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안산은 어떤 의미일까?
아마 많은 서대문 주민들이 안산을 운동과 산책 용도로 많이 이용하실 것이다. 그런데 안산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그 이상이다. 도시에 사람과 자동차가 늘어나면서 점점 더 많은 열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우리는 매년 역대 최고로 더운 여름과 열대야에 시달리게 되었고 여름만 되면 에어컨이 불티나게 팔린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지구는 더 뜨거워지고 시간이 흐르면서 더욱 더 뜨거운 여름을 맞이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었다.
이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바로 도시에 녹지를 늘리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도시의 녹지공간을 녹색에어컨이라고 부르는데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플라타너스 한 그루가 내는 냉방 효과는 에어컨 6대, 선풍기 800대에 해당한다고 한다.
사실 에어컨보다 녹지공간의 효용은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나무는 대기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공기청정기의 역할도 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해 정신 건강을 지켜주는 예능프로의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이런 효과를 파악한 독일 등 유럽국가들은 조그만 자투리땅과 건물의 벽면 등 이용 가능한 모든 공간을 활용하여 녹지공간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급속한 도시화로 인해 우리가 사는 서울의 흙과 숲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뒤덮였고 도시녹지의 양과 질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서울의 1인당 녹지 면적은 뉴욕, 파리, 런던 등에 비해 부족하고 대부분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도심이 아니라 도시의 외곽에 위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도 도시공원 등 녹지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핵심에 도시계획시설이 있는데 도시공원을 포함한 도시계획시설의 대부분이 예산부족으로 장기미집행 상황에 처해있었다. 그런데 1999년 헌법재판소가 「도시 계획시설 장기 미집행은 위헌」이란 결정을 내리면서 2020년 7월부터는 20년 이상 집행되지 않은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의 효력이 풀리게 되고 당연히 여기에 포함된 도시공원 구역도 해제되도록 했다.
현재 도시공원 조성을 위해 필요한 예산은 토지보상비만 100조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서울시 1년 예산이 40조원이라는 점에서 볼 때 실로 막대한 규모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시 등 지자체는 중앙정부에 일부 예산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정부는 민간업체가 공원을 조성하고 수익사업을 하는 민간 공원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중앙정부의 논리대로라면 도시녹지는 지금과 같이 주민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적 공간이 아니라 돈벌이의 공간으로 전락하게 될 확률이 크다.
즉, 우리에게는 도시공원을 지키고 확보하는 노력과 함께 이를 어떻게 주민 모두가 편안히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이중적 과제가 주어진 것이다. 나는 이미 국내외 많은 성공사례가 있는 트러스트 운동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대안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지면상 이번호는 여기서 마치고 다음호에 트러스트운동을 집중적으로 다루도록 하겠다.
※ 안산 외에도 서대문에는 인왕산, 북한산, 백련산, 궁동산 등의 녹지공간이 있다. 여기서는 편의상 안산을 녹지공간의 대표로 다루는 것일 뿐 다른 산의 중요성을 무시하는 것이 아님을 밝혀둔다.
<글 박운기 시의원·더불어민주당 서대문 2선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