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타리 영화감독으로 알려진 류미례 감독이 서대문을 찾아 출산을 앞둔 예비부부를 대상으로 색다른 시간을 가졌다.
탁틴맘(소장 김복남)은 지난 11월 4일 오후 2시 신촌소재 탁틴내일 지하강당에서 다큐영화 「아이들」상영 및 감독과의 대화를 너머서와 공동으로 가졌다.
미리 신청을 접수받아 진행된 시사회 및 류미례 감독과의 대회에는 현재 육아휴직을 통해 11개월 된 아기를 직접 돌보고 있는 윤슬이 아빠 등 남성들도 참여해 「모성에 대해 고찰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류미례 감독은 준비없이 결혼하고 얼떨결에 엄마가 된 사연을 비롯해 일과 육아 사이에서의 고민을 담은 그녀의 생활을 독백과 더불어 영상에 담아냈다.
『첫딸 하인이를 가진 후 아이보다는 스스로의 일을 더 소중히 생각했다』는 회고와 더불어 불가능했던 첫 번째 육아 미션을 수행하고 둘째 한별이와 셋째 은별이까지 키워온 지난 10년간의 역사를 생생히 영화속에 녹여냈다.
영화 아이들은 제1장 「당당하게 외쳐라! 세상엔 나 같은 엄마도 있다」, 제2장, 「아이만 자라는 것은 아니다」 제3장 육아는 「엄마만의 몫이 아닌, 사회가 함께 하는 것」으로 나뉘어 구성됐다.
준비없이 첫째 아이를 낳고 친정식구들의 도움으로 아이를 키우며 일을 해야 했던 류 감독. 그녀는 첫 아이 출산후 자신의 일에 열중하느라 아이를 떼어놓았던 시간을 후회하며 둘째와 셋째아이의 육아에 전념하며 일을 중단했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또 영화에서 『가끔씩 짧은 촬영에 나갔다 오고나선 마음속에서 요동이 일었다』고 회고하며 여성이 일과 육아 사이에서 남몰래 겪어야 하는 갈등을 고스란히 표현했다.
또 첫째 딸 하은이가 초등학교에 입학 후 어렸을 때 겪었던 분리불안으로 혼자 학교에 다니려 하지 않아 1년 넘게 함께 동행한 이야기를 전하며 『방치했던 아이를 정상으로 되돌리는데는 방치한 시간의 꼭 10배가 걸릴만큼 어렵고 힘들다』는 전문가의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또 그녀는 보육교사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동영상 촬영에 참여하면서 그녀의 아이를 맡아 키워주던 씩씩이 어린이집이 문을 닫는 과정과 보육정책의 모순된 운영으로 정작 아이들을 맡길곳이 줄어들고 있는 세태를 꼬집기도 했다.
3장, 육아는 엄마만의 몫이 아닌 사회가 함께 하는 것에서는 「일하는 엄마의 죄책감 따윈 던져버리고, 사회가 함께하는 건강한 육아를 고민하는 당신이 진정 쿨 한 엄마」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마지막 장면에서는 성공회 사제로 일하고 있는 남편의 강화도 파견과 더불어 혼자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강한 엄마의 다짐과 더불어 『아이들이 나보다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나보다 더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는 다섯 번째 영화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마지막 나레이션은 괜스리 코끝을 찡하게 하는 여운을 남겼다.
영화상영을 마친 후 가진 감독과의 대화에서 류미례 감독은 『배속에 아기가 있을 때 얼굴이 어떻게 생겼을까 무척 궁금했는데 막상 낳고 보니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얼굴이었다』고 말해 참석한 30여명의 부모들로부터 웃음을 자아냇다.
또 그녀는 『한별이의 어린이집 장면들이 모두 보석같았고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관계맺으며 성장하는 장면을 모든 부모들과 나누고 싶었다』고 회고하면서 큰 딸 하은이의 성장을 찍은 테잎이 100개가까이 모여있다고 설명해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류미례감독은 1971년 전남 해남 출생으로, 1989년에 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를 졸업한 후 1995년에 월간 「민족예술」기자로 활동했으며, 1998년에 「푸른영상」에 가입했다. 그녀가 만든 다큐멘터리 작품으로 <22일간의 고백>(1998), <동강은 흐른다>(1999), <친구>(2001) 등이 있으며 자신의 결혼과 출산을 계기로 엄마-나-딸의 모녀 3대에 대해 성찰한 <엄마…> (2004)로 2004년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녀의 다섯 번째 영화 아이들은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제4회 서울가족영화축제, 제2회 부산여성영화제, 제36회 서울독립영화제 등이 출품됐다.
이번 영화시사회 및 작가와의 대화에는 차별과 폭력, 우리안의 장벽을 넘고자 활동중인 시민단체 너머서가 준비한 유기농 김밥과 한울림출판사의 「육아도서와 동물사랑수첩」이 참가자 전원에게 제공됐다.
<옥현영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