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발족한 충현동상가번영회(회장 이종근)은 1년만에 274명의 회원이 참여할 만큼 결속이 끈끈해 졌다. 친목을 목적으로 구성된 번영회지만, 상인들이 함께 고민해온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가면서 상점을 운영중인 상인들도 50명 넘게 참여하고 있으며, 회비를 내는 정회원수만 55명에 달할 정도로 내실있는 번영회로 성장해가고 있다.
상점을 운영하고 있지 않아도 충현동상가번영회 회칙에 동의하는 경우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지만 정회원이 되면 보다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연회비와 월회비를 내는 권리회원과 밴드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는 정회원 모두 충현동상가번영회 안에서 의견을 모으고 애경사를 함께 공유한다.
그동안 상인들의 모임이 없었던 충현동상가번영회가 결성된 데는 상인들의 근본적인 고민이었던 주차문제가 시발점이 됐다. 골목이 좁은데다 경사로가 많은 충현동의 특성상 주차가 어려워 손님들이 불편함을 호소할 때가 많았고, 개인의 민원으로는 행정청과의 협의도 어려웠다.
이종근 회장은 『호남기사식당의 문을 열었던 1990년 만해도 주차문제가 심각하진 않았지만, 날이 갈수록 고민이 깊어갈 수밖에 없었다. 특히 최근 몇년간 아파트가 생기고 입주민이 늘어나면서 뜻을 같이하는 상인들이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말한다. 민원을 듣는 일도 이종근회장의 몫이다. 그래서 식당 한켠에는 팩스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번영회 구성 후 서대문구와 간담회를 통해 점심 피크 시간인 11시 반부터 2시까지 식사하는 손님이나 물건 상하차를 위한 20분 정도는 주정차를 허용하기로 양해가 이뤄졌다.
이외에도 충현동상가번영회는 출범 후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우선 어두운 골목길목을 환하게 밝히고, 울퉁불퉁했던 도로를 정비했다. 또 충현동 파출소가 치안센터로 바뀐 뒤 경찰관들이 상주하지 않게 되자 매일 불을 켜고 주민들의 안전을 돌보는 일에도 나섰다. 오래돼 지저분해진 상가 돌출간판들도 번영회가 의견을 모아 사비로 정비 했다. 구청이 철거를 요청했지만,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보수에 나서자 어느정도 거리가 깨끗해지는 효과도 얻었다.
또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충현동 상인들을 위해 서울신용보증재단 서대문지점과 협약식을 맺고 동네 상권활성화를 위해 36개 업체를 일일이 돌며 의견을 모았고, 그 중 34개 업체가 지원을 받아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내고 있다.
이종근 회장은 『지난 9월 서울신용보증재단 서대문지점과 협약을 맺고 상인들의 신청을 받아 34개 업소에 홍보 및 자문, 마케팅, 시설개선사업비를 100만원 이내로 지원했다. 물론 보증재단의 대출도 연계했고 현재 모든 업체에 지원이 완료된 상태』라며 『대부분의 상인들이 만족해 했고, 발품을 팔고 노력한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코로나로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이지 못하니 일일이 상가를 방문해 신청을 받고 의견을 묻는 일은 이종근 회장과 7명의 회장단의 몫이었다.
회장을 비롯해 부회장, 재무, 사무국장, 홍보이사 등 나름의 역할을 맡아 활동중인 회장단에 대해 이종근 회장은 『음식점을 포함해 부동산, 약국, 스포츠맛사지 업체등 다양한 업종에 참여하는 정회원들로 구성돼 있고, 충현동상가번영회를 위해 함께 힘을 모으고 있어 든든하고 감사하다』고 전한다.
내년에는 현재 마을버스 종점 아래로 어린이 보호구역이 설정돼 있어 스쿨존을 구간별로 변경, 완화할 수 있도록 추진중이다.
『오히려 스쿨버스를 타고 내리는 장소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제외돼 있어 구간별로 스쿨존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종근 회장의 설명이다.
올해 안에 충현동상가번영회 1주년 결산총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코로나 확산세로 인해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부분은 아쉬운 점이다.
『장사하는 사람들은 코로나가 생계와 연결되기 때문에 더욱 조심하고 있다』는 이회장은 여름에도 겨울에도 가게의 모든 창문을 열고 환기에 신경을 쓴다. 물론 냉난방기를 최대한 틀어 손님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있다.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의 이종근 회장은 주방을 진두지휘하는 아내의 고향이 완도여서 식당의 이름을 호남식당으로 정했다. 전라도식 돼지불백은 호남기사식당의 메인메뉴로 운전하다 허기를 느낀 택시기사들이나 식당을 찾는 손님들의 든든한 한끼가 되고 있다. 든든하게 충현동상가번영회를 지키는 이종근 회장과 6명의 회장단처럼 말이다.
<옥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