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행사
11월의 마지막 목요일 적신 시 낭독회
sdmnews 옥현영 차장
2011-12-07 14:48
연희문학창작촌, 허수경, 최정례 시인 초청
어쿼스틱 밴드, 국악, 시극 등 다채로운 공연과 함께
허수경 시인이 자신의 새 시집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에 실린 시를 낭독하고 있다.
인디밴드 아마도 우린의 공연장면.

연희문학창작촌의 첫 번째 송년낭독회가 지난 29일 창작촌 내 문학미디어랩에서 진행됐다.
첫 낭독회는 어쿠스틱 밴드 「아마도 우린」의 식전 공연으로 시작됐다.
이어 박준 시인의 사회로 진행된 작가와의 만남 첫 순서로 도독작가로 알려진 허수경 시인과 독감에 걸린 김소연시인을 대신에 참석한 김성규 시인이 무대에 올랐다.

작은 오색 전구들로 송년회 분위기를 가득 낸 문학 미대어 랩 공간에는 미리 인터넷으로 참가 접수를 신청한 관객 50여명이 2011년을 시와 함께 마무리 하고 있었다.
세상의 많은 슬픔과 비애를 다양한 음역으로 표출하는 것으로 알려진 시인 허수경씨는 TV와 라디오 방송작가로 활동하던 중 28세의 나이에 홀연 독일로 떠나 뮌스터 대학에서 고대근동고고학을 공부해 오다 지난 1월 시집「빌어먹을 차가운 심장」을 발간 한 후 10년만에 한국을 찾았었다. 그러나 일정상 독일로 귀국 한국에 다시한번 와야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그 실천이 11월에 이뤄졌다는 것.
허 시인은 『한 인간에게 고향이란 아름답고도 미운 곳이라는 감정이 교차하는 단어』라고 설명하면서 『독일의 경우 아주 유명한 시인들고 시집을 고작 2-300부 발간하는데 한국은 시집도 많고 시인들도 많다』면서 함께 낭독회에 나선 김성규 시인에게 『왜 시를 쓰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이에 김 시인이 허전해서 쓰는데 쓰다보면 더 허전해 진다고 답하자 『시는 어떤 삶을 선택하느냐하는 선택의 문제이며 따라서 그 선택을 하고 있는 이 땅의 많은 시인들에게 장하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독자와의 만남에서 한 외국인은 『왜 작품을 한국어로 쓰냐?』는 질문에 허 시인은 『논문은 독일어로 썼지만 나는 28살에 독일어를 배운 사람이므로 감정을 독일어로 풀어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답했다.

또 자신을 독자라고 밝힌 한 여성은 『시어 중 추운 겨울 등 따뜻한 것을 차갑게 표현한 단어가 많다. 온기를 품어야 할 것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이번 시집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에서도 비관적 암시가 아닌 희망적인 시를 쓰고팠다. 그러나 따뜻해야 하는 것들이 차갑게 식는데 대한 일종의 야유가 담겨 있다. 차갑지 않은 시대는 없다고 본다. 희망이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문학이 필요한 것 아닌가?』라는 시적인 답변을 했다.

같은 낭독자로 참여한 최정례시인은 『허수경 시인을 여성시인중에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감정을 깊이있게 표현해 내기 때문이다. 감정도 나이가 들면 둔해지는데 새 시집을 읽으며 감정이 더 깊고 열렬해 짐을 느낀다. 비결은 있나?』라고 질문하자 이에 허 시인은 『젊은 시절 고고학을 공부했으나 지금은 공부를 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어 나에게 왜 태어났냐고 묻는다면 바로 시를 쓰기위해서라고 답할 것이다. 그만큼 시가 절실해 졌다. 시가 삶의 이유임을 지금에서야 깨달았기 때문에 감정이 더 깊어진 듯 하다』고 답했다.

허 시인은 이어 두 편의 시를 더 낭독 한 뒤 윤여주, 김지연씨의 국안 산조공연을 듣는 순서를 마련했다.
이어 최정례시인과 서강대 교수인 댄 디즈니씨의 낭독회가 이어졌다.
최정례시인은 <내 귓속의 장대나무 숲>, <햇빛 속에 호랑이>, <붉은 밭> 등의 시집을 발간했으며 시평집으로 <시여 살아있다면>을 펴낸 바 있다. 그녀는 현대문학상, 이수문학상, 김달진 문학상을 수상했다.

최 시인은 『시간은 늘 교착된 어느 지점을 지시하고 있었다. 그 지점은 과거와 과거들의 겹침, 반복과 반복들의 접점이었고, 이를 통해 의미는 재구성 되었다』고 낭독회의 소감을 밝혔다.
이날 낭독회는 연극배우 최광덕, 장수진씨의 시극도 함께 진행 낭독회 참석관객들의 오감을 자극했다. 두 번째 낭독회는 오는 12월 1일 목요일 저녁 7시에 수설가 한차현, 김도언씨와 시인 유형진씨가 참여하는 스토리 70‘s의 낭독회가 진행된다. 스토리 70’s역시 인디 뮤지션 장미여관의 공연이 함께 진행된다.


<옥현영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