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일대에 지난해부터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대형버스들의 불법주차로 인근주민들의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매일 연희1·2동을 사이에 둔 도로를 지나는 한 주민은 『대형관광버스들이 횡단보도를 막고 있어 길을 건널 때마다 1차선 도로 앞까지 나와야 해 교통사고 위험이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한 주민은 『이 지역은 초등학생과 중학생 등 아이들이 많아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문제의 지역은 언덕길 밑에 위치하고 있어 그렇지 않아도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던 곳이라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연희삼거리에서 명지대로 향하는 사잇길을 끼고 있는 연희1·2동 인근에 중국인 관광객이 많아진 이유는 바로 언제부턴가 영업을 시작한 A김치체험관과 중국인 전문식당 B 그리고 중국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의 과일점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에 진북경 등 대형 중국음식점과 인삼판매점 등이 포진하고 있는 것도 원인중 하나. 이들은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을 이용,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여행중 연희동을 경유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주택가가 밀집, 마땅한 주차공간이 없어 중국인 관광객을 태운 대형버스들이 도로 곳곳에 세워져 있어 이곳을 지나는 주민들 뿐만아니라 인근 상인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장 모씨는 『주말의 경우에는 우체국에서부터 언덕배기까지 양쪽으로 줄줄이 대형버스가 주차돼 있어 영업에 지장을 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미용실 원장 윤 모씨는 『손님들이 미용실을 이용한 후 횡단보도를 건너가려다 시야를 가린 대형버스 때문에 깜짝 놀라는 모습을 많이 봤다. 그럴 때마다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현재 연희2동 주민 김춘숙 씨는 주민들의 서명을 받아 구청에 공식적으로 접수할 계획이다. 주민과 상인 모두 구청에 불편을 호소하기도했지만 파출소로 책임을 전가하거나 현장에 와서 구두로만 단속을 하는 등 구청이 성의없는 태도를 보인다는 주장이다.
이에 교통지도과에서는 『현장에 가보면 운전자가 탑승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이럴 경우 법적으로 물리적 단속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김치만들기 체험과 김치판매를 겸하고 있는 A김치체험관의 경우 현재 서대문구청 문화체육과에 등록하게 돼 있는 「외국인전용 관광기념품판매업소」 등록을 하지 않은 채 보건위생과에 즉석판매 제조가공업으로만 허가를 받고 영업을 하고 있는 상태다.
문화체육과 담당자는 『주차시설에 관한 법률 자체가 주차시설의 유·무에만 있을 뿐 대형버스 주차시설에 대한 허가기준이 없어 사실상 단속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추후 허가를 요청해 올경우 교통지도과와 협의를 통해 인근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교통행정과 역시 『주차장 설치 근거는 건축과 소관이므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주차시설 마련은 관여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혀 실제 대형버스 불법주·정차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의 몫으로 남아 있다.