하고 있을 뿐 계획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빠르면 내년이나 철거가 가능하다. 워낙 많은 금액이 소요되는 공사라 내년에도 예산을 반영하지 못하면 내후년으로 공사가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답변하면서 『아현고가 철거가 주 공사인 만큼 예산확보가 어려워 주위 보도는 개선사업을 못할 수도 있고, 보행자 도로는 자치단체의 관할 사업』이라고 답변을 미뤘다.
이처럼 서울시와 서대문구가 책임을 떠 넘기는 가운데 서대문웨딩거리의 운영주들은 답답함은 가중되고 있다.
한국웨딩드레스협회 서대문지회 윤학남 회장은 『2000년대만 해도 60개가 넘던 회원사가 34개로 줄어들 만큼 웨딩거리의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장인정신 하나로 평생을 일해 온 우리 웨딩드레스 협회원들은 수년간 보행자도로 하나 개선해주지 않는 서대문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윤회장은 또 『최근은 일본이나 중국, 아시아 인근지역에서 웨딩드레스 구입을 위해 많은 관광객이 이 곳을 찾는다. 해외매출이 20%정도를 차지하는 등 외국인 소비자가 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행자 도로가 이모양 이니 최근에는 일본 관광객이 구두가 보도블럭에 걸려 부상을 당하는 사고도 있었다. 누가 이 곳을 웨딩특화거리라고 하겠는가?』라며 『그나마 지하철 역 앞에 붙어 있던 웨딩거리 안내표지판도 사라져 샵을 찾다 돌아가는 고객들도 많다』며 서대문구의 무관심에 서운함을 드러냈다.
김윤옥 한국웨딩드레스 협회 서대문지회 전임(前任) 회장도 『선거때마다 약속했던 보도블럭 교체하나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서 웨딩특화거리를 조성하겠다는 구의 약속이 무슨 의미가 있냐?』며 길건너 마포구 웨딩드레스거리와 서대문이 인접구임에도 너무 다르다고 지적했다.
서대문구는 최근 신촌과 이대상권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를 통해 무엇보다 보행자 도로의 편의성을 강조해 오고 있다.
그러나 이미 상권이 형성돼 외국 관광객에게까지 홍보가 된 웨딩거리의 보행도로는 해마다 예산을 핑계로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어 행정의 두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옥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