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을 통해 언론 및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토론회가 교육과학기술부 주관으로 진행됐다.
지난 11일 서부교육지원청 대강당에서 진행된 「교과부장관, 상담자와 함께 교실 평화를 이야기하다」에는 이주호 교육기술부 장관을 비롯해 각 학교의 전문상담교사 및 전문상담사, 상담자원봉사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학교일선에서 겪게되는 문제점 및 개선방안에 대한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주호 장관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는 학교 일선에서 일대일 상담을 진행중인 상담전문교사 김성은, 윤다옥, 전정희, 이선숙 씨와, 전문상담사 조은경 씨, 학생상담자원봉사자로 활동중인 김계숙, 김경자, 강옥봉 씨 등 8명의 패널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이날 이주호 장관은 토론회에 앞서 국회 당정협의를 통해 학교폭력관련 신고쳬계를 경찰청 운영 직통으로 일원화하고 24시간 신고가 가능하도록 하는 한편 위센터를 비롯해 여성가족부 등과 연계해 지원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또 토론회장에 참석한 패널 외 객석에 앉은 상담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중 자신을 B중학교에 근무중이라고 밝힌 한 상담교사는 『우리 학교에는 과잉행동장애나 인터넷 중독, 품행장애 등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사례가 많은데 몸이 아파 입원하는 아이들에게는 병원학교가 운영돼 학업을 지속적으로 받아 다시 학교로 돌아올 수 있도록 시스템이 돼 있으나 정신적인 문제로 입원한 아이들을 위해 운영되는 병원학교는 없다』고 문제를 지적하면서 『결국 학교 출석일수가 모자라 유급하게 되는 아이들은 영영 학교로 돌아올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고 대책마련을 부탁했다.
또 동부교육지원청 자원봉사자는 『청소년문제는 전문가들과의 연계상담이 중요하고 가해학생 뿐 아니라 부모상담을 해야 하는데 외부에서 상담을 받을 경유 유료이기 때문에 제대로된 상담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에대한 방안 마련을 요청했다.
이주호 장관은 이에대해 『경찰청과 교육부, 교육청, 여성가족부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전 부처가 나서야 될 문제가 학교폭력』이라면서『 1월말까지 세부적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다음은 현장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정리해 점검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 이선숙 상담전문교사(성북교육지원청소속)
공익광고 통해 폭력의 무서움 일깨워줘야
학교에는 3개의 계층이 존재하는데 하나는 싸움짱, 이쁜아이들로 구성된 잘나가는 아이와, 보통 아이들, 그리고 일명 「찐따」로 불리는 무시당하는 학생이다. 실제 가해학생의 부모들은 폭력의 심각성을 거의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우리 문화가 어디까지를 폭력으로 인정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해봐야 할 때다. 또 육체적 폭력 뿐 아니라 윽박지르거나 욕을 하는 언어폭력까지 포함한다면 실제 교실에서는 대부분이 폭력의 무방비 상태에 놓여있다.
이에 덧붙여 폭력의 가해자인 학생은 어려서부터 상처를 안고 자란 경우가 많아 상담을 위해서도 처벌이 있어야 하지만 제대로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고, 생활속에서도 폭력이 나쁘다는 점을 일깨울 수 있도록 공익광고 형태로 제작해 홍보해 주면 좋겠다.
□ 이주호 장관
TV공익광고는 얼마전 제작사를 통해 학교폭력에 대한 광고 제작을 의뢰해 흔쾌히 허락을 받아 곧 방송이 나갈 것으로 본다. 현재 학교폭력에 대해 사회 각계가 심각성을 느끼고 있으며 함께 나서서 해결하자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대통령을 비롯해 총리까지 나서 학교폭력의 뿌리를 뽑는데 뜻을 함께하고 있다.
■ 조은경 전문상담사(서부교육청)
담임의 업무과중 해소돼야 인성교육 제대로 돼
현재 기간제교사로 일하고 있으며 진로상담도 맡아서 지도하고 있다. 학교에 있으면 학교 부적응 학생들이 점심시간 등을 이용해 상담실로 자주 찾아오는데 상담부 선생님들은 쉬는 시간에 학생들이 찾아오는 것을 반가와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상담부 선생님들은 교과는 물론 담임을 맡고 있는 경우가 많아 업무량이 과중되는대다 상담업무까지 맡게 되면 지칠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담임을 맡는 일을 부담스러워한다. 그래서 학교내 담임의 역할이 중요함에도 과중한 업무로 방어적이고 수동적으로 학생들 대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교과부 장관님께 담임을 격년제로 할 수 있는 방안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건의하고 싶다.
또 기간제 교사들의 계약기간은 1년이 아닌 3월부터 12월까지 9개월간이다. 이렇다 보니 고용안정이 안되고 상담의 연속성이 떨어진다. 이부분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고 상담선생님들이 진로상담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연수 등을 통해 인력을 양성해 주길 바란다.
□ 이주호 장관
상담사에 대한 고용계약부분은 개선안을 검토중이다. 상근쪽으로의 전환도 적극 검토하겠다. 말씀한대로 담임의 중요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다. 생활지도를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도록 검토하고 학교 안과 밖에서 지원할 수 있는 종합적 대책을 균형적 시각으로 검토해 내겠다.
■ 김계숙(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 초등상담교사)
“하지마! 그만해!”나 전달법 교육해야
올해로 9년째 동부 위센터 학교폭력 특별교육담당으로 활동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 대부분의 청소년 상담활동이 중고등학교를 집중해 실시되고 있으나 그 문제의 시작은 초등학교부터이므로 늦어도 공교육을 시작하는 초등학교부터 학교폭력 등에 대한 예방교육이 진행돼야 한다. 특히 4학년부터 술 담배를 시작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어린시절 부모의 부재나 무관심, 아니면 과잉보호 등으로 이기는 방법에만 익숙한 아이들에게 「나 전달법」을 통해 폭력이 잘못된 행동임을 분명히 말하고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첫번째 생각하고, 두번째 눈을 바라보며, 세번째 『하지마!, 그만해!』라고 거부의사를 분명히 밝히는 연습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래야 중학생이 되더라고 자기를 통제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
□ 이주호 장관
초등학교 유치원 등의 교육과정에 폭력예방과 관련한 교육을 포함하는 것은 좋은 의견이다. 교과부에서도 인성과 관련된 공감, 소통, 역량의 측면에 대해 고민하겠다.
■ 전정희(고등학교 전문상담교사)
가해자, 피해자 모두 지속적인 상단 인성교육 필요
중학교에서 왕따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다시 왕따가 되는 경우가 많다. 모든 학급에 이런 문제들이 있지만 학교폭력의 범주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없어 이에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우리 학교 같은 경우는 전 학급에 왕따문제가 있다고 보는데 그런 경우 상담실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선생님과 할 수 없는 이야기도 상담실에서는 자연스럽게 할 수 있고, 또 타인이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의 문제를 파악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나 역시 폭력 가해자 학생들로부터 간접 폭력을 당한적이 있는데 하물며 같은 학생끼리는 그 폭력이 어떨지 걱정스러울때가 많다.
우리 학교는 학교폭력이나 왕따가 발생될 경우 선도위원회를 열어 가해자 피해자 학부모 모두를 소환한다. 이때 처벌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가해자에게 학교폭력법 내용을 알리고 최악에 어떤 상황에 처할 수 있는지를 전달한다. 처음에는 심각성을 모르던 학부모들도 이야기를 듣고 나면 놀란다. 또 피해학생의 현재 상태에 대한 진단결과를 들려주고 이에대한 사과를 하도록 한다.
이때 차후 발생할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가해자에 대한 인성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 김성은 (동부교육지원청 중학교 전문상담교사)
보호자도 함께 상담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화 해야
우리 학교 재학생은 80% 이상이 이혼가정이거나 한부모 가정인 아이들이어서 자살을 시도한 아이들도 있다. 학교에서는 대부분 학교폭력이 발생할 경우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을 동시에 불러 이야기를 하는데 이 경우 피해학생은 보복이 두려워 말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비밀유지가 최우선이므로 별도로 불러 상담지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최근 가해학생에 대한 처벌수위를 높인다고 하는데 가해학생 역시 가족으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한 피해학생이기 때문에 심리검사결과를 보면 인정받기 원하고 관심과 사랑을 갈구하는 경우가 100%다. 이런 아이들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학교내 시스템을 마련하고 보호자와 함께 상담받을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김경자(서부교육지원청 중학교 상담자원봉사자)
900명의 상담자원봉사활동가 통해 인성교육 확대를
20년간 학생집단상담을 해오다 지난 2005년부터는 개인상담도 함께 하고 있는데 이런 토론회가 열린 것을 보니 마음이 든든하다.
아이들의 문제는 우선 가정에서 시작된다. 부모니이 없거나 아니면 너무 지나친 관심을 보이는 것 역시 아이들의 도덕성 결여 등의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학교에서 문제학생은 봉사활동을 내보내게 되는데 타 기관에서 오는 다른 폭력학생과 교류를 함으로써 더 큰 문제를 야기하는 경우도 많다. 이에 대한 보완조치가 필요하고 학교 폴리스를 통해 신고하거나 원하는 학생에게는 반을 재배치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대안도 마련돼야 한다. 또 학교에서 폭력문제 등이 발생할 경우 학교장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 보다는 문제를 해결할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바뀐다면 학교내부의 문제를 지금처럼 숨기는 경우가 줄어들 것이다. 현재 서울시교육지원청 내에는 모두 900명이 상담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하고 있는 만큼 이들을 통해 학기말 시험이 끝난 후 여유있는 시간을 통해 인성 및 성교육을 확대해 가야 한다.
■ 윤다옥(중학교 전문상담교사)
처벌능사 아니야, 인성교육에 시간과 정성 들여야
아이들의 눈높이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은 상담교사다. 그러나 상담을 통해 아이들이 좋아졌다고 해도 주변이나 밖에서의 변화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만큼 상담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피상적이거나 외견상 드러나는 개입은줄여야 한다. 시간이 들고 힘이 들더라도 한 발 뒤에서 힘을 보태고 기다려 학교에 마음을 붙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상담자의 역할이다. 아이들이 힘들다고 선생님에게만 고민을 털어놓고 학교에는 적응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올바른 상담이 이니다.
또 강력한 처벌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아이들이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 잘못을 인식하고 느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하며 형식적인 인성교육보다 정성과 시간을 들여 꾸준히 노력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 강옥봉(서울시교육정보연구원 고등학교 상담자원봉사자)
상담인력 체계적 양성해 전문 프로그램운영해야
고등학교 학생들을 주로 상담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제대로 상담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기다려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 무엇보다 아이들이 여가를 제대로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 발굴과, 신체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배려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상담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해 전문적인 상담프로그램을 강화해줄것을 부탁한다.
<정리 옥현영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