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등 공기업을 대주주로 한 신촌역사(주)가 민간 기업과의 임대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보증금을 고의로 받지 않고, 이를 이유로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통보하는 한편 전대차계약을 방해하는 등 또다시 갑질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신촌역사㈜는 한국철도공사가 30만주(지분율 29.41%), ㈜대우건설이 18만3000주(지분율 17.94%), 개인인 J씨가 18만 주(지분율 17.65%)를 갖고 있다. 이밖에 한일건설㈜, ㈜KB손해보험, 지일환, ㈜유화, 코레일유통㈜이 나머지 주식을 보유 중이다.
지난 12년간 폐허가 되다시피한 건물을 회생시키겠다며 신촌역사(주)는 지난해 새로운 임대회사인 티알글로벌㈜(대표 전소윤, 이하 티알지)와 계약을 체결해 실내 및 외부를 새 단장할 계획이었다. 계약 조건은 2006년부터 지속돼 왔던 임대업체인 성창 밀레오레와의 소송을 마무리 하고 체납된 부채를 해결한다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신촌민자역사(주)는 지난해 7월 티알지와 임대차 계약 당시 숨겨왔던 국세 체납에 따른 공매처리가 될 수 있음을 숨긴채 계약해 또 다른 소송에 휘말리게 됐다. 뿐만아니라 성창 밀레오레 전차인들이 제기한 450억원 반환소송에서 1심 재판부가 그중 14.4%인 65억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음에도 소송을 마무리 하기는 커녕 반환기일을 미루고자 항소를 제기해 전차인들의 피해는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10년을 끌어온 소송으로 50대였던 전차인들은 70을 바라보는 노인이 돼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고 있지만 최소한의 도덕적인 책임조차 신촌민자역사(주)는 회피하고 있는 것. 현재 전차인들도 유치권을 신청하는 등 소송을 진행중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신촌민자역사(주)가 체납한 국세 및 지방세 55억으로 인해 신촌의 핫플레이스였던 해당 건물이 공매처분 위기에 처했었다는 사실이다. 신촌역사㈜와 대주주인 코레일은 임대계약을 하고도 책임을 회피하고자 임차인에게는 이런 사실을 숨긴채 「모르쇠」로 일관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티알지를 비롯한 전차인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다.
티알지측은 『임대차 계약 이후 신촌역사 1,2층은 투어글로벌에, 3층과 4층 일부는 탑시티 면세점이, 4층 일부는 월드 푸드코트와의 계약을 끝냈다. 공사는 일찌감치 마무리해 6월 가오픈을 할 수 있었지만, 임대인 신촌역사(주)가 책임져야 할 원상복구 철거와 12년간 방치해 온 시설복구 공사를 하느라 인터리어까지 지연됐다. 또 이 모든 공사진행이 불능상태인 신촌역사㈜ 대신해 임차인인 티알지가 자체 경비로 공사 후 보증금에서 상계처리하기로 신촌역사로 부터 약속을 받고 선집행 완료한 상태』라고 설명한 뒤 『현재 1층은 샤브향, 스시민, 롯데리아, E마트 24, 커피숍 등이 전대계약을 마무리 하고 1층 샤브향은 인테리어 공사가 마무리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 2층에는 뷰티 사후면세점과 더불어 뷰티학과의 메카로 알려진 한성대학교의 한성뷰티가 입점해 세계가 인정하는 코스메틱 기술을 전수하고, 상품을 판매하는 허브 역할을 할 계획이어서 개점할 경우 관광과 쇼핑의 메카로 신촌역사가 새롭게 부상할 것으로 티알지 측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할랄음식점까지 들어오게 될 월드 푸드코트가 입점할 예정인 4층 역시 인테리어 공사가 마무리 단계로 현재 신청중인 기업회생이 받아들여질 경우 올 9월부터 영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희망적인 것은 지난 3월 5일 전대차계약을 마친 ㈜탑시티면세점이 최근 주식 상장한 JTC의 자회사 KBOX로 부터 200억원의 자금을 투자를 받아낸 것. 따라서 신촌역사의 법적 재무적 안정성만 확보되면 바로 투입이 가능하지만, 기업회생 가부가 결정돼야 하는 절대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신촌역사(주)는 티알지와의 임대계약 당시 약속했던 소송종료와 국세 지방세 미납 해결, 건물 압류 해지, 임차 전차인 전세권 순차적 설정 보장 확약 등의 약속을 못지켜, 공매가 진행된다면 100억이 넘는 위약금을 물어줄 위기에 처하자 납부 만료일인 2월 28일 긴급 주주총회를 열어 티알지와의 계약을 해지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기까지 했다.
계약을 유지하려면 ▲3월 5일까지 선납하기로 한 보증금 100억원과 임대료 40억원을 완납할 것, ▲탑시티면세점 계약을 3월 5일까지 완료할 것, ▲티알지의 자본금 4억원을 20억원으로 늘릴 것을 조건으로 달아 법정공휴일 제외한 단 이틀의 말미를 주며 이를 불이행했다며 계약해지를 통보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촌역사(주) 주주들이 해지통보 후 더 나은 대안 및 새 임차인을 구할 수가 없자 신촌역사 파산을 막기 위해 전병탁 대표가 6월 18일부로 티알글로벌과의 임대차계약이 유효함을 인정, 8월1일 현재 임대차계약이 유효하다는 공증이 왼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공매를 막기 위해 신촌역사㈜ 채권자협의회와 주주가 서울회생법원에 나란히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태다. 신촌역사㈜가 오랜 법정 다툼으로 경영난을 겪어 와서 회생절차 개시결정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법원의 판결과 함께 그동안 민간기업이 다툼으로만치부해 방치돼 왔던 신촌민자역사에 대해 서대문구도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대문구는 지금까지 신촌 및 이대상권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왔지만, 신촌의 핫플레이스라 할 수 있는 민자역사의 회생 없이는 올해 개점 예정인 박스퀘어의 성공 역시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서대문구와 코레일, 임차인 티알글로벌㈜와 전차인 대표들, 공정거래 위원회 등 신촌역사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기관이 ‘신촌역사 정상화위원회’ 가동 및 공청회 등을 통한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야 박동이 늦어지고 있는 신촌의 심장부가 되살아날 수 있다. 시간이 많지 않다.
<옥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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