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코로나가 시작된 후 1년반. 우리는 서서히 마스크를 벗고,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했던 일상을 잊어가고 있다.
이제는 당연히 마스크 없이는 거리를 나설 엄두도 못낼뿐 아니라, 친목 모임을 접은지는 반년이 넘어가고 있다.
지난해 송년회 일정을 신년회로 미룰 때만 해도 새해가 되면 이 모든 상황이 진정되고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역병은 생각보다 끈질겼고, 아직도 우리는 자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백신이 개발되고, 개발국을 선두로 백신접종이 확산되면서 희망적인 뉴스들이 들려온다는 사실이다. 물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는 아직 남아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의 감각도 무뎌지고 있는데다 백신접종까지 늘면서 코로나 첫 해의 공포와 두려움에서는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듯하다.
얼마전 아주 운 좋게 코로나 백신을 맞게 됐다. 아직 접종 순서가 되지 않았지만, 기자라는 특성상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입장이라 사전 예약이라도 해서 맞아야 하는건 아닌가 하고 고민하던 차였다.
다행히 노쇼 예약자로 인해 백신이 남은 병원이 연락을 받고 지난 8일 오후 병원을 찾았다. 젊은 사람들에게 특히 부작용이 많아 20대에겐 접종이 금지됐다는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사실을 알리니 중학생 아들이 결사 반대를 한다. 아이들 사이에 아스트라제네카는 절대 맞으면 안되는 백신 정도로 알려져 있는 것 같다. SNS에서는 부모님이 맞으러 가시면 목숨결고 막으라는 이야기도 있다고 했다. 아들이 말려도 예약된 백신을 또 취소할 수는 없었다.
저장성이 약한 백신의 특성 때문인지 같은 시간에 맞는 사람들이 다 모여야 주사실로 들어갈 수 있었기에 병원에 오는 순서대로 체온을 체크하고 문진표를 작성하고 인원이 모일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같은 시간대 접종자가 다 모이자 진료실에 들어가 주의사항을 들었다.
어깨 가까운 팔에 접종하는 만큼 넉넉한 상의를 입고 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사는 팔이 부어오를 수 있고, 열이 나거나 근육통이 느껴지는 것은 면역반응이니 건강하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기간 고열이 나거나 눈 주변, 다리 등에 멍이 생기는 경우는 혈전의 초기증상이니 응급실에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신에 대한 여러 보도들이 나오는 상황인지라 진료실 안 대기자들은 불안해 했다. 순서대로 주사를 맞고 15분간 병원에게 대기했다. 대기하는 동안 주사 부위에 반창고를 붙여주었다.
시간이 지나자 의사가 상태를 묻고 귀가를 허락했다.
그때까지는 팔에 붙은 반창고만이 백신접종의 증거일 뿐 아무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날 새벽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집에 체온계가 없어 재보지는 못했지만, 38도가 넘었다. 몸도 여기저기 쑤시고 몸살 때 느꼈던 통증과 유사했다. 해열제를 먹고 다시 잠을 청했지만, 아침에 또 열이 올랐다.
그렇게 꼬박 하루정도 고생을 하고 나니 다음날은 서서히 열이 내렸다.
백신접종만으로도 열이 오르다니, 코로나에 걸린다면 정말 고열이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일주일째. 다시 전과 같은 일상이 돌아왔다. 단지 주사를 맞았던 팔이 붉게 부어 올라 얼음으로 찜질을 해주니 효과가 있었다.
같은날 백신을 맞은 어머니는 오히려 아무런 증상이 없다고 걱정을 하셨다. 면역이 생기지 않는거 아니냐며. 코로나 시대, 아파도 걱정, 안아파도 걱정이다.
어쨌든 맞고 나니 맘이 편해진다. 2차 접종은 두달 반 후이니 혹시 지방으로 이사를 계획 중이거나 해외 출장이 잡혀 있는 예비접종자들은 미리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겠다.
접종 후 일주일동안 서대문구 보건소에서는 지속적인 사후관리 안내 문자가 발송되고 있다. 코로나가 만든 또하나의 관심이다.
독자여러분들도 별 부작용 없이 백신접종을 마무리 하시길, 그래서 우리가 모두 함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옥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