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사천교 앞 버스 정류장 횡단보도는 초록불이 켜졌지만 대기중이던 주민들은 길을 건너지 못하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가을 낙엽이 막은 하수구를 채 빠져나가지 못한 빗물들이 횡단보도를 뒤덮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새벽 서울에는 104년만에 가장 많은 가을 비가 내렸다.
19일 서울의 하루 강수량이 역대 11월 일강수량 가운데 가장 많은 양을 기록했다. 이날 서울 아침 최저기온도 11월 중 가운데 가장 높았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8시까지 서울 관측소에서 측정한 서울의 하루 강수량이 86.9㎜를 기록하면서, 기존 11월 하루 강수량 1위였던 1916년 11월7일의 67.4㎜를 104년 만에 넘어섰다. 1907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비다.
이날 오전까지 서울·경기도(경기 남동부 제외)와 강원 영서 북부, 충남 북부 서해안을 중심으로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 내외의 강한 비가 내렸다. 가을비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만큼의 양이었다.
많은 비가 내리면서 강변북로 등 수도권 곳곳의 도로가 침수됐다. 바람에 떨어진 낙엽이 배수구를 막으며 피해를 키웠다. 경기 구리시 왕숙천에서는 갑자기 불어난 하천에 교량을 건너던 승용차가 휩쓸렸다. 승용차는 800m가량 떠내려갔고, 탑승자 2명은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되기도 했다.
서대문의 경우도 사천교 아래 인도가 잠겨 사천교 공사를 위해 쌓아두었던 목재들 사이로 주민들이 물살을 헤치며 걸어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옥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