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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걸을 수 없는 “신촌” 보행권 확보 시급
sdmnews 옥현영 차장
2011-12-07 14:31
승용차 이용제한 설문조사결과 찬성 30.6%, 반대 62.4%
주민 의견·아이디어 모을 ‘협의체’구성 필요해
“신촌상권활성화 위해 규제 풀어달라” 주민 제안
신촌 발전방향 모색을 위한 공개포럼에 참석한 패널들. 왼쪽부터 국민대 이경훈 교수, 연세대학교 이제선 교수, 사회자 조현옥 교수, 협성대학교 정인환 교수, 변녹진 서대문구의회 부의장, 김영원 서대문구의원이다.
신촌포럼 장면

이경훈 교수, “도시에 대한 편견이 오히려 도시의 쇄락 불렀다”

최근 「서울은 도시가 아니다」를 출간, 관련학계의 관심을 모아온 이 교수는 『우리는 도시에 대한 오해를 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도시가 서구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면서 『도시가 형성된 것은 동양이 먼저이며 그 일례로 신라의 경주는 1500년 전 세계 무역의 중심지였고, 국제호텔만 100여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혼잡과 공해 매연 등은 도시의 본질과는 다른 문제이며 도시와 자동차를 하나로 생각하는 사고는 이미 7000년전 도시가 생겼고 자동차의 역사는 100년에 불과하다는 것만 보더라도 우리의 편견이 만들어 낸 오해』라고 덧붙였다. 이런 오해 때문에 점점 도시에는 차가 많아지고, 또 차로 인해 걷기 어려워지면서 작은 상점들이 줄어들고, 마을버스라는 기형적인 운송수단이 생겨나게 됐다고 설명하는 이 교수는 신촌에만 해도 신촌역에서 연세대학교까지를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있다며 걸을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결국 상권이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그 예로 이 교수는 압구정의 로데오 거리와 가로수 길을 들며 로데오 거리의 경우 상점앞에 자동차 주차를 허용하면서부터 걸어다니는 사람들의 발길이 줄고 결국은 상권이 침체되는 위기를 맞고 있는 반면, 가로수 길의 경우는 보도에 차가 올라설 수 없는 좁은 공간으로 인해 사람들이 보도를 걸으며 쇼핑을 하고, 모이다 보니 상권이 번성해 그 인근의 세로수길이 생길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무와 공원 어우러진 곳은 길일뿐 “거리”는 문화와 상권 공존해야

또 그는 외국의 성공적 사례로 뉴욕을 꼽았다. 특히 가장 녹색이 많은 도시인 맨하탄의 경우 전 인구의 72%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으며 뉴욕 역시 걷거나 대중교통을 타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미국 드라마 식스엔더 시티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최근 지자체는 도시에「걷고 싶은 거리」를 조성한다고 하면서 주변에 공원과 녹지를 조성하려고 하지만 이런 시도는 거리가 아닌 「길」을 만들게 되고 사람이 없는 공원과 길은 밤이 되면 우범지대가 되면서 서울이 도시와 점점 멀어지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따라서 자연스럽게 상가와 보도가 어우러지는 「거리」가 생겨나야 도시와의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어야 된다고 설명했다. 즉 길은 목적과 자연적인 형태를 의미한다면 거리는 과정과 문화가 담겨 있는 곳이라는 설명이다.

『도시는 행정과 경제의 복합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 상업이 없으면 도시가 형성되지 않는다. 따라서 상업도시라는 말은 틀린 말』이라는 이교수는 상업적 기능이 있어야 비로소 도시가 됨을 강조했다.

신촌로 차량 통제 또는 일방통행로로 개선해야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제선 교수는 「신촌 내 대학타운을 중심으로 한 지역발전 모색」에 대한 발표를 통해 『신촌은 대학가와 술집, 의료기간 등이 공존하는 이미지를 갖고 있으나 실상은 보행공간도 부족하고 경관이 열악하다. 또 소비향락문화에 잠식돼 지역상권이 쇠퇴하고 있으며 도로 기반시설이 부족하다. 설문조사 결과 대중교통은 대체적으로 만족하나 도로여건의 경우 서강대 앞은 만족도가 높은 반면, 이대앞은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 옥외 휴식공간의 경우 연대 앞은 만족스러운 반면 생활편의시설 면에서 이대앞은 민족도가 떨어지고 향후 차 없는 거리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85%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또 이 교수는 『지역발전모색을 위한 오늘의 포럼을 위해 주민과 관, 전문가가 함께 힘을 모으는 거버넌스 구축이 무엇보다 필요하고 대학로다운 거리정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들이 참여다. 공공기관 및 대학 전문가들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의 아이디어가 모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자면 노후화된 불량 하숙 밀집지역을 휴먼타운형으로 정비하는 방안과 신촌을 찾는 사람들이 거리를 걸을 수 있도록 가로환경을 정비하는 것이다. 이는 현재 논의중이며 정비 역시 문화가 중심이 돼 발전해야 할 것이다. 또 대학 내 민자유치산업을 학교 밖으로 끌어내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외국의 사례로 이스탄불의 이스틱 클락 거리와 스웨덴의 람브라스 거리의 경우 기본적으로 필요한 통행을 위해 전차의 일종인 트램이운행되고 있다. 신촌의 경우 도입이 가능한 지는 모르겠으나 대중교통만으로 부족하다면 고려해 볼 만하다. 또 국내의 사례로 청주 와 압구정이 가로수길의 경우 공통점을 살펴본다면 △상점 및 소매점 등 볼거리 다양 △건물이 높지 않다는 점 △차가 없다는 점 △주민들의 조직체가 구성됐다는 점 등이 있다. 이런 공통점이 보행중심거리를 만드는데 우선적으로 작용한다. 이를 통해 볼 때 신촌로는 완천히 차의 통행을 정지하거나 안되면 일방통행길을 운영해야 할 것』을 제안했다.

차없는 거리 설문결과 찬성 30.6%, 반대 62.4%나와

세 번째 발제자인 정인환 교수(서울환경연합 CO2위원장)는 「걷고 싶은 거리, 문화가 있는 거리 신촌을 제안하며」를 통해 『신촌 등 혼잡 지역을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지정하거나, 혼잡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으로 승용차 이용을 제한하는 것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찬성 30.6%, 반대 62.4%의 설문조사 결과가 나타났으며 그 이유로는 이동의 자유를 제약한다는 의견이 52.7%로 지배적이었다. 또 주변 상인들은 주부, 학생 등 다른 계층에 비해 승용차 통행량 감소로 인한 매출 감소를 많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찬성하는 의견을 보인 사람들은 대부분 교통 혼잡 개선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30년만에 걸어오면서 보행로를 체험했는데 신촌로는 전기와 신호 관련 체계 구조물들이 너무 많고 노점들이 많아 걷기가 불편했다』고 말하면서 『우선 인도가 넒어져야 하고 이로 인해 좁아지는 차량 폭을 일방통행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고, 또 상점들은 입간판이나 전시물을 보도로 내놓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5년전 신촌거리 정비 43억 투입, 후속관리 못해 제자리 지적

주제발표에 이어진 포럼에서 변녹진 서대문구의회 부의장은 『이 자리를 마련한 시기가 너무 늦었다. 5년전부터 얘기돼오던 신촌 상권 활성화 사업이었기에 의지만 있었다면 현재 신촌 상권이 많이 발전했을 것이다. 이전에 이미 이대와 신촌 거리는 43억원을 투입해 정비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 새 도로를 만들 때 노점상이 모두 철수해 재 정비할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그대로 방치하다 보니 다시 노점상이 보도를 점유하는 오늘의 현상이 빚어졌다. 이는 주민들이 개인의 이익뿐 아니라 신촌의 발전을 위해 조정하고 합의해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본다 5년전 제시됐던 제안들이 오늘날 다시 나오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좋은 의견들이 많이 실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원 서대문구의회 의원은 『오늘 이 자리를 빌어 몇가지 제안을 하겠다. 우선 걷고싶은 거리 곳곳에 소규모 공연과 작은 미술과, 마술사 들의 공연 등을 상시적으로 운영하기 바란다. 또 창천문화공연에는 비보이와 합창공연 등 많은 행사가 주기적으로 진행돼 신촌이 문화의 거리로 거듭날 수 있었으면 한다. 또 도로는 자동차가 다녀야 한다. 또 본 의원이 지난 7월 구정질문을 통해 신촌로부터 노고산동 까지 관광특구로 지정하는 부분을 질문한 적이 있다. 관광특구가 되면 여러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구가 심도있게 고려해 주길 바란다. 또 최근 중국과 일본 동남아 청소년들이 가장 가고 싶은 지역으로 서울과 제주도를 꼽았다고 한다. 구에서는 TF팀을 구성해 국내외 여행사와 연계한 중국과 일본등의 수학여행단을 유치하는 방안도 상권 발전에 기어할 것이라고 생각되니 검토를 바란다』고 밝혔다.

차없는 거리보다는 힌전패드 철거와 각종 규제완화를

제안에 이어진 주민 건의사항을 통해 김대윤 전 신촌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우선 새 건물을 짓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지구단위계획을 재정비해야 한다. 현재 준주거지역으로 묶여 있는 신촌 지역의 건축규제를 대폭 완화해줄 것을 건의한다. 또 신촌 로타리에서 유턴을 허용해야 한다. 합정동에서 이대까지 유턴구간이 8개였으나 현재 모두 폐지돼 신촌으로 유입되는 소비자를 막고 있다. 또 차없는 거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는 대구 동숭로의 경우 인근에 1300여대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주변에 마련돼 있었다. 신촌에도 최소한의 주차공간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 연세로 인근 한전패드가 50군대나 된다. 간판 정비도 필요하지만 한전패드로 보행자들의 불편함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용석 한국음식업중앙회 서대문지회장도 『서대문의 음식점 총 3500개 중 1500개소가 신촌에 밀집해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손님은 없어 밤에만 영업을 하지 낮에는 영업하지 않는 업소들이 대부분이다. 이는 다름아닌 관의 규제가 너무 심하기 때문이다. 과거 신촌에 락카페가 영업할 때는 손님이 많았다. 그러나 많은 규제로 결국 문을 닫았다. 우리 신촌에는 거주하는 주민이 거의 없다. 그런데 창서초등학교가 있음으로 해서 모든 규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상권이 살아야 주민이 산다. 명물거리는 차 없는 거리로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연세로부터 차없는 거리를 만드는 것은 힘들다. 노점 상 역시 관의 정리가 필요하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이경훈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시를 바꾸면서 문화에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유흥이나 술집은 문화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유흥이라고 해서 나쁜 것 만은 아니다. 유흥도 문화가 될 수 있다. 또 개인적으로는 신촌을 차 없는 거리로 만드는 것은 반대다. 보도아 차도를 분리하는 실험들이 생각처럼 이상적이지 않다는 통계들이 많다. 2차선을 남겨두고 차가 다니돼 일방통행으로 개선한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또 문화거리로 만들기 위해 요식적인 공연이나 전시 등을 따로 할 필요는 없다. 다양한 상가형성은 없이 차만 빼버린다면 신촌은 명동과 같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선 교수는 『연세로만 살아난다면 신촌의 상권은 다 살아난다. 현재 압구정의 가로수길이 포화되자 인근의 교차길인 세로수길이 활성하는 것이 그 일례다. 아까 지적됐던 한전패드 역시 지중화를 하기 위해 생겨난 또다른 패단인데 선진국의 경우 한전패드가 모두 건물 안으로 들어가 있다. 현재 국내상황에서는 이를 개선하기는 어렵다. 또 마을을 새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결사체가 필요하니 주민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강력히 건의했다.

주민의견수렴시간 적어 고성 오가기도

이번 포럼에는 전문가들의 주제발표라 주를 이룬데 대해 참석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실질적인 주민의 소리를 들어야 발전방향이 나올 텐데 실제 참석한 사람들중 건물 주인이나 상인들이 별로 없는데다 시간이 너무 짧아 충분한 의견개진이 어려웠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에 조현옥 교수는 『오늘의 주제발표는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한 시간이었고, 다음에 또다시 주민의견수렴기회를 만들겠다』며 포럼을 마무리했다. 

 <옥현영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