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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에 필리핀 장인·장모님 만나러 갑니다
sdmnews 옥현영 차장
2011-11-14 14:40
충현동 다문화 가정 이진주씨, 교회도움으로 출국
다문화 모국방문자 선발되고도 체제비 없이 포기 할 뻔
남규화 동장 제의 처갓집 여행 성사 “죽을 때까지 고마움 못잊어”
충현동 다문화 가정의 가장인 이진주씨(왼쪽 두번째)의 처가집인 필리핀 방문을 돕기 위해 나선 북아현장로교회 차광호 목사(왼쪽 세번째)와 서현교회 이선우 목사(오른쪽). 좌측은 남규화 동장

지난 11월 2일 충현동 주민센터(동장 남규화)에서는 따뜻하고 훈훈한 전달식이 진행됐다.
이 전달식은 다름아닌 충현동 13개 교회에서 마련한 다문화 가정의 가장 이진주(43세)씨의 처가나들이 비용지원을 위한 자리였다.

이진주씨는 4살 때 선천성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으로 11년 전 필리핀 여성인 아바단테레사(42세)씨와 국제결혼을 통해 가정을 꾸려 슬하에 11살, 9살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이 씨는 충현동 주민센터의 조건부 수급자로 지역청소일을 하며 월 50만원의 수당을 받는 것이 소득의 전부고, 두달전부터 홍은동 미도복장에 근무중인 아내의 월급 80만원을 합해 월 130만원으로 가정을 꾸려오고 있는 형편이었다. 이렇게 사정이 어렵다 보니 결혼 11년이 되도 그의 아내는 처가인 필리핀에 다녀올 엄두도 내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서울시가 추진중인 다문화 가족 모국방문 계획에 따라 필리핀 및 베트남 결혼이민자 230가구를 선발해 처가나들이를 지원한다는 소식을 듣고 응모, 선발되는 행운을 안았지만 진주씨는 곧 여행을 포기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서울시는 마닐라까지만 교통비용을 제공할 뿐 부인인 테레사씨의 고향 필리핀 민다나오 인근인 다바오까지는 추가로 교통비와 체제비 등 150만원이 더 필요하다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 이에 진주씨는 평소에 허물없이 대해주던 남규화 동장에게 사정을 털어놓았고, 남 동장이 인근 목사님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진주씨의 처갓집 방문이 이뤄질 수 있게 됐다.

전달식에 참가한 북아현장로교회 차광호 목사와 서현교회 이선우 목사는 『지난 여름 충현동과 북아현동 일대에 수해가 났을 때 동네 목회자들이 모여 우리 이웃을 돕기 위해 정기적인 모임을 갖기로 하고 기금을 모았다』면서 『마침 그때 모아둔 기금이 있어 이번 진주씨의 처가방문을 지원해달라는 남동장의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지난 수해에도 서현교회에서는 수해로 이재민이 된 35명의 주민을 위해 세탁기를 지원하는 등 후원을 아끼지 않았고 아현성결교회 조원근 목사는 이재민들의 식사를 제공하며 따뜻한 온정을 나눴다.
인근 교회의 후원으로 체제비 뿐 아니라 처갓집에 가져갈 선물비용까지 추가로 지원받은 이진주씨는 『이번 여행도 포기하면 평생 아내가 처가집에 가볼 수도 없을 것이고, 장인장모님들이 손주의 얼굴도 못볼뻔 했는데 목사님들의 도움으로 아내의 꿈을 이뤄줄 수 있게돼 이 고마움을 죽을 때 까지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이달 8일 필리핀으로의 출국을 앞두고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옥현영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