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교육
초등학교 2학년 같은반 친구 50명 학폭위 회부, 전원 조치없음
sdmnews
2018-10-10 20:38
피해자 요청시 진위여부 확인장치 없어 억울한 가해자 양산
학폭위 행정소송 3년새 3배 늘어, 교육청 예산 쓰여
교육은 없고, 가·피해 가리느라 아이들에겐 상처만 남겨
지난해 갈등해결센터가 주최한 학교폭력과 관련한 토론회 모습.
관내 A초등학교의 한 학부모가 50명 가까운 학생들이 자신의 아이를 괴롭혔다며 신고해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가 소집되는 등 논란이 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측은 학폭위를 열어 전원 조치 없음 결정을 내렸으나 해당 학부모가 다시 20명을 성추행 혐의로 추가 신고함에따라 사건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해당 학생은 초등학교 2학년 9살 학생들이다. 이에 가해자로 지목된 한 학생의 학부모는 「학교폭력방지법의 악용사례로 인해 가해자가 되어버린 9살 피해자 40명을 도와주세요」라는 글을 청와대 게시판 등 여러 기관에 올리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그 학부모는 글을 통해 「40명이 한사람을 왕따시킨 문제라면 당연히 학폭위원회가 열려야 하는게 맞다. 이 사안에 신고된 가해자들은 수영장 같은 시간 친구, 방과 후 같은 수업 친구, 작년 같은 반 친구 등 집단 따돌림을 가할수 있는 「집단」이 아니다. 그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개개인일 뿐이예요. 자신의 개인적인 사심과 이유로 학폭법을 이용 하고 있으며 자기 편의에 맞는 법의 악용으로 9살 아이들이 피해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의 교육법 안에서는 피해자가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하는 순간 학폭위를 열 수 밖에 없다. 교사가 서로의 화해를 중재하거나 나설 경우 오히려 귀책사유가 되기 때문에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을 학폭위를 소집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 사전 조사로 가해자와 피해자를 가름하는 정치가 없는데다 학폭위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 이후 보복 신고가 두려워 관계 맺기도, 끊기도 어려운 폐쇄적인 학교 관계 속에서 어린 아이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이유로 학폭법이 가해와 피해학생 모두에게 마음의 상처를 남기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교육관계자들도 알고 있는 상황이지만, 법령개정까지는 쉽지 않은 과정들이 남아있다. 학교폭력으로 징계 처분을 받은 가해학생 등이 제기한 소송이 서울에서만 3년간 90건을 넘었다. 대부분 가해학생 측이 징계처분에 불만을 품고 학교 측을 상대로 낸 소송이다.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18년 9월까지 서울시내 초중고 학교폭력 소송 현황자료에는 최근 3년간 학교를 상대로 한 학교폭력 소송은 총 91건으로 나타나있다. 가해학생 측에서 처분 취소 등을 위해 제기한 소송이 대부분이다. 2016년 23건에 불과했던 학교폭력 소송은 2017년 37건, 2018년 9월 31건으로 해마다 증가 추세다. 학교 급별로는 초등학교 16건, 중학교 42건, 고등학교 33건으로 중고등학교에서 상대적으로 소송 건수가 많았다. 학교폭력 가해사실이 학생부에 기록될 경우 대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주로 학교폭력 이력이 학생부에 기재되는 것을 막거나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요구하는 학생부 제출시기까지 기재를 지연시키기 위해서 소송까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자치구별로는 서초구가 11건으로 가장 많았고, 강남구, 성북구 9건, 노원구, 송파구 6건, 은평구, 양천구 5건 순이었다. 동대문구, 마포구, 동작구는 단 1건의 소송도 없었다. 91건의 소송 중 97.8%(89건)는 가해학생측이 제기한 반면 2건(2.2%)은 피해학생측이 학교폭력 불 조치 처분을 취소하기 위한 것이었다. 소송 대상은 학교장(행정소송)과 학교법인(민사소송)이다. 가해학생 측이 제기한 소송 89건 중 36%(32건)은 서면사과 처분을 취소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어 교내봉사·출석정지·전학 등의 처분을 취소하기 위해 소송 등이 뒤를 이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해서는 △서면사과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의 금지 △교내봉사 △사회봉사 △교육이수나 심리치료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 △퇴학의 총 9가지 조치를 내릴 수 있으나 가해학생의 경우는 전학이나 퇴학(고등학교만 해당)이 아닐 경우는 재심을 청구할 수 없어 법적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소송비용은 학교 자체적으로 마련하거나 교육청 지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소송비용은 적게는 189만원부터 많게는 550만원으로 나타났고, 건당 평균 소송비용은 269만원이었다. 2016년 4500만원에 불과하던 서울시교육청의 학교폭력 소송 지원 예산은 2017년 9000만원 2018년 9000만원으로 2배나 증가했다. 문제는 돈보다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이나 피해학생들이 입을 마음의 상처다. 실제 잘못이 있더라도 사과할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가해학생들이나, 진심어린 사과를 받지 못한 피해학생 역시 사회에 대한 불신과 불만은 커질 수 밖에 없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학교폭력에 대처하는 교육행정기관의 변화가 시급히 필요하다. <옥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